방목 토종닭·직접 기른 채소 고집
입맛 까다로운 공무원들도 ‘엄지’
담백한 사슴 샤브샤브·육회 별미


매콤한 맛이 당길 때면 감칠맛 나는 양념이 잘 버무려진 닭볶음탕을 빼놓을 순 없다. 여기에 푸근한 시골 정경과 인심까지 더해진다면 점수는 몇 점을 더 줘야 할까?

의왕시청 옆에 위치한 ‘안골’. 이곳은 입맛이 까다롭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시청 공무원들과 의왕경찰서 경찰관, 군포와 안양 등 인근 지역 직장인들이 단체 회식장소로 즐겨 찾는 곳이다. 직접 맛을 보지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맛을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안골의 특색있는 메뉴는 부드럽고 담백한 사슴 샤브샤브와 사슴 육회다. 샤브샤브와 육회의 1인분(200g) 가격은 3만원으로 좀 부담스러운 편이지만 예상보다 단골손님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사슴고기를 먹기가 좀 어색하거나 꺼림칙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주 메뉴 중의 하나인 토종닭 녹용 백숙, 토종닭 볶음탕, 옻닭 등도 안성맞춤이다. 토종닭 요리 중에서는 개인적으로 닭볶음탕을 좋아한다.

이인숙씨 부부가 안골 문을 열게 된 것은 10여 년 전까지 직접 토종닭을 키우면서 지인들의 주문을 받아 토종닭 요리를 간간이 해 주면서다.

그러다가 4~5년 전부터는 아예 안골을 오픈하고 본격적으로 사슴과 토종닭 요리를 시작하게 됐다.

예전에는 이씨와 남편이 직접 키운 토종닭을 볶음탕 등에 사용했지만, 요즘은 안성에 토종닭을 방목해 키우는 지인으로부터 토종닭을 제공받아 사용하고 있다. 토종닭은 고기를 씹을 때부터 일반 양계보다 육질이 훨씬 더 쫄깃하다는 느낌을 바로 느낄 수 있다.

인공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는 주인 아주머니의 매콤하면서도 담백한 손맛은 시중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닭볶음탕과 확연히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입맛이 까다로운 공무원이 안골을 찾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다.

여기에 주인 부부가 식당 인근 밭에서 직접 키운 채소로 담근 김치와 오이무침 등 밑반찬은 거짓말을 살짝 보태 어머니의 손맛까지 느낄 수 있게 한다.

이인숙씨는 “고추, 파, 배추, 감자 등 음식재료의 80%는 직접 생산한 것”이라며 “식당을 찾는 손님들에게 고향의 정을 느끼게 해 드리고 싶어 조미료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격은 4인 기준으로 토종닭 녹용백숙·볶음탕·옻닭 각 5만원이다. 주소 : 의왕시 안골길 16 (고천동 204). 문의:(031)452-4339

의왕/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