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등 주요 4개 대회 석권 ‘시동’
신 감독 “송도 중·고 잇는 뿌리” 자신
미래 농구스타 그리며 코트위 맹훈련
‘농구 명문’ 인천 송림초등학교(교장·최금례)에 경사가 났다. 전국 농구대회에서 모처럼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기 때문이다. 주장 황태우(184㎝)·정윤호(170㎝)·이건영(155㎝)·진유환(160㎝)·이민철(166㎝) 등 6학년 학생들이 그 주역이다.
송림초는 지난달 28일 상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14회 대한농구협회장배 전국초등학교농구대회 결승에서 부산 성남초를 47-31로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 대회에서 2011·201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송림초가 3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린 것이다. 송림초는 하루 전날 준결승에서 ‘강적’ 서울 삼광초를 꺾고 결승에 올랐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두 학교의 맞대결은 실제 결승전이나 다름없었다. 예상대로 경기 초반부터 접전이 이어졌다.
송림초는 높이와 힘에서 뛰어난 황태우가 골 밑에서 득점을 주도했다. 이어 이민철과 이건영 등의 슛이 잇따라 성공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정윤호는 리바운드에서 활약했고 진유환도 고비마다 패스와 득점으로 선전하는 등 ‘베스트 5’ 모두가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올해 전관왕 도전하는 인천 송림초
송림초의 올해 목표는 대한농구협회장배 전국초등학교농구대회, 전국소년체육대회, KBL총재배 어린이농구큰잔치, 윤덕주배연맹회장기 전국남녀초등학교농구대회 등 주요 4개 대회를 석권하는 것이다.
첫 관문을 기분 좋게 통과한 송림초 농구부는 오는 30일 제주도에서 개막하는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인천 대표’로 출전한다. 지난 18일 막바지 훈련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인천의 농구 꿈나무’들을 만나봤다.
“얼떨떨했어요. 특히 준결승에서 삼광초를 이기고 나서 ‘아! 이제 우승이구나’했죠.”(웃음) ‘센터’ 황태우는 주장답게 듬직하고 의젓했다.
형을 따라 취미로 농구교실을 다니다 본격적으로 농구를 배우기 위해 지난해 송림초로 전학을 왔다. 정식으로 농구를 시작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지난 대회에서 종횡무진 코트를 누빈 장래가 밝은 선수다. 황태우는 키가 크고 힘이 좋아 농구를 시작해보라는 주위의 권유를 받고 송림초 전학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올해 전관왕에 도전한다”며 “이번 소년체전에서 또 한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파워포워드’ 정윤호는 큰 키와 날렵한 움직임으로 많은 리바운드를 잡아낸 우승 주역이다. 그의 형 정용학도 ‘농구 명문’ 인천 송도고에서 꿈을 키워가고 있다. 수줍음을 많이 타던 정윤호는 “NBA 르브론 제임스와 같이 멋진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포인트가드’ 이건영은 영리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다. 지난 대회 준결승에서 중요한 고비에 득점을 올리며 상대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었다. 이건영은 “우승을 해서 정말 기쁘다”며 “준결승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슈팅가드’ 진유환은 용인에서 살다가 4학년 때 송림초로 전학을 왔다. 아들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아버지가 큰 결심을 한 것이었다. 진유환이 지난 대회 자신의 활약상을 묻는 말에 쑥스러워하자, 동료들은 “패스와 슛이 좋았다”고 치켜세웠다.
‘스몰포워드’ 이민철도 장래가 촉망되는 유망주다. 기량도 날로 좋아지고 키도 해마다 10cm가량씩 무럭무럭 크고 있다고 한다. 여자농구 국가대표를 지낸 이종애 용인대 코치가 그의 고모다. “고모처럼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는 이민철은 지난 대회 때 3점슛 등으로 선전하며 주위의 기대에 부응했다.
송림초 농구부에는 다문화가정 학생도 있다. 최다니엘(우즈베키스탄)은 아직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해 아쉽게도 경기를 뛰지 못 했지만 코트 밖에서 열심히 응원하며 친구들에게 힘이 돼줬다.
신현기(36) 송림초 농구부 감독은 “송림초는 송도중·송도고로 이어지는 인천 농구의 뿌리 같은 곳이다”며 “농구 명문의 자존심, 그리고 전지훈련 지원 등 학교의 든든한 뒷받침과 학부모·동문의 전폭적인 후원 덕분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는 인천 신한은행 누나들 팬이에요!
“김단비 선수 예뻐요, 사인 좀 받아주세요!”, “너는 김단비 아니고 하은주 팬이라며!”, “경기장 응원 갔으면 만날 수 있었을텐데….”
아이들은 지난 시즌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신한은행 홈 경기를 꽤 구경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언젠가 김단비 등 신한은행 선수들을 만나 들뜬 마음에 껑충껑충 뛰고 있을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