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상승 목적 카지노 회장 접근
‘신데렐라콤플렉스’ 현대인 풍자
짜릿한 범죄 멜로 내달 4일 개봉
임수정·유연석 감정 연기 ‘정교’


감독: 윤재구
출연자: 임수정, 유연석, 이경영
개봉일: 6월 4일
범죄 멜로 / 15세이상 관람가 / 110분

“당신이 원한다면, 모든 걸 바꿀 수 있어.” (영화 ‘은밀한 유혹’ 중 성열의 대사)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사채업자들에게 쫓기며 희망을 잃고 살던 ‘지연’(임수정)에게 젊고 유능한 비서 ‘성열’(유연석)이 나타나 인생을 바꿀 거대한 제안을 한다.

그 제안은 천문학적인 재산을 소유한 마카오 카지노 그룹의 ‘회장’(이경영)을 유혹해 그의 전 재산을 상속받는 것. 단, 성공시 재산의 절반을 자신과 나누는 것이 조건이다. 달콤하지만 위험한 이 제안을 지연은 받아들인다. 회장의 간병인으로 취직한 지연은 회장과 미묘한 관계를 만들어간다.

그러던 중 갑작스럽게 회장이 사망하게 된다. 모든 계획은 어긋나는 것처럼 보였지만 지연은 죽은 회장의 재산을 상속받게 된다. 하지만 재산을 노리는 많은 자들이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고 그녀를 위협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밑바닥 삶을 살던 지연에게 불현듯 찾아온 신분 상승의 기회를 통해 인생을 바꿔 줄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신데렐라 콤플렉스’에 빠진 현대사회를 맹렬히 비난한다.

윤재구 감독은 “자신의 인생을 뒤바꿀 제안을 받고, 이런 선택의 갈림길에 섰을 때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 그리고 그 선택에 따른 결과의 책임을 어떤 식으로 지게 될 것인가를 영화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은밀한 유혹은 현대사회의 헛된 꿈을 꼬집는 동시에 인물 간의 섬세한 감정을 드러내는 영화적 매력을 선사한다. 예상을 벗어나는 긴박한 이야기 진행과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인물 간의 감정을 정교하게 묘사했다.

특히 주인공 지연을 맡은 배우 임수정은 청순한 소녀 이미지와 더불어 작은 체구, 큰 눈으로 극 중 절박한 상황에 빠진 지연을 잘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녀와 호흡을 맞추는 유연석 역시 ‘응답하라 1994’를 통해 뒤늦게 대중에게 이름을 알려, 무명시절 가졌던 심리를 바탕으로 성열의 내적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이다. 메가폰을 잡은 윤 감독 역시 스릴러물인 ‘세븐데이즈’(2007)와 ‘시크릿’(2009)을 연출, 각본했던 실력을 이번 영화에서 유감없이 발휘했다.

또 원작인 카트린 아를레의 소설 ‘지푸라기 여자’는 26개 언어로 번역 출간돼 6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어 영화 흥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범죄 스릴러에 멜로를 가미한 은밀한 유혹은 다음달 4일 전국 극장가에서 개봉한다.

/유은총기자 yooec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