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대학졸업 인천시청서 실업무대 첫 시즌
169㎝ 긴 팔·다리 역주 순발력·유연함 ‘강점’
4월 실업선수권 우승 “이제 한국新” 당찬 도전


‘육상의 꽃’ 100m에서 국내 최강의 실력을 자랑하는 ‘미녀 스프린터’ 강다슬(23)이 인천에 둥지를 틀었다.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한국 여자 육상의 기대주인 강다슬이 올해 초 대학을 졸업하고 ‘인천시청 육상팀’에서 실업무대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강다슬이었다. 실업팀 선수로 처음 뛴 대회에서 보란 듯이 100m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지난 4월 예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19회 전국실업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11초98을 기록, 여일반부 정상에 오른 것이었다.

“실업팀에 와서 처음 1위를 한 거여서 정말 기뻐요. 컨디션 점검차 부담 없이 뛰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어요.”

국내 여자 단거리 선수로는 제법 큰 키인 169㎝의 강다슬은 “신체 조건이 타고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긴 팔과 다리로 ‘착착’ 치고 나가는 그의 역주 장면은 진짜 시원시원하다.

문학주경기장에서 만난 강다슬은 “장점을 꼽으라면 스타트에서 중간 지점까지 가속도를 내는 순발력과 뛰는 동작의 유연함”이라며 “최근 부족한 근력을 강화하는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다슬은 초등학교 3학년 때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반을 대표해 달리기 시합을 나갔다가 육상부 코치의 눈에 띄게 돼 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이듬해 전국의 육상 꿈나무들이 참가한 대회에서 육상 입문 1년 만에 4학년부 1위를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중학교 3학년 때는 국가대표로 발탁되기까지 했다.

“그때는 너무 어려서 얼떨떨했어요. 태릉선수촌이 어디 있는지도 모를 때였으니까요. 한 달만 생활하고 돌아오면 된다는 코치 선생님의 이야기만 믿고 갔다가 거기에서 1년이나 살았어요.”(웃음)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태극마크. 애지중지 키운 딸이 힘들게 운동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던 부모님도 크게 기뻐했다. 하지만 강다슬은 그때가 “가장 큰 고비였다”고 했다. 엄격한 규율 속에서 마음을 나눌 또래도 없이 고된 선수촌 생활을 견뎌야 했고, 매스컴의 뜨거운 관심 또한 중학생 어린 소녀에겐 너무나 부담스러운 것이었다.


그래도 가장 먼저 100m 결승선 테이프를 끊을 때의 그 짜릿한 맛에 운동을 그만둘 수 없었다고 했다. 강다슬은 경기도 양주의 덕계고와 충남대로 진학하면서 전국체전 등 각종 대회에서 금메달을 싹쓸이하며 한국 여자 단거리 기대주로 우뚝 섰다.

인천과는 이렇다 할 인연이 없었던 그가 첫 실업무대를 밟으며 인천시청 육상팀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유럽 축구로 치면 유명한 선수들이 모여있는 ‘레알 마드리드’ 같은 팀이에요. 훌륭한 선배들이 많은 인천시청에 들어올 수 있게 돼 정말 뿌듯해요. 제게 가장 먼저 손을 내민 곳도 인천시청이고요.”

요즘 한국 육상 여자 단거리에는 쟁쟁한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대표 주자인 강다슬마저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목표했던 100m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나마 결실이라면 강다슬이 대표팀 동료 김민지(제주도청)·이선애(안동시청)·정한솔(김포시청)과 함께 뛴 여자 400m 계주 결승에서 44초60으로 한국기록(45초43)을 0.72초 앞당겼다는 점이다.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어요.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됐어요.”

여자 100m 한국신기록은 1984년 이영숙이 세운 ‘11초49’. 강다슬은 “올 시즌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는 것이 목표”라며 “그 다음은 꼭 한번 한국신기록을 새로 써보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우진규 인천시청 육상팀 감독은 “잠재력이 큰 선수”라며 “신체조건이 타고나 부족한 지구력 등을 보완한다면 국내에 다슬이를 따라올 선수는 없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 ·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