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11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샤알람의 샤알람 경기장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와의 평가전에서 염기훈 등 입장하는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이날 대표팀은 염기훈과 이용재, 이정협의 골을 묶어 3-0으로 승리했다. /연합뉴스
슈틸리케호가 아랍에미리트(UAE) 평가전 대승의 상승세를 타고 2018 러시아 월드컵 2차 예선 첫 상대가 기다리는 '승리의 땅' 태국 방콕으로 이동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2일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을 떠나 태국 방콕에 여장을 푼다.

슈틸리케호는 오는 16일 오후 9시(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3위인 미얀마와 월드컵 2차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11일 UAE와의 평가전에서 대승을 거둔 한국은 애초 기성용(스완지시티), 구자철, 박주오(이상 마인츠) 등 핵심 유럽파 선수들이 부상 치료와 기초군사훈련 때문에 소집되지 못해 전력 하락이 우려됐다.

특히 슈틸리케호는 UAE 평가전에 A매치 출전 경험이 '제로'였던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 주세종(부산), 정우영(빗셀 고베), 이주용(울산) 등이 A매치 데뷔전에 나설 만큼 새로운 얼굴이 대거 투입됐다.

경기력과 조직력의 저하가 우려됐지만 이용재는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맛봤고, 정우영은 중원에서 기성용의 빈자리를 제대로 막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이주용과 주세종 역시 기존 '태극마크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무실점 대승'에 힘을 보탰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UAE전을 마친 뒤 "주요 선수들이 빠지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대표팀을 꾸렸다"며 "기회를 얻은 새로운 얼굴들이 자기 실력을 발휘해줬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특히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이 다들 잘해서 미얀마전에 누구를 기용해야 할지 고민스럽다"며 "그래도 팀이 부진해서 누구를 빼야 할지 고

민하는 것보다는 행복한 상황"이라고 웃음을 지었다.

이번 UAE전은 사실 미얀마전에 나설 주전급 선수들의 경기력을 유지시켜주면서 주전들의 백업을 맡아 줄 새 얼굴의 시험무대였다.

이런 가운데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용재는 데뷔골을 터트렸고, 선발 출전 기회를 따낸 정우영은 중원에서 강력한 몸싸움으로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고 전방에 볼까지 배급하면서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아냈다.

미얀마전은 2018 러시아 월드컵의 첫 단추를 끼우는 자리인 만큼 슈틸리케 감독은 최정예 요원을 투입할 전망이다.

한국은 FIFA 랭킹 143위인 미얀마를 상대로 역대 전적에서 13승7무5패로 앞서 있다. 5패는 미얀마가 '버마'라는 이름으로 아시아 축구의 맹주로 활약하던 1970년대 초반에 당한 것이다.

한국은 1973년 12월 22일 방콕에서 열린 킹스컵 준결승에서 미얀마를 2-0으로 이긴 이후 10경기 연속 무패(9승1무)를 달리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지만 축구에서 최대의 적은 '방심'이다.

이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은 UAE 평가전에 대한 '현미경 분석'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하루 이틀이 지나고 나서 비디오 분석을 하면 그날 보지 못했던 장단점이 나온다"라며 신중함을 보였다.

미얀마는 11일 치러진 약체 라오스(175위)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2차 예선 1차전에서 2-2로 비겼다.

특히 미얀마는 1-0으로 앞서가던 후반 막판 잇달아 2실점하며 위기에 빠졌다가 후반 40분 동점곰을 넣고 겨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이렇듯 경기 막판 집중력이 떨어지는 미얀마의 약점을 활용하면 태극전사들의 '골 잔치'도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