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향유하는 대중 잊고
예술가 자신의 세계 빠져
‘수원 미술관’ 명칭 논란
기업 스스로 ‘손해’ 지적


“예술가는 예술을 넘어 대중들의 삶 속으로 파고 들어가 함께 해야 한다.”

민중예술의 대부이자, 공공미술 1세대 예술가 임옥상(65) 작가는 예술을 ‘끊임없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17일 수원미술전시관에서 열린 2015 수원 문화포럼 ‘인생사’에서 임 작가는 ‘예술은 동사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임 작가는 강연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 예술계가 겪고 있는 정체 현상, 특히 현실사회 문제와 거리를 두고 있는 예술가들에게 깊은 사회의식과 폭넓은 사회활동 참여를 촉구했다.

그는 “현재 예술가들은 작품을 향유 하는 대중을 잊고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있다”고 지적하며, “사회 문제를 담은 작품을 통해 대중들과의 호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구한말 동학농민운동부터 한국전쟁과 4·19 민주화 운동, 5·18 광주항쟁 등 우리 역사 속에서 일어난 굵직한 사건들을 회화로 표현하며 대중과의 소통을 해왔다.

특히 최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공공미술 작품을 전시했고, 지난달 9일에는 광주광역시 민주평화광장에서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을 표현한 ‘무릉무등’퍼포먼스를 펼치며 대중 속으로 스며드는 예술을 직접 선보이고 있다.

임 작가는 “사회 인식이 없다면 예술가가 아닌 ‘기술자’가 된다”며 “예술은 사회의 약한 고리, 부정적인 것을 개선하는 정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예술은 사회를 약하게 만드는 자본의 유혹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에 화두를 던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문화예술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명칭 논란에 대해서는 “지역에 미술관이 들어선다는 것은 좋지만, 공공문화시설에 상품 명칭을 붙이는 행위는 미술관을 짓는 기업 스스로 손해를 불러오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이 시민들에게 환영받을 수 있도록 명칭을 쾌척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강연에서 예술가의 역할과 예술계의 변화와 함께 최근 일본 아베 총리의 발언에 관련해 과거사 청산과제에 관해 이야기했다. 또 현재 잊혀가는 5월 민주화 항쟁정신을 청강생들과 함께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유은총기자 yooec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