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전 부상 속출 입상 못해 아쉬움
주말 4개팀 함께 훈련 늘 시간 쫓겨
기관 배려 고양 빙상장서 훈련집중
황보영 감독 “주변 많은 관심에 힘”
“제 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경기도 아이스슬레지하키팀인 ‘아이스 워리어스’가 재도약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아이스 워리어스는 지난 2006년 3월 신체 재활과 사회 재활에 대한 동기 부여와 함께 장애인 체육 활성화 목적으로 창단됐다. 지난해부터 인원을 충당하면서 ‘레드불스’라는 팀에서 아이스 워리어스로 이름을 바꿔 활동중이다.
2009년 전국장애인동계체전 준우승을 시작으로 2012년 전국장애인아이스하키 선수권대회 준우승, 2013년 제8회 이성근배 준우승 등 각종 대회에서 입상하며 강팀의 면모를 보이고 있는 아이스 워리어스는 지난해 제11회 전국장애인동계체전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경기도가 종합우승을 차지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올해 위기가 찾아왔다. 지난 2월 제12회 전국장애인동계체전에서 부상 선수가 속출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한 것이다.
황보영 감독은 “당시 골키퍼로 활약했던 선수가 체전을 앞두고 국가대표 경기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한 선수는 훈련 도중 손을 다쳐 제대로 된 치료도 하지 못하고 체전에 나서야 했고, 몇몇 선수들도 경기 중 부상을 입었다”라면서 “당시 선수단 중 제대로 경기에 임할 수 있었던 선수는 2명에 불과했다. 마지막 경기는 사실상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아이스 워리어스는 성남 탄천빙상장에서 주말마다 훈련하고 있지만 워리어스를 비롯해 전국 4개 팀이 함께 훈련하다 보니 늘 시간이 부족했다. 황보 감독은 “아이스슬레지 하키는 썰매를 타면서 스틱을 사용해야 하는 종목이다. 그만큼 반복 훈련이 중요한데 주말에 1시간 20분 정도 밖에는 훈련하지 못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사정을 들은 경기도장애인체육회, 경기도아이스하키협회, 고양시 등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고양 어울림누리 빙상장에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것.
황보 감독은 “훈련장을 고양으로 옮기게 되면서 훈련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면서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또 도장애인체육회에선 11일 부상 선수들을 방문해 격려금을 전달하는 등 아이스 워리어스가 좀 더 힘을 낼 수 있도록 도왔다. 도장애인체육회 장호철 사무처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십시일반 격려금을 모아 전달했다.
황보 감독은 “우리 팀은 기관에 소속된 팀이 아니기 때문에 선수들이 돈을 모아 훈련을 해왔다”며 “주변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힘을 낼 수 있었다. 아내의 반대로 훈련에 참여하지 못했던 선수도 떳떳하게 훈련에 나올 수 있게 됐다고 좋아하는 얘기도 들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여자 국가대표 선수로도 활동했던 황보 감독은 지난 2013년부터 아이스 워리어스의 감독을 맡아 선수들과 함께 했다. 그는 “올해 목표는 제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다. 내년 동계체전에서 예전의 위치를 찾아가는 것”이라면서 “우리 선수들과 함께 꾸준히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
■아이스슬레지하키란
아이스슬레지 하키는 일반 아이스하키 경기처럼 각 팀은 골키퍼 외에 5명의 선수가 경기를 펼친다. 선수들은 일반 아이스하키의 보호 장비를 사용하며 스케이트를 대신해 양날이 달린 썰매를 사용한다. 아이스슬레지하키의 스틱은 한쪽 끝에 썰매 추진을 위한 픽(pick)이, 다른 한쪽에는 퍽을 칠 수 있는 폴(poles)이 달려 있다.
아이스슬레지하키는 1960년대 스웨덴의 한 스포츠클럽에서 시작됐다. 1976년 스웨덴에서 열린 장애인 동계올림픽에서 최초의 시범경기가 열린 뒤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동계장애인 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15분을 한 피리어드로 총 3피리어드가 진행되며, 한 피리어드가 끝나면 15분 간 휴식을 취한다.
3피리어드로 승부가 나지 않을 땐 리그전에선 무승부로 끝내지만 토너먼트에선 ‘서든데스’의 방식으로 10분 연장전을 실시하고 선취 득점과 함께 경기가 끝난다. 각 팀은 한 경기에서 30초간의 작전 타임을 1회에 한해 요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