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어진 스토리 스크린 사로잡아
내공깊은 충무로 배우 ‘총집합’
감독: 임상수
출연: 류승범, 고준희, 윤여정
개봉일: 6월 25일
드라마, 범죄/ 청소년관람 불가/110분
베일에 싸였던 임상수 감독의 ‘나의 절친 악당들(이하 악당들)’이 지난 17일 스크린에 올랐다.
영화는 인턴사원 지누(류승범)가 모종의 임무를 수행중인 차량의 안전이동을 감시하던 중 이 차량이 대형트럭과 충돌하면서 시작된다. 사고수습을 위해 달려온 레커차 운전자 나미(고준희)는 반파된 차량에서 돈 가방을 발견하고, 뒤를 쫓아온 지누와 함께 나눠 갖지만, 가방을 되찾으려는 일당의 표적이 된다.
두 사람은 악랄한 추격에 맞서 더 지독한 악당이 되기로 한다.
‘하녀(2010)’와 ‘돈의 맛(2012)’을 연출한 임 감독은 무거운 주제에서 벗어나 가볍게 관람할 수 있는 청춘영화를 들고 극장가에 복귀했다. 기존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자동차 추격과 격투 등 화려한 액션신을 선보였다.
임 감독은 “젊고 신 나는 이야기를 담았다”며 “류승범과 고준희 같은 젊은 배우와 함께 촬영했고 역동적인 장면 포착에 욕심을 부렸다”고 밝혔다.
달라진 영상기법과 한층 젊어진 스토리이지만 계약직의 비애, 갑의 횡포, 방황하는 청춘 등 청년층이 겪는 어려움을 녹여 넣어 사회비판적인 임 감독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표현해 냈다.
충무로 악동 류승범과 보이시한 매력의 소유자 고준희가 호흡을 맞춘 출연진도 관심을 끌었다. 특히 고준희의 아찔한 뒤태 장면은 남성관객의 시선을 스크린에 묶어두기에 충분하다. 이외에도 윤여정, 김주혁, 김응수 등 내공 깊은 충무로 개성파 배우들이 스토리 전개를 자연스럽게 이끌었다.
배급사인 이십세기폭스코리아는 제작비로 40억원을 지원했다. 손익분기 누적관객수는 250만명을 점치고 있다.
하지만 악당들 앞날이 순탄치는 않아 보인다. 메르스 사태 이후 주말 관객수가 20% 감소했고, 개봉 하루 전날 상반기 기대작 ‘연평해전’이 개봉하며 정면승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킹스맨’, ‘매드맥스: 분노의 질주’ 등 외화가 흥행강세를 보이고 있어 제작사와 배급사를 긴장시키고 있다. 관람등급이 청소년관람 불가로 판정받은 점도 아픈 대목이다.
임 감독은 흥행 부담에 대해 “상영을 앞두고 극장가에 여러 일이 벌어지고 있어 영향을 받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 영화는 독특한 이미지로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전달하는 영화”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은총기자 yooec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