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프랜차이즈 대신 지역업체 입점
스마트폰 앱 예약 주문·배달 서비스
■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2층 음식 코너에는 다양한 먹거리들이 팬들을 유혹한다. 이 곳은 경기 시작 30분 전부터 북적인다. 관중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섰고, 아직 음식을 결정하지 못한 이들은 음식 코너를 서성이며 행복한 고민을 한다.
이 곳 음식점의 특징은 대형 프랜차이즈는 아니지만, 수원 지역에서 인기있는 업체들이 입점했다는 것이다. 수원의 명물 ‘진미통닭’과 ‘보영 만두’를 비롯해 사회적 기업의 유기농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과 과일 칵테일, 수원의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만든 돈가스가 준비돼 있다.
또 불족발, 통삼겹구이, 피자 등 다양한 음식들이 구비돼 마치 뷔페를 차려놓은 듯하다. 특히 1·2층으로 나뉜 컨테이너 박스로 푸드코트를 꾸며 이색적인 느낌마저 든다.
외야 왼쪽엔 바비큐 존도 마련됐는데, 티켓 값에 훈제 치킨·바비큐 소시지·맥주가 포함돼 있어 한 번에 맛볼 수 있고, 핫도그와 핫바, 라면과 같은 간단 메뉴도 준비됐다.
물론 이들 음식들은 모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위잽(wizzap)으로 예약 주문이 가능하다. 예매한 티켓이나 선물받은 티켓이 있는 사람은 지정된 장소에서 음식을 찾을 수 있고, VIP석과 테이블석은 한 매장에서 1만5천원 이상 음식을 주문했을 경우 배달받을 수 있다.
◈케이티위즈파크 외야자유석 관람기
캠핑장 못지 않은 잔디밭 음식 나눠 먹으며 이야기 꽃
야구장에서 텐트를 친 뒤 가족과 함께 경기를 관람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 하지만 이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선 오래전부터 외야 관람석을 잔디밭과 수영장으로 바꿔 관람객들의 여가생활을 충족시켜 주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부 야구장이 외야 뒤편의 좌석을 제거하고 잔디밭을 조성, 관람객들에게 또 다른 체험을 제공했다. 보통 야구장의 외야석은 선수들과 경기 내용을 잘 볼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다른 구역들에 비해 저렴하다. 지난 14일 찾은 수원 케이티위즈파크도 외야 자유석 가격을 1인당 주중 8천원(주말 9천원)으로 저렴하다.
하지만 싸다고 얕볼 필요는 없다. 캠핑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텐트를 구비해 놓고 색다른 야구 관람을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족은 물론 친구, 연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텐트 앞에서 자신들이 갖고 온 도시락과 음식을 나눠 먹으며 또 다른 야구 문화를 만들고 있다.
연인들은 데이트장소로 이 곳을 자주 찾는다. 주로 영화관이나 고궁, 카페에 앉아 즐기는 연인보다 이 곳에서 야구 경기를 보면서 둘 만의 공간을 만든다. 가족들도 캠핑 이상의 여가를 즐긴다. 평소 대화를 할 수 없었던 가족들이지만, 야구장에 나와 음식을 나눠 먹으며 못 다한 이야기 꽃을 피운다.
박진수(33)씨는 “가족들과는 처음 야구장에 왔는데 아이가 상당히 좋아한다”면서 “외야석이 잔디로 돼 있어 가족들과 와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우리 가족은 이 곳에서 대화를 나누며 소통의 시간을 갖는다. 앞으로도 자주 찾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재학 딸기 주스·야신 고로케
각구단 개성 살린 ‘먹거리 승부’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와 SK 행복드림구장 이외에도 각 프로야구장에는 다양한 먹거리들이 야구팬들을 모은다.
부산 사직구장에선 TGIF 스테이크 도시락이 인기다. 1만원에 파는 이 도시락은 인기가 많아 1,2회가 지나면 품절될 정도다.
마산에선 맥주가 거꾸로 올라오는 ‘디비어’와 NC 투수 이재학의 별명을 딴 ‘이재학 딸기 주스’도 NC팬들로부터 인기다. 디비어 잔 밑에 있는 ‘D’‘I’‘N’‘O’‘S’자석을 모으면 맥주 1잔이 무료다.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선 김성근 감독의 별명을 딴 ‘야신 고로케’가 있다. 야채가 신선하다는 뜻으로 치즈, 잡채 고로케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돼 있다.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선 상추 튀김이 별미다. 상추에 튀김을 싸먹는 것을 말하는데 광주의 먹거리를 야구장에서도 맛볼 수 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