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장·노동단체 면담일정 빽빽
40년간 현장경험 교훈 책 저술도
노·사·정 대타협이 결렬된 지도 어언 두 달째. ‘대타협’이라는 말도 원론적이라는 비판 속에, 지난 3일 새로 취임한 황선범 고용노동부 인천북부지청장은 ‘공무원의 책임’을 언급했다.
그는 취임 소감으로 “행복하고 안전한 일터, 노사 갈등이 없는 사업장을 만드는 데 공무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황 청장은 노사분규가 활발했던 1974년부터 고용노동부(당시 고용부)에 몸담아 일했다. 그는 “노사 충돌이 있을 때마다 사용자와 근로자를 서로 이해시키는 게 가장 중요했다”며 “양쪽이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이 그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부당한 것’에 대해서는 끈질긴 진상 조사를 해 뿌리를 뽑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청장은 목포지청장으로 재임하고 있던 지난해 ‘신안군 염전 노예’ 사건이 터지자 경찰과 합동으로 553개소 염전을 전수조사했다.
그 결과 56명에 대한 임금 6억1천여 만원의 체불 사실을 적발하고 관련자를 모두 구속했다. 인천북부지청장에 취임한 그는 최근 민주노총이 발표한 ‘부평·남동 공단 노동실태’에서 근로자 절반이 최저임금도 제대로 못 받고 있다는 조사 내용을 관심 있게 들여다보고 이에 대한 철저한 감독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 청장의 의지는 남다르다. 그는 지난 40년 간 노동시장에서 겪은 갈등을 해결해 나가면서 얻은 교훈으로 ‘새로운 경세학을 말하다’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책 안에는 갈등 주체들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는다면 세상을 올바르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그는 산업안전, 고용문제 등 노동 시장 문제가 빈번한 부평·서구·계양·강화군 일대의 대·소규모 기업을 최대한 많이 만나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는 포부도 갖고 있다.
황 청장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인천은 소규모 제조업이 많은 만큼 노사분규가 더 많은 편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노·사가 열린 마음과 주인의식을 가지면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지난해 종합성과평가에서 1등을 거머쥔 고용노동부 인천북부지청의 성과를 이어가야 하는 만큼 황 청장의 어깨는 무겁다. 그러나 오늘도 그는 관내 사업장과 노동 단체를 만나기 위해 일정표를 빽빽하게 채운다. 그는 “한 사업장, 한 노동 단체라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목표는 반 이상 달성된 셈”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