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거주하는 전모(72)씨는 포항 소재 병원에서 간경화 치료를 받던 환자로, 간 이식 수술을 받기 위해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했다. 수술을 앞두고 메르스 능동감시 대상자로 지정된 그는 지난 11일 전신상태 악화로 이식이 급하게 필요한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간 기증자가 나타났음에도 메르스의 감염 우려 탓에 여러 병원에서 간 이식 수술을 거절당했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은 긴급 관계자 논의를 거쳐 이식 수술을 진행하기로 했다. 메르스 증상은 없었으나 병원 측은 수술 준비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메르스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에 대비하고 환자의 이동 등 모든 과정을 관리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암센터 간이식팀(한호성·조재영·최영록 교수)은 7시간에 걸친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환자는 회복기에 접어들었다.
한호성 암센터 암·뇌신경진료부원장은 “우리 병원은 표준지침을 통한 메르스 확산방지 노력과 동시에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고 있다”며 “수술복 위에 방호복을 입는 등 어려운 여건에서 수술을 진행해 간호사가 탈진할 정도로 힘들었지만 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성남/김규식·김성주기자 siggi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