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 외지서 가공… ‘경기’ 명칭 못써
풍부한 어패류 잠수기면허탓 그림의 떡
공동어장 ‘불법 침범·강탈’까지 잇따라
경기만의 김은 서글프다. 지난 30여년간 국민들의 밥상에 올라 입맛을 돋워왔지만 제대로 된 이름하나 없다. 더욱이 고향 집인 경기도를 등지고 타지로 팔려가 그 지역 이름표를 단다. 사실 경기만의 김은 전국에서 ‘가장 맛 좋은 김’으로 정평이 나 있다. 수협의 위판가가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1월 경기만의 물김 120kg 한 자루는 다른 지역 김보다 1~2만원 가량 비싼 13만~14만원에 거래됐다. 다른 지역 바다에서 자라난 김 보다 훨씬 더 고소하고 단맛을 내는 데다 부드러운 질감과 진한 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높은 가격을 받는 이유로 꼽힌다.
지난 1월 경기만의 물김 120kg 한 자루는 다른 지역 김보다 1~2만원 가량 비싼 13만~14만원에 거래됐다.
다른 지역 바다에서 자라난 김보다 훨씬 더 고소하고 단맛을 내는 데다 부드러운 질감과 진한 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높은 가격을 받는 이유로 꼽힌다.
현재 도내에는 총 71개 어촌 농가가 화성시, 안산시 등 1천606ha 해상에서 김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342만 속(낱 김 100장 단위 )에 그쳤던 생산량은 올해 43% 증가한 478만 속으로 확대되며 어민들의 소득 증대에 보탬이 됐다.
그런데도 지역을 대표하는 공식화된 브랜드조차 없는 실정이다. 일부 생산자단체가 ‘제부도 원조 김’ 등 3개의 개별 브랜드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지만, 나머지 물김은 채취와 동시에 대부분 다른 지역으로 팔려가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만에서 김이 생산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드물다.
정규학 전 김 생산자협의회장은 “경기만의 김은 맛과 품질이 우수한데도 불구하고 아직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며 “서둘러 지역 대표 특산물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건조·가공시설을 구축하고, 통합 브랜드화를 서두르는 등 적극적인 김 사업 추진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조성원 경기남부수협 조합장은 “도내에 김 산업 발전을 위한 현대화시설이 전무한 실정”이라며 “수협은 화옹지구와 시화지구 일대 간척지 33만여㎡를 임대해 이곳에 김 가공시설과 친환경 양식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글픈 신세는 경기만 해저에서 자라난 어패류 등 다른 어족자원도 마찬가지다.
어민들이 잠수기 면허를 확보해야 해저 자원을 채취할 수 있지만, 현재 도내 어민들은 면허가 없다. 2개의 잠수기 면허가 있었으나 이를 다른 지역 어민에게 양도한뒤 정량(쿼터)배정문제로 새로 신규 면허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면허를 확보한 다른 지역 어선이 남몰래 경기만에 들어와 어족자원을 강탈해도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어민 소득 증대에 보탬이 될 어족자원이 ‘그림의 떡’이 된 셈이다.
심지어 이들은 도내 어민들의 생계 공간인 마을 공동어장까지 침범해 불법 잠수기 어업을 벌이고 있다. 실제 지난달 13일에는 전남 여수에서 올라온 어선이 경기만 일대에서 키조개 1천100마리를 캐는 등 불법 조업을 벌이다 적발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어민들은 지역 내 수협을 중심으로 한 자원 채취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찬일 화성시 궁평리 어촌계장은 “우리 어장의 자원을 어민이 채취하지 못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경기만에도 자원관리채취선을 도입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화성시는 올해 1월 경기만의 어패류를 비롯한 수산자원을 정밀 조사해 재산권을 행사하기 위한 ‘어장생산성 및 자원분포조사’ 용역을 서해수산연구소에 의뢰한 상태다.
/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