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의 결혼사진 꺼내보며 옛생각 ‘방울방울’
삶의 발자취 모두 ‘찰칵’… 나를 표현하는 매체
전문가 영역이었던 사진, 누구나의 세계가 되다


사회의 모습이 달라짐에 따라 단어가 가지는 의미도 변하게 마련이다. 사진도 그렇다. 사진의 사전적 정의는 ‘물체의 형상을 감광막 위에 나타나도록 찍어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게 만든 영상’이다. 하지만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사진에 대한 생각은 다르다.

특히 사진은 1990년대 들어 빠르게 변화했다.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의 발달, 인터넷과 SNS 활성화 등은 일상적인 삶과 사진간의 간극을 없앴다.

경험에 따라 정의는 달라진다. 누군가는 사진을 추억이라 하지만, 누군가는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말한다. 사진을 찍은 지 50년이 된 이준석(71) 성신카메라 사장은 “사진은 드라마”라고 했다. 그는 아내와 결혼할 당시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며 “결혼을 하기 전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이 파노라마처럼 떠오른다”고 했다.

1960년대 동인천역사 앞을 찍은 사진을 보면 당시 상황과 이후의 변화 과정이 떠오른다고 한다. 그가 사진을 ‘드라마’라고 하는 이유다. 40년간 사진관을 운영한 송선숙(71·여) 씨는 “사진은 추억”이라고 했다. 송 씨는 “과거에는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서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젊은 사람들에게 있어 사진은 ‘추억’보다 ‘일상’에 가까웠다. 대학생 이종석(24) 씨는 “사진은 나를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는 매체이자 수단”이라고 했다. 그는 큰 의미가 없어도 자신이 먹은 것, 본 것, 간 곳을 사진으로 남긴다. 전문가 영역으로 여겨지던 사진이 ‘누구나의 세계’로 들어온 것이다.

카메라가 보편화되고, 기술발달로 사용이 편리해진 이유가 컸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으로 전시회를 열기도 했던 한창민(52) 씨는 “사진은 표현”이라고 했다.

그는 “느낌, 감정, 기분 같은 것은 스스로 드러나지 않는다”며 “표정, 몸짓, 눈물, 웃음, 말 같은 매개체를 필요로 한다. 사진은 내 몸 밖에 존재하는 표현의 매체”라고 했다.

인천 배다리에서 사진갤러리를 운영하는 이상봉(59) 대표는 “사진은 의사소통”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사진은 나를 표현하기도 하지만, 그 표현은 타인과의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사진에 대한 각각의 정의가 다른 것은 사진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속성을 반증한다. 사진이 보편화·대중화되면서 사진의 역할과 속성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백제예술대 강용석 교수는 “예전 사진은 기록적인 측면이 강했다. 사람들은 특별한 날을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고, 이를 보관했다”며 “사진이 보편화·대중화되면서 기록적인 측면은 줄고, 소비되는 경향이 강해졌다. 사람들은 사진을 자신이 보기 위해 찍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찍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이어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으로 과거 필름카메라에서는 불가능했던 사진의 ‘조작’이 가능해진 것도 큰 변화”라며 “사진의 조작이 가능해 지면서 사진의 활용도가 커졌지만 기록적인 측면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