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24·은 29·동 43 종합 7위
첫 金 주역 다이빙 김영택
‘우생순’ 일군 인천구월초
리틀 장미란 3관왕 이한별
해단식 통해 도전정신 격려


인천 체육 꿈나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제44회 전국소년체육대회(5월30일~6월2일·제주도 일원, 이하 소년체전) 영광의 메달 주역들이다. 인천시체육회와 시교육청, 지역 언론 등은 지난 14일 소년체전 선수단 해단식에서 뛰어난 기량으로 입상한 체육 꿈나무들을 격려했다.

선수단 총 997명(선수 786명, 임원 191명)은 양궁과 역도, 수영 다이빙 등에서 선전하며 금 24, 은 29, 동 43개로 종합 7위를 차지했다.

다관왕으로는 역도 여중부 48㎏급 이한별(검단중3, 3관왕), 수영 다이빙 김영택(구산중2, 2관왕), 카누 오무연(간재울중3)·유기성(백석중3, 이하 2관왕)을 배출했다. 단체전에선 핸드볼 여초부 인천구월초와 축구 여초부 인천가림초가 값진 금메달을 따냈다.

특히 이번 소년체전은 어려운 집안 형편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꿈을 향해 굵은 땀방울을 흘렸던 어린 선수들의 투혼이 빛났다. 또 당시 현장에선 비록 메달은 따지 못했어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한 선수들에게 큰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인천 체육의 미래인 이 아이들의 소년체전 활약상을 되짚어본다.

■ 형만한 아우 있다! 다이빙 꿈나무

인천에 첫 금메달을 안긴 주인공은 다이빙 김영택(구산중 2)이었다. 스프링보드 1m에 이어 3m에서도 금메달을 추가하며 인천 첫 다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김영택의 친형인 김영남(국민체육진흥공단, 인천체고 졸업)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낸 한국 다이빙 유망주다.

형을 따라 다이빙을 시작했다는 김영택은 “형처럼 국가대표가 돼서 형과 함께 국제대회에 출전해 보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 야구 명문 상인천중, 오랜 숙원 풀다

인천 SK 와이번스 간판타자인 이재원과 이명기 등이 졸업한 야구 명문인 상인천중이 무려 30여 년 만에 소년체전 인천 대표로 출전했다. 지난 1984년 소년체전 참가 이후 처음이다.

상인천중은 전북대표 군산남중을 10-5로 크게 물리치고 기세등등하게 8강에 올랐으나 경기대표 수원북중에 8-16으로 아쉽게 패했다. 비록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숙원을 푼 상인천중 야구부 학생들에게 대회 전후 격려가 잇달았다.

■ 레슬링 기대주 부상 투혼 생애 첫 금메달

인천 레슬링 꿈나무인 자유형 58㎏급 한성주(산곡중3)가 생애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013년 운동을 시작한 늦깎이 한성주는 지난해 8월 훈련 도중 무릎 부상으로 시련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치료와 고된 재활을 통해 지난 3월 회장기 레슬링대회에서 첫 은메달을 따낸 데 이어 소년체전에서 영광의 금메달까지 따냈다.


■ 제2의 ‘우생순’ 꿈꾸는 한국 여자핸드볼의 미래

한 편의 드라마였다. 인천구월초가 소년체전 마지막 날인 지난달 2일 핸드볼 여초부 결승전에서 정읍서초(전북)를 연장 접전 끝에 18-17로 1점 차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정상에 올랐다.

핸드볼에 입문한 지 평균 1년도 안 된 선수들이 훈련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인근 중학교 체육관을 빌려 쓰면서 어렵게 일군 결실이었다. 몇몇 선수들은 12세 이하 유소년 국가대표팀에 당당히 선발되기까지 했다.

■ 홀로 뒷바라지, 고생하는 엄마를 위해…

복싱 웰터급 금메달을 차지한 이삭(서곶중3)은 ‘효자’였다. 홀로 자신을 키우느라 고생하는 엄마를 위해 꼭 금메달을 따고 싶었다는 그의 우승 소감이 전해져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장학금을 받아 엄마의 이 치료비에 보태고 싶다는 기특한 아이였다.

이삭은 1학년 때 가난을 딛고 ‘한국 복싱 간판’으로 우뚝 선 신종훈(인천시청, 인천 아시안게임 복싱 금메달리스트)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복싱 선수의 꿈을 키웠다.

이삭 외에도 소년체전 현장에선 집안 형편이 어렵거나 말 못할 가정사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데도 구김살 없이 꿈을 향해 도전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격려와 성원이 이어졌다.

■ “장미란 선배처럼….” 인천 최고 다관왕 소녀 역사

인천 역도가 걸출한 ‘예비 스타’를 발굴했다. 인천 최고 다관왕(3관왕) 타이틀을 거머쥔 이한별(검단중3)이 그 주인공이다.

혜성처럼 등장한 소녀 ‘역사’는 2년 전인 중학교 1학년 때 운동 신경이 있는 아이의 재능을 눈여겨본 교사의 권유로 역도에 입문한다. 입문 1년여 만인 지난해 소년체전에서 2관왕에 오르는 등 각종 전국대회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이날 시상식에서 시체육회 ‘다관왕 선수상’을 받은 이한별은 “내년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며 “인천을 대표해 소년체전에서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단 모두에게 앞으로도 많은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