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기온은 우리의 식생활까지 바꿔놨다. 과거와 달리 재배 작물이 바뀌고 그로 인해 식재료까지 변하면서 음식 문화가 크게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연평균 기온이 올라가고 호우 빈도가 증가하면서 국내 주요 과수의 재배지까지 덩달아 북상하고 있다. 제주에서만 재배되던 한라봉이 충주에서도 재배되고 있다. 전남 보성에서만 유명했던 녹차 밭은 어느새 강원도 고성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이밖에 사과는 포천까지, 멜론도 양구까지 재배지가 북상하고 있을 정도다.
제주에서는 최근 키위를 비롯해 망고, 용과, 구아바, 아테모야 등 아열대 과일들도 재배할 수 있는 여건이 됐다. 수입 과일로만 여겨졌던 바나나는 충남 청양군의 한 마을에서 재배에 성공해 대량 생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기후 변화는 수산물 생산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동해에서는 한류어종인 명태와 임연수어, 꽁치, 털게 등의 어획량이 감소했고 난류어종인 오징어와 도루묵, 붉은 대게 등의 어획량은 증가했다.
게다가 열대어종인 다랑어와 가오리, 상어, 보라문어까지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다. 서해에는 남해에서만 잡히던 멸치와 참돔이 증가했고 대표 어종이던 갈치와 갯장어 꽃게 등도 크게 감소했다.
이로 인한 우리나라 전통음식도 변했다. 전주비빔밥의 주재료로 사용했던 콩나물과 애호박 등 전주10미를 이용한 오방색 재료가 파프리카와 숙주로 만든 비빔밥이 나오기도 했다. 전남 순창에는 차례상에 옥돔과 전복, 파인애플 등이 오를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