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은 18세기에 활동했던 승려 ‘동악당재인대선사’를 그린 초상화로, 전남 순천 선암사 진영각(眞影閣)에 봉안돼 있었다. 비단에 채색된 그림으로 가로 65㎝, 세로 97㎝다.
불화에 대한 정보를 기록한 화기(畵記)는 남아 있지 않지만, 1999년 조계종이 발간한 ‘불교문화재 도난백서’에 ‘乾隆三年癸亥二月○日(건륭3년 계해2월○일)’로 기재된 점으로 미뤄 1738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건륭은 1735년 즉위한 청나라 고종 건륭제의 연호다.
조계종은 “제작 연대를 알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진영으로 해외 유출경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지난 3월 국외소재문화재 재단을 통해 한 미국인이 경매에 이 그림을 출품했다는 사실을 파악했고, 불교 문화재 도난백서를 통해 불법반출된 문화재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즉각 경매중지를 요청하고, 이를 소유하고 있던 미국인과 2개월 간의 협상을 거쳐 기증형태로 돌려받는 데 성공했다.
심주완 조계종 총무원 문화재팀장은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은 ‘의겸’이라는 화승(畵僧)의 수제자가 그린 것으로 추정되고 미술사적 가치가 높다”며 “돈을 주거나 정치적 압력을 넣지 않고 불화를 환수해 더욱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