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83세 어르신 30여명 모여
1주일에 2번 2시간씩 단련
품새 단체전 우승 유명세
中 소림사 찾아 시범공연
박제철 사범 “치매 예방”


‘동두천시 어르신의 건강 유지 비결은 태권도(?)’.

대한민국의 국기로 자리잡은 태권도. 또 그 중에서도 태권도를 생각하면 겨루기를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지난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한국 선수단이 품새 종목에서 금메달을 싹쓸이 하면서 국민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동두천시에도 태권도 품새로 건강을 유지하는 어르신들이 있다. 지난 2007년 8월 창단돼 각종 대회에서 우승하며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동두천실버태권도단이 바로 그들이다.

실제로 이 팀은 지난해 제12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국민생활체육 전국태권도대회 품새 60·70대부 단체전 우승을 비롯해 올해 3월 개최된 국민생활체육 태권도페스티벌 품새 60대부 단체전, 국민생활체육 태권도한마당 품새 60·70대부 단체전 등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유명세를 타면서 각종 대회와 행사에 초청을 받는다. 2010년엔 중국 소림사를 방문해 시범 공연을 선보이기도 할 정도다.

동두천실버태권도단은 박제철(67) 지도사범·단장의 지도 하에 30여 명의 동호인들이 1주일에 2회(화·금) 오전 10시∼낮 12시까지 운동을 한다. 연령대는 60세부터 83세까지 다양하며 3개월에 한 번씩 선수단을 모집한다.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로 구성돼 있지만 실력은 여느 젊은이 못지 않다.

박 단장은 “보통 다른 도장에선 1시간 정도 운동을 하지만 스트레칭과 발차기 등 각종 훈련을 하려면 한 시간은 부족하다”면서 “운동은 힘들지만 2시간 정도는 해야 한다. 훈련에 익숙해진 어르신들은 좀 더 운동을 하자고 하시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어르신들에게 있어 태권도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건강에 있다고 했다. 그는 “태권도의 여러 동작들을 통해 몸이 건강해 질 수 있다”고 소개하면서 “특히 태권도 품새는 어르신들의 치매 예방에도 효과적이다”고 전했다.

박 단장은 검은 띠를 따기 위해서는 태극 1장부터 8장까지 각 동작들과 단계들을 외워야 하기 때문에 어르신들의 기억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처음 동두천에 어르신태권도단이 만들어졌을 때 운영이 쉽지 않았다. 선수단 구성부터 훈련까지 어려움이 많았던 것이다. 박 단장은 몸이 약한 어르신들이 쉽게 태권도를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야 했다.

박 단장은 “어느 정도 단련이 됐을 때는 강한 훈련을 하지만 처음엔 흥미를 잃지 않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두천시실버태권도단의 또 하나의 특징은 정통 태권도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엔 태권도장에서 태권도 이외의 종목을 소개하고 병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곳에선 오직 태권도 만을 배울 수 있다. 이것이 어르신들이 태권도에 집중할 수 있게끔 하는 또 다른 노하우다.

현재 동두천시의 배려로 송내동 주민센터 2층 태권도실에서 훈련하고 있지만 박 단장은 동두천에 어르신들이 쉽게 운동할 수 있는 실버전용체육관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그는 “오는 8월1일 화성에서 열리는 제2회 세계다문화태권도한마당에 출전한다”면서 “앞으로도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