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빙실 → 저빙실 → 작업장거쳐 하루 130t생산
시원한 건물에서 일해도 흐르는 ‘뜨거운 땀방울’


얼음은 물의 또 다른 이름이다.

영하(零下)에서 태어나 영상( 零上)에서 가치를 발하는 고형화된 물이다. 이제 얼음은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의 삶에 물처럼 녹아있다.얼어붙은 한강에서부터 현재의 얼음공장, 얼음 예술품에 이르기까지 각지고도 유연한 얼음의 세계를 폭염에 찌든 한여름에 들여다 보았다. ┃편집자 주

마른 장마가 이어지면서 기온에 습도까지 불쾌지수를 끌어올리는 요즘이다. 사람들은 머릿속에 시원한 계곡과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를 떠올리며 휴가를 계획한다. 일상에선 얼음이 최고의 ‘청량제’ 역할을 한다.

날씨가 더울수록 얼음의 수요는 늘고, 얼음을 생산하는 공장은 쉴 새 없이 돌아간다. 여름이 반가운 얼음공장의 표정을 읽으려 부천시 오정구의 대원냉동산업사를 찾았다. 자정부터 아침까지 주요 공정이 이뤄지는 얼음공장의 특성상 오전 5시에 공장 문을 두드렸다.

공장은 성수기를 맞아 스무 명의 인력을 투입해 풀 가동 중이다. 방한복과 장갑, 장화를 신은 공장의 인부들은 꼬박 하루 동안 냉각한 식용 얼음을 떼어내서(탈빙) 저빙실로 옮기는 작업에 한창이었다. 더운 여름에 시원한 얼음과 씨름하는 기분은 어떨까. 한 인부는 “건물 자체가 시원하기는 해도 일할 때는 땀을 흘린다”고 했다.

채소와 생선 등의 선도를 유지하는 데 사용되는 20여 개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들이 제빙실 한 켠에 쌓여 있었다. 가로 140㎝, 세로 55㎝의 직육면체 모형의 이 얼음 한 덩어리의 무게는 135㎏에 달한다. 식용 얼음의 두 배 가까이 큰 이 얼음은 얼리는 데에만 이틀이 걸린다.

요즘 이곳 공장에서 하루에 생산되는 얼음의 양은 130t 가량이다. 겨울철에 비해 열 배 정도 늘었다. 제빙실에서 만들어진 얼음 덩어리들은 저빙실로 가서 저장되거나, 분쇄기가 있는 작업장으로 옮겨진다. 쇄빙기를 거쳐 파이프를 타고 쏟아져 내리는 하얀 얼음조각들, 쳐다만 봐도 시원하다.

분쇄 작업을 마친 얼음은 포장 작업을 거쳐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인천 연안부두 어시장을 비롯해 주류와 음료를 취급하는 업소 등 수도권 전역으로 팔려나간다. 대원냉동산업사는 10년 전만 해도 여름철 하루 생산량이 220t이었다고 한다. 현재 130t이니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윤정현 대원냉동산업사 대표는 “얼음의 수요가 많은 시장이나 업체에선 공장에서 주문을 하지만, 1~2 덩어리 정도 주문했던 업체들 상당수가 소형 제빙기를 마련해 자체적으로 얼음을 공급하면서 거래처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재규·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