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흔적 보존한채 ‘벽화 마을’로 새롭게 탄생
관상쟁이 초가집·카페거리 배우모습 눈가에
영화를 통해 현실 공간을 가상 공간으로 바꿨다면, 이제는 가상 공간에 등장했던 곳을 거꾸로 현실 속에서 되짚어보자. 영화의 감동을 다시 느끼는 것은 물론, 해당 장소가 지니고 있는 숨은 매력까지 다시금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경기·인천지역 대표적 촬영 명소를 짚어보고, 이곳의 느낌과 어울리는 음악과 음식도 함께 소개한다.
■ 남양주에서 만난 판문점 - 남양주종합촬영소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긴장감을 넘어 삼엄한 분위기가 감도는 장소, 판문점. 당시 남양주촬영소 내에 판문점 세트장이 조성됐다. 영화의 흥행과 함께 ‘판문점 신’은 명장면으로 남았다. 이 때문에 다수의 영화팬들은 지금도 이곳 세트장을 찾고 있다. 영화가 개봉한 지 1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곳에는 필름이 돌아가고 있는 듯하다.
다만 영화에서 경필(송강호)과 수혁(이병헌)이 자유롭게 넘나들었던 남북 경계선은 여전히 넘을 수 없는 영화 속에서나 가능했던 이야기로 남아 있다.
주소 - 남양주시 조안면 북한강로 855번길 138 남양주종합촬영소 / 추천 음악 - 김광석 ‘이등병의 편지’ / 추천 음식 - 초코xx 과자 (경필과 수혁이 북한군 벙커에서 나눠 먹었던 국민 과자)

■ 관상쟁이가 사는 웃음 넘치는 초가삼간 -양평 설매재 고개 (영화 ‘관상’)
관상쟁이 내경(송강호)과 처남 팽헌(조정석)이 살았던 곳. 영화 속 내경의 집은 멀리 바다가 보이는 산기슭에 위치해 있었지만, 실제 장소는 바다가 아닌 양평 설매재 자연휴양림 내 유명산 갈대 언덕이었다. 영화 속 장면처럼 바다를 기대할 순 없다.
다만 갈대숲과 탁 트인 산세는 바다 못지 않은 광경을 보여주며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준다. 언덕 위에는 영화 속 내경과 팽헌이 살던 초가 두 채가 지금도 남아 있다. 이곳에 간다면 두 남자의 깨알 같은 대화가 귓가에 맴돌지 모른다.
주소 - 양평군 옥천면 용천로 510 설매재 자연휴양림 / 추천 음악 - 이병우 ‘Armed and Ready’ / 추천 음식 - 양평해장국 (해장국의 원조는 그래도 양평)
■ 첫 사랑과 함께 걷고 싶은 철로 - 양평 구둔역 (영화 ‘건축학개론’)
서연(수지)과 승민(이제훈)이 어색한 듯 가위바위보를 하며 걸었던 철길. 20대의 순수함과 풋풋함이 묻어난 이 장면은 ‘나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라는 격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곳은 과거 청량리와 원주를 오가는 열차가 머물던 간이역이었지만 현재는 노선이 사라지고 역사도 폐쇄됐다.
하지만 연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며, 최근 녹슨 철로 주변이 데이트코스로 꾸며졌다. 들꽃이 핀 철로 사이를 걸으며 아련한 첫사랑을 추억해보는 건 어떨까.
주소 - 양평군 지평면 일신리 1336의9 / 추천 음악 - 김동률 ‘기억의 습작’ / 추천 음식 - 지평 막걸리 (서연과 승민이 역 주변에서 함께 마셨던 양평 지역 대표 막걸리)

■ 잘 생긴 바보 형이 사는 마을 - 인천 열우물길 마을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 인천 열우물길 마을
촬영 작품 : 영화 ‘위대하게 은밀하게’
영화속 장면 : 남파공작원 동구(김수현)가 바보연기를 하며 살던 동네.
주소 : 인천광역시 부평구 십정동 열우물길 벽화마을.
북한의 남파특수공작 5446부대의 최정예 대원 원류환(김수현)은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달동네 바보로 살아간다. 영화의 주 무대가 됐던 달동네는 인천시 열우물길 마을에서 촬영됐다. 소시민의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달동네는 현재 아름다운 벽화 마을로 꾸며졌다.
또 영화 촬영지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한류스타 김수현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이곳에 가면 마을 놀이터와 골목을 헤집고 다녔던 바보 동구가 눈 앞에 떡 하니 나타날 것만 같다. 촬영지 뿐 아니라 배우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주소 - 인천광역시 부평구 십정동 열우물길 벽화마을 / 추천 음악 - 이현우 ‘청춘예찬’ / 추천 음식 - 소시지 꼬치 (동구가 유독 식탐을 부렸던 음식)
/김성호·유은총기자 yooec86@kyeongin.com · 사진/강승호·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