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일반도로는 교량과 달리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재난위험시설로 지정, 대형차의 통행을 제한할 방안이 없어 의왕시만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전 의왕시 학의동 백운호수 주차장 옆 옹벽 붕괴 현장. 중형크레인이 흙을 가득 담은 대형 모래주머니를 차곡차곡 쌓으면서 복구공사에 여념이 없었지만 복구공사 현장 옆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탱크로리 모습이 눈에 띄었다.
10여분동안 공사 현장 옆을 지나간 탱크로리는 10여대가 넘었으며 이들 차량은 경기 남부권과 서울 강남권 주유소에 석유를 배달하는 차량으로, 의왕~과천간고속화도로 청계IC에서 내려 성남시 분당구 석운동 대한송유관공사로 석유를 실러 가는 차량으로 파악됐다.
한 공사현장 관계자는 “많을 때는 1분에 5~6대가 넘게 지나가곤 한다”며 “절개지 도로인 만큼 차량의 무게가 무거울수록 도로 파손과 침하가 더 심해진다”고 귀띔했다.
이번 옹벽붕괴 원인도 대형차량의 통행으로 인한 아스팔트 균열과 스며든 빗물로 인한 도로 침하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현장 주변 도로에는 균열과 침하 현상이 쉽게 눈에 띄었다.
게다가 백운로 삼거리 등 교차로마다 안내 현수막과 표지판을 설치하고 인부까지 배치, 대형 차량의 우회를 요청하고 있지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될 뿐, 통행을 막을 뾰족한 방안은 없는 상태다.
시는 우선 응급복구를 한 뒤 안전진단과 전문 기술단의 자문을 구해 재시공할 예정이지만 대형 차량의 통행이 많은 만큼 중장기적으로 재붕괴 위험성이 없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붕괴 현장을 지나는 탱크로리 차량의 현황을 파악 중”이라며 “탱크로리 등 대형차를 우회토록 하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왕/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