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상비군’ 탈락아픔 끝 발탁 성공
‘가족애·과감한 플레이’ 필 미켈슨 롤모델
“내년엔 국가대표에 도전하겠습니다.”
‘골프 유망주’ 오승택(안양 신성고·2년)은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로 르꼬끄배 전국중고골프대회와 캘러웨이 영건스 매치플레이를 꼽았다. 그는 올해 2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기쁨을 맛봤다. 오승택에게 있어 이 대회는 우승의 영광도 있었지만 자신감과 경험이라는 값진 것을 얻을 수 있는 계기도 됐다.
3일 용인 남부골프연습장에서 만난 그는 “르꼬끄배가 올해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전에 나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면서 “캐디 없이 스스로 경기를 치러야 해 어려움도 있었지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어 자신감도 붙게 됐다”고 말했다.
또 8강전부터 코리안 투어 선수들과 함께 뛸 수 있는 영건스 매치플레이에 대해선 “경험 삼아 출전했는데 우승까지 하게 됐다”면서 “프로 선수들과 함께 공을 치면서 경기를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많은 것을 배웠고 골프 인생에 있어 터닝 포인트가 됐던 시합이었다”고 전했다.
두 대회에서 우승한 뒤 오승택은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전에서 당당히 상비군에 뽑혔다.
오승택은 초등학교 5학년 시절 골프 선수의 길을 걸었다. 사실 오승택은 초등학교 4학년까지만 해도 용인시 대표로 시 대회에 출전했던 수영 선수였다.
항상 같은 샷을 칠 수 없다는 점이 골프의 매력이라고 꼽은 오승택은 “골프가 잘되지 않을 때 스스로 연구하고 고민하는 것도 골프를 치는데 동기부여가 된다”고 밝혔다.
오승택의 장점은 정확도 높은 아이언 샷과 퍼터에 있다. 브라이언 모그 아카데미에서 훈련에 힘을 쏟고 있는 오승택은 “아이언 샷과 퍼터에 비해 드라이버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이 단점인데 드라이버를 칠 때 원하는 곳에 공을 놓을 수 있는 훈련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승택은 지난해 하반기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전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그는 “작년 하반기 상비군 선발전에서 떨어지고 난 뒤 힘들었다. 골프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면서 “방에 혼자 누워있을 때도 떨어졌던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오승택의 롤 모델은 필 미켈슨이다. 그는 “필 미켈슨은 가정에도 충실하고 매너가 좋은 선수다”라면서 “경기 때는 과감한 플레이로 좌중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다. 이런 점들을 본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가족들도 오승택에게 큰 힘이 된다. 그는 “아버지가 저를 가르치시기 위해 티칭 프로 자격증도 따셨다”면서 “부모님이 저에 대한 실수를 지적해주시는 등 조언해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시즌 남은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내년엔 국가대표에 도전하겠다”면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출전하는 것이 최종 목표지만 그에 앞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다. 한국과 일본 등 다양한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