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병점동에서 행복농촌체험농원을 운영하는 양재철(67) 대표는 지난달 17일부터 이색적으로 농산물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수원 서호체육센터에 ‘농산물 무인 판매대’를 차린 뒤, 판매자나 계산원 대신 ‘양심 계산함’을 놓고 토마토와 대추방울토마토를 판매한 것.
이는 센터 측이 메르스 사태로 체험농장에 발길이 끊겨 농원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양씨의 사정을 우연히 듣고, 센터 1층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장소를 내주며 이뤄질 수 있었다.
양씨는 2주 동안 오전 5시마다 부지런히 수확한 토마토를 판매대에 전시한 뒤, 직접 판매에 나서는 대신 다시 농원으로 돌아가 수확에 집중했다.
양씨는 “농사꾼은 본분인 농사를 열심히 지어야지, 장사꾼이 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느냐”며 “어느 날은 계산함에 돈이 부족해도 다음 날 그대로 채워지는 등 양심적인 시민들에게 감동 받았다”고 말했다.
서호체육센터에서 판매를 마친 양씨는 화성시 농업기술센터의 도움으로 지난 6일부터 화성 유앤아이센터에서도 무인 판매를 시작했다. 수원시설채소작목연합회 수석부회장이기도 한 양씨는, 이어 “메르스로 같은 어려움에 처한 회원들에게도 무인 판매 기회를 나누겠다”고 덧붙였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