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막 경사가 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뒤에 든든한 자원봉사자들이 있잖아요.”

출발선상에 선 화성시장애인협회 소속 44명의 훨체어 참가자들과 경기정신재활센터 소속 12명의 정신지체 장애인들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필승의 결의를 다졌다.

첫 마라톤 출전이라는 이관성(42)씨는 “휄체어가 갈 수 없는 턱이 있는 것도 아닌데 앞만보고 달리면 되죠”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화성마라톤대회만 3년째 출전하고 있는 이영권(50)씨는 베테랑다운 여유까지 보였다. 4년전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못쓰게된 뒤 운동삼아 시작한 출전한 마라톤이 이제는 매년 기다려지는 축제라고 한다.

반면, 이번 대회가 처녀 출장인 정신재활센터 회원들은 다소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전 국가대표 마라토너였던 이홍렬씨의 구령에 맞춰 몸을 풀면서도 “처음이니까 천천히 뛰어”라는 격려의 말이 오고갔다.

출발신호와 함께 이들은 힘차게 출발했다. 다소 무더운 날씨에 온몸이 흠뻑 땀에 젖어 들었다. 내리막길에서 속도 조절에 애를 먹는 등 몇번의 고비가 찾아왔지만 그때마다 동료들과 자원봉사자 짝의 격려에 두 팔에 힘이 더 들어갔다. 어느덧 결승점, 5㎞를 말없이 달려온 동료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화성마라톤의 첫번째 주자로 나섰던 이들 전원이 완주 테이프를 통과하자 많은 사람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경기정신재활센터장인 장명찬(40)씨는 〃마음에 장애가 없으니 우린 모두 행복한 사람〃이라며 완주를 자축했으며 자원봉사자 막내인 곽상혁(일산성조초교·6)군도 “서로 도우면 못할게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제법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