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리 모인 삼국대학생, 日 반성촉구·여론 형성 공감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한국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넓게는 2차대전을 겪은 세계 각국에 퍼져있다. 이 때문에 광복 70년을 맞은 올해 정치권부터 시민사회, 대학생들까지 위안부 문제를 국제연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3일 오전 국회의원 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중협력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새정치연합 김민기·이인영 의원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일본군 위안부 헌법소원 대리인인 최봉태 변호사가 좌장을 맡아 주제발표 및 토론으로 꾸며졌다.
양미강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 공동운영위원장은 “위안부 문제와 관련 시민단체들은 지치지 않고 지금껏 달려왔고, 한국 정부도 움직이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도 변화해 민간차원의 피해자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중간 공동의 역사적 자료를 게재하는 등 함께할 수 있는 일감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완익 대한변협 일제피해자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은 “한국변협과 일본변협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협의를 넓혀가고 있는 만큼 중국과도 할 수 있다면 공동 대응이 가능하다”고 했고, 장은정 경북대 국제대학원 강의교수는 “한국의 위안부 자료는 거의 없는 실정이지만 중국에는 위안소 위치 등 자료가 다수 있어 연대를 통해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에 앞서 나온 한국인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중국인 피해자의 유족인 양시우리엔, 조우요린씨 등은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받아달라”고 호소했다.
김민기 의원은 “우리 스스로(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너무 모른 척 하고 있지 않았나 반성해본다”며 “이번 토론회는 위안부 문제 해결에 있어 큰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각국의 대학생들도 나섰다. ‘위안부 기림일’인 지난 14일 오후 3시께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동아시아 대학생 평화 토론회-우리가 기억하는 역사, 우리가 만들 평화’에서는 한국·중국·일본 대학생 8명이 패널로 참석,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 필요성을 논의했다.
한국·중국에서는 위안부 피해 현황 및 해결 방안을, 일본에서는 2차 대전과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해 발제했다.
평화나비 네트워크 이한솔 학생 등은 “중국의 평화나비, 오키나와의 평화나비 등 각국에서 여론화를 할 수 있는 대학생 단체를 형성해야 한다”고 했고, 상하이사범대학 첸 지안싱(27) 대학원생 등은 “역사를 잊고 왜곡하는 것이 아니라 반성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시샤 대학의 모리타 카즈키(21) 학생은 “일본 역사 교과서에서 난징대학살이나 종군위안부에 대한 내용이 사라지는 등 일본은 식민지 지배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진정한 평화는 일본이 전쟁 가해자였던 역사와 마주보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평화나비 네트워크 김샘 대표는 “위안부 문제 해결은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면서 전쟁없는 동아시아를 만드는데 필수적인 과제다. 미래 세대인 청년들이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평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조영상·강영훈기자 kyh@kyeongin.com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