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지원규모 조금씩 늘지만 장기적 후원 대신 단발성 많아 “지속적인 도움으로 방향 바꿔야”
# “문화를 육성하는 건 아이를 키우는 일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꾸준하고 지속적인 관심만이 해법이죠.”
한 대표는 “기부의 근본적인 목표는 자기만족이자 기쁨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업의 마케팅·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부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기부는 아니라고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들은 회사 운영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8년째 회사 차원의 기부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하지만 자신들의 순수한 의도가 변질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을 우려해 앞서 부부는 인터뷰를 수차례 고사했다.
이 업체가 기부 중에서도 특히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분야는 바로 ‘문화기부’다. 양 대표는 “사람들간 소통하고 나눌 수 있는 가장 좋은 콘텐츠는 문화라 생각한다”며 “비록 가시적인 성과가 잘 드러나지 않고 아직 생소한 개념이긴 하지만, 앞으로는 엄청난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또 “일반 사람들이 차별 없이 문화를 많이 접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조금씩이나마 문화기부에 동참하게 됐다”며 “단순히 단발성으로 ‘돈을 기부했다’로 끝날 게 아니라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문화 저변을 확대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 문화활동을 통해 문화활동에 후원
의류업체의 특성을 살려 회사 옷을 대량으로 내놓고 판매를 했고, 수익금을 문화예술기부금으로 전달했다. 하지만 단순히 물건을 팔아 수익금을 기부하는 것을 넘어 ‘문화기부’인 만큼 좀 더 의미 있는 기회를 찾고 싶었던 부부는 다른 방법을 찾았고, ‘레고’를 활용한 전시를 열기로 했다.
한 대표는 “레고는 단순한 장난감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른과 아이들을 연결할 수 있는 강력한 소통의 매개체라는 점에 주목해 레고 전시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단순히 있는 돈을 기부하는 것과, 전시의 취지를 충분히 공감하고 이를 토대로 기부를 하는 건 천지 차이라고 생각한다”며 “얼마를 기부하느냐보다 얼마나 관심을 보이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참여 증가세. 하지만…
이는 예술단체와 파트너십을 이룬 기업의 문화예술 행사가 늘어난 데다, 기업의 자체 문화예술 인프라를 활용한 운영비 투입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문화예술 지원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과 참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메세나협회 관계자는 “문화예술 분야에 기업의 지원이 점차 많아진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해외 선진국의 경우와 비교해보면 아직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재단 관계자는 “기업은 보통 정기적 기부보다는 단발성·일회성 기부를 선호하는 편인데, 가령 1천만원을 한 번에 내는 것과 100만원씩 10번을 나눠서 내는 건 큰 차이가 있다”며 “문화기부는 꾸준하고 지속적인 관심이 가장 중요한 만큼, 기업 차원의 정기적인 후원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