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분량’ 감상에 효과적 해외선 인기
무대밖 커피숍·사무실등서 공연 ‘갈채’
‘관람 문턱’ 낮춰… 내일부터 인천서


15분짜리 연극 여러 편을 한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는 연극제가 28일부터 30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열린다. 올해 2회째 열리는 '15분 연극제'를 지난해 처음 기획한 극단 앤드씨어터 전윤환(29) 대표는 “딱 15분만 투자하면 연극의 재미를 제대로 느낄 기회”라며 “이번 연극제에서 많은 관객과 만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 대표가 지난해 15분 연극제를 기획한 이유는 단 하나, 자신의 고향인 인천의 관객에게 연극의 재미를 알려주고 싶어서였다. 그는 지난 2013년 인천문화재단과의 인연으로 서울에서 연출상까지 받은 작품을 무대에 자신 있게 올렸다. 하지만 한 손으로 꼽을 정도의 관객만 찾는 등 결과는 참담했다.

그는 “관객들이 연극을 어렵게만 생각하고 ‘극장’이라는 공간을 너무 특별한 장소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됐다”며 “많은 사람이 우선 극장의 문턱을 넘고 연극을 경험하도록 하는 일이 무엇보다 급하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15분 연극제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5~15분 길이의 짧은 연극이 아직은 생소하게 느껴지지만, 미국 등에선 ‘10분 연극(텐미닛플레이)’이라는 이름으로 활성화 돼 있으며 미국에만 관련 축제가 2천여 개 있을 정도라고 그는 설명했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구분하지 않고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모인다.

전 대표는 연극의 재미를 알아가는 데 짧은 시간의 연극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지난해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처음 개최한 ‘15분 연극제’였다. 그는 극장만을 고집하지 않았다. 공연장 외에도 인천아트플랫폼 내 커피숍이나 사무실 등의 장소에서 연극을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주변을 오가던 시민들이 하나둘 모여들었고 마지막 공연이 열린 공연장엔 수백 명의 관객이 꽉 들어찼다. 그는 “공연장을 가득 채운 사람들의 호기심과 놀람으로 가득했던 눈빛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끝으로 “15분이 어떤 이에게는 길고 어떤 이에게는 짧은 시간이지만 연극의 재미를 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라며 “올해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