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선언 후 매년 1~2회씩 이어져
北도발등 관계경색땐 수년간 중단
절반 80세 이상… 규모 확대 시급

역사적인 첫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 1985년 처음 성사됐다. 남북적십자대표단은 광복절인 같은 해 8월 15일 ‘남북 이산가족 고향방문 및 예술공연단’의 교환방문을 하는 데 합의했고 9월20일부터 3박4일간에 걸쳐 뜻깊은 만남이 이뤄졌다.

당시 남측 35명과 북측 30명 등 모두 65명이 92명의 가족·친지들과 기적적으로 재회했다. 이들의 만남은 방송을 통해 전국으로 알려졌고 전 국민을 눈물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이후 2차 방문단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15년이 지난 2000년 8월 15일이 돼서야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됐다. 남측 102가족 853명, 북측 101가족 319명 등 모두 1천172명이 남북을 오가며 해후의 정을 나눴다.

2005년 8월 15일 평양과 인천·수원·서울·대전·대구·광주·부산 등을 연결한 최초의 이산가족 화상 상봉도 이뤄졌다. 이후 2014년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남과 북의 헤어진 가족이 화면을 통해 만났다. 대면·화상 상봉을 통해 만날 수 있었던 남북 이산가족은 4천491가족 2만2천547명이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냉각될 때마다 이산가족 상봉은 중단됐다. 금강산을 방문했던 박왕자씨 피격사건과 대청해전,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포격 도발 등이 이어지면서 이산가족 상봉은 기약 없이 미뤄졌다. 이후 지난 2014년 2월 19차 행사 이후 지금까지 이산가족 상봉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리고 약 1년 반이 흐른 지난 25일 새벽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에서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함에 따라 추석 이후에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될 전망이다.

대한적십자사는 북측과 9월 초 적십자 실무회담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북이 실무회담 내용에 합의하면 대한적십자 측은 상봉 대상자 선정 작업에 들어간다. 외부인사 포함 7명으로 구성된 이산가족상봉대상자 인선위원회는 신청자 중 고령자와 직계가족에게 가중치를 주고 컴퓨터 추첨을 통해 상봉 후보자 500명을 선정한다.

이후 상봉 의사 확인 절차를 거쳐 후보자를 250명으로 줄인 뒤 북측과 생사확인의뢰서를 주고 받는다. 다음 건강검진을 받은 뒤 북측으로부터 생사확인회보서가 도착하면 후보자 중에서 최종명단을 확정, 명단을 교환한다.

그동안 대부분 100가족 안팎의 상봉자가 선정됐던 것을 고려해볼 때 이번 상봉도 100명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산가족 상봉신청자 12만9천698명 중 생존자는 6만6천292명으로 이중 90세 이상이 11.9%, 80대는 42.4%로 80대 이상 상봉신청자가 과반수다. 여기에 70대 신청자 27.3%까지 더하면 전체 생존 이산가족의 81.6%가 70대 이상이다.

한국인 평균 기대수명은 2013년 기준 81.9세 밖에 되지 않고, 더구나 현재 80세 생존자의 경우 기대여명(앞으로 생존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은 9.5년에 불과하다. 앞으로 10년 이내 이산가족 생존자의 절반이 사망한다는 얘기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이산가족 상봉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이고 강력한 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이산가족의 한을 풀기 위해선 상봉의 상시화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조영상기자donal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