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자·원코스 고속주행 매순간 짜릿한 쾌감
참가자들 5시간 넘는 강행군에도 “더 타고 싶어”
자동차를 ‘스포츠’로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달 9일 화성시 오토시티에서 열린 SH컴퍼니 주관 ‘드라이빙 스쿨’ 교육 현장. 급제동과 급가속·급회전 등 ‘운전하는 묘미’에 빠진 20여 명이 교육을 받고 있었다. 이곳은 일반 운전자들이 운전을 더 ‘잘’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는 곳이다.
교육 참가자들은 일반 도로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슬라럼(S자 구간), 8자 주행, 원 선회 등의 코스를 돌면서 운전 교육을 받는다.
특히 주어진 상황 속에서 차량의 능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면서도 안전하게 운전하는 방법을 배운다. 드라이빙 스쿨에 참여한 이들은 이유가 명확했다. 운전이 재밌고, 더 재밌게 운전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교육 참가자들은 자기 차량의 능력치를 시험하기도 하고, 자신의 운전 능력을 확인하기도 했다.
■ 드라이빙 매력에 빠지다
이날 교육은 3개 조로 나뉘어 진행됐다. 7명 정도의 참가자가 한 조에 배치됐다. 참가자들은 강사에게 각 코스와 교육 내용 등에 관해 설명을 듣고 각자의 차량에 탑승했다. 차량 탑승 뒤엔 무전기로 교육이 이뤄졌다. 기자도 교육과정에 직접 참가했다.
첫 번째 코스는 슬라럼. 일정 간격으로 세워져 있는 붉은색 라바콘을 S자 모양으로 주행하며 피하는 코스였다. 속도도 느리고, 통과하기에도 수월했던 연습 주행. 이 코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할까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 생각은 몇 분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연습 주행 후 시속 20~30㎞의 속도로 코스에 진입하라는 무전 통보를 따르자, 차체는 라바콘을 피할 때마다 좌우로 기울기 시작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고 주행해야 했다. 긴장감과 스릴을 느낄 수 있었다.
두 차례 더 코스를 진행하자, “진입 속도를 시속 50㎞ 이상으로 올리라”는 강사의 무전이 들렸다. 긴장감이 커졌다. 강사의 지시대로 하니 1초 남짓한 시간 동안 좌회전과 우회전을 반복해야 했다. 차체는 물론, 몸도 좌우로 크게 요동쳤다. 발밑에서는 ‘끼이익’ 하는 타이어 마찰음이 들렸다.

여기에 더 작은 원으로 옮기라는 강사의 지시에 핸들을 안쪽으로 꺾었더니, 차량이 기우뚱하면서 타이어 마찰음이 크게 났다. 강사는 무전을 통해 “원을 달리고 있을 때 핸들만 꺾으면 방향 전환이 쉽지 않다. 액셀러레이터 페달에서 발을 떼고, 핸들을 돌리는 것이 훨씬 부드럽게 방향을 틀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을 기르기 위해 강사가 예고없이 주행 중인 차량 앞으로 라버콘을 던지고 이를 피하는 교육도 진행됐다. 강사는 “운전 중 돌발 상황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며 “교육이지만 사랑하는 가족을 지킨다는 생각으로 운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운전대를 잡은 지 5년이 넘었고, 거의 매일 운전을 하고 있지만 이처럼 차량을 거칠게 운전한 적은 없었다. 처음엔 차량이 흔들릴 때마다 ‘이렇게 해도 괜찮은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교육이 진행될수록 ‘더 잘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각각의 상황에서 내 차가 어떤 반응을 나타내는지 알고, 또 더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는 기술을 배우는 것은 분명 유쾌한 경험이었다.
■ 모터스포츠에 빠진 이들
교육 참가자들은 모두 남성이었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교육은 오후 5시가 넘어서야 마무리됐다. 점심시간과 휴식 시간을 제외하더라도 5시간 이상을 운전해야 하는 힘든 과정이다. 그런데 이들의 얼굴은 피곤한 기색은커녕, 생기가 넘쳤다.
김민중(29) 씨는 “운전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운전기술을 더 배우고 싶어서 참여하게 됐다”며 “내 차가 갖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여러 코스를 돌며 기술을 배워보니 더 많이 배우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자동차를 활용한 교육이나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아내와 함께 참여한 변지현(31) 씨는 “우리나라는 모터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충분하지 않아 아쉽다”며 “이곳은 자신의 차를 이용해 교육받을 수 있는 점이 좋고, 가족들이 함께 탈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했다.
옥빈(39) 씨는 “교육을 받고 나니 내 차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게 됐고, 차량을 더욱 안전하게 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앞으로는 자동차를 매개로 함께 어울리는 모임 등에도 참여해 보고 싶다”고 했다.

■ 최우선은 안전
이날 드라이빙 스쿨 교육은 초급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강사들은 가장 기본이 되는 핸들 쥐는 법부터 가르치며 교육과정 내내 ‘안전’을 강조했다.
한 강사는 “핸들을 한 손으로 잡고 운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엔 반응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며 “핸들을 쥐는 법은 운전의 가장 기초고, 이것만 제대로 배워도 안전하게 운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교육 참가자들은 운전기술과 함께 차량이 전복됐을 때 탈출하는 방법도 배운다. ‘비상탈출’은 차량 전복과 같은 상황으로 설정된 장비를 활용했다.
이번 교육을 총괄한 장순호 감독은 “무엇보다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핸들 쥐는 법 등이 교육과정에 포함된 것”이라며 “운전을 더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법을 알기 위해서 교육장을 찾는 분들도 많다”고 했다.
이어 “과거보다 차량의 안전성이 좋아졌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운전자다. 우리는 운전자가 안전하면서도 빠르게 주행할 수 있는 방법을 교육한다”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