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개월 ‘창작활동’ 감동 일깨워
온라인모임서 시작한 기타마을
수년째 꾸준한 활동·공연봉사도
청중 찾아 다니는 i-신포니에타
관객-연주자 ‘공감대 찾기’ 노력
동호회등 인프라 잘갖춰진 분당
악기 판매·수리 전국에서 발길
다양한 환경 속에서 다양한 행위를 통한 ‘음악하기’는 가을을 맞아 더욱 도드라진다. 일상과 직장에서 동호회 활동을 통해 악기를 접하고 있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와 함께 한류 스타들의 K-팝 선율에 열광하면서 ‘음악하기’에 참여할 사람들을 위해 11~13일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릴 ‘2015 더 케이 페스티벌’ 무대까지 들여다 본다.
# 인천문화재단 시민창작뮤지컬 인천 왈츠
“나와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사람들, 특별한 장기가 없는 사람들, 평범한 직장을 다니며 퇴근 후 스트레스를 풀러 맥주 한 잔 하는 그런 사람들이 인천왈츠의 주인공입니다.”
지난 7월 인천문화재단은 2015 시민창작 뮤지컬 인천왈츠의 참가자를 공개 모집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공모를 통해 기획제작팀 4명과 연기팀 35명, 연주팀 15명 등 50여명의 시민이 선발됐다.
올해 인천왈츠는 참가자들의 자기소개서 속 이야기를 바탕으로 1차 시놉시스를 구성한 후 오리엔테이션 워크숍에서 즉흥극을 통해 결정됐다.
‘인천의 꿈 - 점심(點心)’이라는 타이틀에 과거, 현재, 미래의 꿈에 관한 이야기이며 어디에 마음을 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과 고민이 담겼다. 동시대 사람들의 꿈과 인천의 역사를 함께 이야기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달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워크숍과 공연 연습을 진행하고 있는 올해 인천왈츠는 오는 11월 7일과 8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연출과 극작을 맡은 이재상 극단 미르(MIR) 레퍼토리 대표를 비롯해 지역의 전문가들이 연기와 노래 지도를 맡았다.
지난 5일에는 1차 동선으로 장면 만들기, 안무 등이 시작됐다. 이달 안에 웬만한 요소들은 마무리 될 예정이며, 10월 한 달간 총연습을 거쳐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문화예술의 향유자에서 창조자로 거듭나기 위해 시민이 스스로 만들고 함께 나누는 사업의 일환으로 2010년 시작된 인천왈츠는 해마다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관객의 호응도 좋다. 이유는 무얼까.
유명한 배우가 나오는 공연은 아니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평범한 이야기를 하는 ‘음악하기’가 인천왈츠의 본질이며, 그 본질이 감동을 일으키기 때문일 것이다. 눈길을 확 잡아끄는 무언가는 없지만,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준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문화재단 관계자는 “나와 내 친구, 부모, 형제자매, 주변 이웃이 만든 공연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 인천통기타마을
1회성 프로젝트가 아닌 수년째 지속적으로 ‘음악하기’를 이어오고 있는 인천통기타마을의 연습회장을 지난 7일 찾았다. 인천통기타마을은 매주 월요일 인천 도화동의 쑥골어린이도서관 2층에서 2시간 동안 연습한다. 참여 인원은 매주 달라지지만 30명 내외로 참석한다. 회원들의 연령은 40~60대이다.
연습 일정은 교육국장의 지시에 맞춰 1시간 정도 합주를 하고, 20분 정도 간식을 먹으며 환담을 나눈 후 나머지 시간은 개인적으로 연습하는 형태이다. 회원들은 “통기타 선율에 맞춰 함께 노래를 부르면 1주일간 쌓였던 스트레스가 모두 해소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노익장을 과시하면서 모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60세 이상 회원 7명으로 구성된 ‘노(老)노(No)클럽’ 회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인천통기타마을 권혁태 회장은 “3년 전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온라인 카페를 기반으로 인천통기타마을이 구성됐다”면서 “과거 학생 때 기타를 쳤다가 모임에 가입하면서 다시 기타를 잡았는데, 기타로 모두가 어우러지는 것이 너무 기분 좋다”고 말했다.
인천통기타마을은 각종 문화행사 무대에 오르고, 양로원이나 각종 재활시설 등에서 봉사 공연도 펴고 있다.
권 회장은 “전문 연주자들은 아니지만 수많은 공연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 것 같다”면서 “서로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통기타의 장점을 앞세워 ‘음악하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실내악 앙상블 i-신포니에타
전문 연주단체이지만, 일반인들과 함께 ‘음악하기’를 하며 인천지역의 음악문화를 살찌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단체도 있다.
인천의 i를 단체명으로 내세운 실내악 앙상블 i-신포니에타는 ‘박물관으로 떠나는 음악여행’이라는 테마로 2006년 10회, 2007년 20회 공연을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열며 시민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박물관으로 떠나는 음악여행’은 시립박물관의 공연 브랜드로 자리 잡았으며, 지역과 서울 등에서 활동하는 많은 공연 단체들이 현재에도 테마 아래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i-신포니에타의 ‘박물관으로 떠나는 음악여행’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주된 요인은 가족 단위 공연을 지향하면서 보다 많은 이들의 ‘음악하기’를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어린이 대상 음악회도 자주 가짐으로써 미래의 청중을 만들어냈고, 학교를 비롯해 각종 공간의 찾아가는 음악회를 통해 보다 가까이서 청중을 만났다.
이들은 청중을 만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청중을 자신들의 무대에 올리는 데에도 적극적이었다. 듣는 ‘음악하기’에서 연주하는 ‘음악하기’로 이끌어내 연주자와 청중 간에 보다 많은 접점을 만들어낸 것이다.
지역 학교를 찾아 연주회를 갖는 ‘i씬+음악으로 얘기하자’가 대표적이다. 이 시리즈에선 i-신포니에타의 연주에 이어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숨겨진 재능을 뽐내는 형태로 진행된다. 노래에 재능을 보인 한 학생은 i-신포니에타의 상주 공연 공간인 콘서트하우스 현에서 청중을 대상으로 노래를 부르는 경험도 할 수 있었다.
조화현 i-신포니에타 단장은 “공연을 기획하면서 내가 청중이라고 생각해 본다”면서 “청중과 함께하는 공연을 시리즈로 열면서 매 공연 때마다 참석해 주시던 시민을 비롯해 어린 시절 ‘박물관으로 떠나는 음악여행’ 때 인연을 맺은 어린이 청중이 수년 후 우리 공연에 찾아와 주신 점 등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 성남 동신악기
이밖에 성남시 분당구의 동신악기는 20여년 동안 한 곳에서 ‘음악하기’를 지원하고 있는 걸로 유명하다.
통기타 부터 클래식 기타, 전자 기타 등 여러 기타류와 다양한 현악기와 관악기, 타악기, 건반악기 등 모든 악기를 만날 수 있다. 또한, 판매 공간과 수리하는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어서 악기를 구입하고, 이미 구입한 악기의 수명을 늘리려는 사람들이 전국 각지에서 찾는 곳이다.
음악 동호회를 통한 ‘음악하기’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분당 지역의 특성과도 어우러지며 동신악기의 입지는 오랜 역사와 함께 더욱 다져지고 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