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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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클럽 버텀라인, 7월 ‘2024 버텀라인 뮤직 웨이브’ [인천문화산책]
인천의 오래된 재즈클럽 '버텀라인' 7월 공연 소식을 전합니다. 버텀라인은 인천시 공연 공간 지원 사업에 선정돼 7~8월 금요일 공연은 관람료가 무료라고 합니다. 바로 '2024 버텀라인 뮤직 웨이브'. 일부 토요일 공연도 무료 입장입니다. 5일 오후 8시 재즈를 유랑하며 집시 음악과 재즈를 엮어 들려주는 '루 집시 카페'(Rue Gypsy Cafe)가 공연합니다. 피아노 최윤미, 베이스 김종혁, 기타 이현종, 색소폰 유명한이 팀을 이뤘습니다. 무료 입장. 6일 오후 7시 30분 공연은 블루스, 록, 재즈를 한국적 정서로 풀어내는 '자꾸다이빙'입니다. 보컬 육선영, 기타 안상준, 피아노 이희연, 베이스 오원석, 드럼 곽지웅으로 구성됐습니다. 지난해 12월 첫 디지털 싱글 '아주 작은 우리들'을 발매하고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팀이죠. 첫 EP 앨범 발매도 앞두고 있다고 하네요. 관람료는 2만원. 베이시스트 김호철이 이끄는 모던한 스타일의 재즈 밴드 '유기농밴드'는 12일 오후 8시 연주합니다. 재즈의 다양한 매력인 즉흥 연주, 다이내믹한 인터플레이 등을 유감없이 보여준다고 하네요. 오리지널 곡뿐 아니라 스탠더드 재즈, 브라질리언, 팝 등을 편곡해 들려줄 예정입니다. 색소폰 한승민, 기타 김수우, 드럼 이도헌, 베이스 김호철로 구성된 밴드입니다. 무료 입장. 재즈의 여러 장르 가운데 하드밥 사운드를 주로 연주하는 지역의 젊은 밴드 'Naked Breath'의 공연은 13일 오후 7시 30분입니다. 트럼펫 김지훈, 색소폰 김주현, 피아노 김수민, 베이스 박지원, 드럼 김치호가 모여 짙은 매력의 하드밥을 펼칩니다. 입장료는 1만5천원. 19일 오후 8시 공연은 인천 신포동 토박이 재즈 피아니스트 송석철이 이끄는 훵키 재즈 밴드 '신포동 funky brothers'입니다. 대중적인 팝, 가요, 오리지널 훵키 곡을 연주자들의 개성 있는 편곡과 그루브로 들려줍니다. 무료 입장. 매력적인 재즈 싱어 유효림과 기타리스트 김주엽이 만든 블루스 훵키 밴드 '유효림&김주엽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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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실내가 최고… 6월 인천 전시 둘러볼까요 [인천문화산책]
이른 무더위가 찾아왔습니다. 인천 곳곳에서 미술 전시가 활발하게 열리고 있는데요. 전시 투어로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는 건 어떨까요. 6월 인천에서 열리는 주목할 만한 전시들을 소개합니다. ■ 갤러리 예새, '제14회 아라회 회원전' 인천 작가를 중심으로 전국의 중견 화가들이 뭉친 '아라회'가 오는 23일까지 갤러리 예새(인천시 남동구 문화로 97)에서 '제14회 아라회 회원전'을 개최합니다. 아라회(회장·권정순)는 2008년 5월 인천 미술계의 원로 작가인 노희정 한국미술협회 고문이 창립한 단체입니다. '아라'는 큰 바다라는 뜻의 우리말로, 서해 바다를 품고 있는 인천을 중심으로 전시를 추구한다는 의미로 지은 이름입니다. 14회째를 맞은 올해 회원전은 서울과 인천에서 연이어 열렸습니다. 서울 전시는 지난 5월 18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서울 충정각 갤러리에서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인천 전시는 아라회 회원 작가 26명의 작품 30점을 선보입니다. ■ 갤러리 벨라, 전화순 개인전 'Memory of Dream' 인천 개항장 거리에 있는 갤러리 벨라(인천시 중구 신포로 23번길 66)에서는 전화순 개인전 'Memory of Dream'이 오는 24일까지 개최됩니다. 전화순 작가는 꿈을 주제로 삶의 긍정적 태도를 추상적이면서 감성적으로 표현합니다. 작가는 일상에서 겪는 반복과 미묘한 변화들을 통해 우리가 조금씩 성장해가는 과정을 탐색하며, 이를 통해 발견한 미의식에 대한 성찰을 기반으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혼합재료를 섞어 두터운 질감을 형성한 후 도구를 사용해 일정한 간격으로 반복과 변화를 확장합니다. 또 작가는 쓰임을 다한 국악기 등을 활용해 새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도 합니다. 이러한 작업은 독특한 질감과 깊이를 더하네요. ■ 배다리 잇다스페이스, 이정용展 'Surface of the Senses' 점토 사진일까, 그림일까. 컬러 점토를 소재로 형태를 만든 후 그것을 보고 회화로 옮기는 작업을 하는 이정용 작가의 개인전 'Surface of the Sen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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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학도의용대 군가 한 자락… 음반으로 들어본다 [인천문화산책]
한국전쟁이 한창인 1950년 12월18일 인천 축현국민학교(현 중구 인천시학생교육문화회관) 운동장에 10대 청소년이던 학생들이 모여 자원입대를 위한 학도의용대 출정식을 가졌습니다. 이들이 20여 일 동안 부산으로 행군하며 부른 군가 '인천학도의용대가'가 현재까지 전해집니다. 상상해볼까요.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더 나아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인천 학생들의 마음은 어땠을지. 인천에서 한국전쟁을 상징하는 인물은 단연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자유공원 동상으로 우뚝 서 있는 더글라스 맥아더 유엔군 총사령관입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고향과 터전을 지키고자 전장에서 한 줄기 꽃이 된 인천학도의용대의 젊은 넋을 진정한 전쟁 영웅으로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때 그 당시 이들의 마음을 가늠하고, 이들의 존재를 알리는 음악이 복원됐습니다. 인천의 역사와 관련한 옛 음악을 발굴·연구하고 연주하는 단체 '인천 콘서트 챔버'가 되살린 군가 '인천학도의용대가'입니다. 우선 '인천학도의용대가'의 가사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정열과 용맹은 학도의 보배 / 이 나라의 흥망은 우리의 생명 / 이 몸을 다 바치어 나라가 흥한다면 / 우리 학도의용대 죽음으로써 / 아아 웃으며 꽃이 되리라" (이상 1절 가사) “임전무퇴 교우이신 화랑도 정신 / 거룩하신 10용사 뒤를 받들어 / 백두산 하늘 높이 태극기 휘날릴 때 / 우리 학도의용대 보람 있으리 / 아아 웃으며 꽃이 되리라" (이상 2절 가사) 군가답게 씩씩한 기상과 애국심이 충만하고, 전의가 넘치며, 결연한 태도가 돋보입니다. 죽음을 불사한다는 의미의 '화랑도 정신' 그리고 '웃으며 꽃이 되리라'라는 대목에선 학도의용대의 숭고한 희생에 대한 안타까움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인천학도의용대가'는 이기관, 염상건, 김영택 작사로 알려졌습니다. 장중한 행진곡풍의 선율로 학도병의 용맹함을 표현합니다. 인천 콘서트 챔버는 '인천학도의용대가'를 두 가지 형식으로 노래를 복원해 음반에 수록했습니다. 1번 트랙은 소프라노와 바리톤의 2중창 버전이고, 2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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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부평, 이번엔 록 음악을 기록한다…토크 콘서트 ‘ROCK WILL NEVER DIE’ 개최 [인천문화산책]
지난달 인천문화예술회관을 뜨겁게 달궜던 1980~1990년대 인천 록밴드들의 릴레이 콘서트 '더씬 2024'(THE SCENE 2024)에 이어 또다시 규모 있는 록 콘서트가 찾아옵니다. 인천 부평구문화재단은 오는 22일 오후 4시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토크 콘서트 '2024 도시, 음악을 기록하다'를 개최합니다. 공연의 부제는 'ROCK WILL NEVER DIE'(록은 죽지 않는다)입니다. 문화도시부평 조성 사업의 하나로 추진하는 공연입니다. 부평구문화재단은 지난 2022년 1950~1960년대 한국 대중음악의 한 뿌리인 애스컴시티(부평 미군기지)의 음악을 시작으로 지난해 1970~1980년대 포크 음악을 중심으로 부평의 음악 이야기를 들려준 콘서트를 진행했습니다. 올해는 1980년대 후반~1990년대를 주름잡았던 록 이야기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공연은 지역 뮤지션 제작 지원 사업으로 선정된 관록의 밴드 'PNS'와 2021년 JTBC 음악 프로그램 '슈퍼밴드2' 우승에 빛나는 글램 메탈 밴드 '크랙샷' 그리고 한국의 대표 펑크록 밴드 '노브레인'이 출연합니다. 에너지 넘치는 무대가 될 것 같네요. 공연에선 김학선 음악평론가가 인천과 부평의 록 음악 이야기도 관객에게 들려줍니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부평구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1인 2장까지 입장권을 예매할 수 있습니다. 부평구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 관계자는 “부평의 음악 자원을 공연으로 기록하고자 마련한 콘서트"라며 “음악 이야기와 시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를 통해 부평의 음악적 깊이를 공유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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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공간주안 ‘예술영화 비평학교’ 참가자 모집 & 6월 3주차 상영작 [인천문화산책]
인천 미추홀구의 다양성·예술영화관 '영화공간주안'이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예술영화 비평학교'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영화잡지 '씨네21' 편집장인 송경원 영화평론가가 강사로 나섭니다. 예술영화 비평학교는 영화에 대한 소양과 지식을 공부하고, 직접 영화 평론을 써보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인천의 씨네필들이 주목하겠네요. 강의는 7월 6일과 7일, 13일과 14일 모두 4차례에 걸쳐 진행합니다. 강의 시간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이며 참가비는 무료입니다. 영화공간주안은 이달 30일까지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홈페이지에서 참가 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후 이메일(cinespacejuan@daum.net)로 신청하면 됩니다. 영화공간주안 6월 3주차 상영작은 시대의 상징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을 다룬 다큐멘터리 '퀸 엘리자베스'와 야생동물의 성지를 만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 '생츄어리'입니다. 이들 영화는 오는 13일부터 상영합니다. 인생영화 프로그램으로 조나단 글래이저 감독이 10년 만에 내놓은 장편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입니다. ■ 제34회 인생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 영화공간주안이 매달 한 편의 다양성 예술영화를 선정해 관람한 후 영화를 매개로 인생에 대한 다양한 가치관과 시선을 공유·토론하는 인생영화, 이번 달 상영작은 '존 오브 인터레스트'입니다. 영화는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총지휘관 루돌프 회스 부부의 수용소 담장 밖, 꽃으로 만발한 그림 같은 일상을 담습니다. 각종 꽃이 저마다의 색을 뽐내며 만개한 정원과 그곳을 누비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이처럼 빈틈없이 아름답게 가꿔진 회스 가족의 일상은 역사상 가장 잔혹한 행위가 벌어졌던 장소라는 사실로 관객에게 소름 끼치는 공포를 선사합니다. 인생영화 프로그램은 오는 22일 오후 2시 영화공간주안 3관에서 진행됩니다. ■ 시대의 아이콘, 엘리자베스 70년의 초상 영화 '퀸 엘리자베스'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기념비적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입니다. 영국을 대표하는 로맨스 영화 '노팅 힐'로 잘 알려진 로저 미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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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공주가 인천에 온 이유, 변두리와 중심 어딘가의 이곳 [인천문화산책]
2014년 개봉한 이수진 감독의 영화 '한공주'가 다시 조명되고 있습니다. 2004년 고교생 수십 명이 여중생 1명을 1년에 걸쳐 성폭행한 '밀양 집단 성폭력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죠. 이 영화가 다시 화제를 모은 건 최근 '사이버 렉카'라 불리는 유튜버들의 '사적 제재'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한 2차 피해도 우려됩니다. 물론 사적 제재 논란의 이면에는 당시 가해자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있었다는 지적도 나오기도 합니다.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 사회에서 잊히지 않는 참혹한 사건이었음은 분명합니다. 영화 '한공주'는 사건 이후에 대한 상상입니다. 영화의 주요 배경은 인천, 정확히는 대표적 구도심인 동인천 일대입니다. 이 영화로 제35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천우희가 주인공 한공주 역할을 맡았습니다. 지방 소도시에 살던 공주는 그 끔찍한 사건을 겪은 후 교장이 서울의 한 학교로 전학을 보내려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다시 인천에 있는 여자고등학교로 옮깁니다. 공주가 새 학교를 다니며 머무는 동네가 동인천입니다. 영화는 담담하게 공주의 표정을 따라 흐르기 때문에 그 배경이 인천인지 확인하기 쉽진 않지만, 차창 밖으로 던져지는 공주의 시선에서 구도심인 동인천 특유의 정취가 느껴집니다. 낡았으나 온정이 남아있는, 그래서 공주가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 동네가 되죠. 그러나 세상은 공주의 상처를 보듬기엔 너무 냉정하고 각박하며 무관심합니다. 천우희는 지난 5일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한공주'에 대해 “정말 제작비 없이 모든 분이 마음을 모아서 촬영한 작품"이라며 “조금 어려운 이야기에 대중들이 귀를 기울여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은 있었지만, 우리의 이야기가 분명 의미 있을 거라는 확신은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한공주'는 인천시영상위원회 제작지원작으로 선정돼 2012년 인천 일대에서 촬영됐습니다. 이수진 감독은 영화 개봉 즈음인 2014년 4월 영화 주간지 '씨네21'과 가진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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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징검다리 연휴, 인천 공연 즐기러 가자 [인천문화산책]
6일 현충일부터 '징검다리 연휴'가 시작됩니다. 독자 여러분, 현충일의 의미를 되새기면서도 휴일의 여유를 갖는 한 주를 보내길 바랍니다. 연휴 동안 인천 곳곳에서 크고 작은 공연들이 열리네요. 가 볼만한 공연들을 소개합니다. ■배다리 예술살롱 '얘들아 음악은 재미있는거래' 인천의 실내악단 i-신포니에타는 오는 7일 오전 9시 40분부터 인천 동구 창영초등학교에서 '얘들아 음악은 재미있는거래'라는 제목의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개최합니다. 제목처럼 창영초 학생과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이고요. 지역 주민도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다고 합니다. i-신포니에타는 모차르트 '작은별' 등 아이들의 귀에 익은 클래식, 우리 가곡, 뮤지컬 넘버, 동요 등을 연주합니다. 공연 중 (주)우쭈의 김종세 대표가 직접 우쭈쭈 캐릭터 인형 탈과 포토존을 마련해 학생들과 함께한다고 하니, 아이들에겐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또 이번 음악회에선 HTP 그림검사와 LMT 미술 치유 프로그램, 초상화·캐리커처 그리기 등 다양한 부대 행사를 마련한다고 합니다. 음악회는 i-신포니에타에서 추진하는 2024년 배다리 공공예술프로젝트 '배다리 예술살롱'의 일환입니다. 음악과 함께 배다리 골목을 거닐어보면 좋겠네요. ■인천도호부관아, 가족과 함께하는 '달빛음악회' 인천시와 가천문화재단은 8일 오후 3시부터 미추홀구 문학동 인천도호부관아(재현시설물)에서 '달빛음악회'를 엽니다. 전통놀이 체험과 음악회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행사입니다. 오후 3시부터 시작하는 사전 행사에서는 오각등과 풍경 만들기 등 전통 공예 체험, 활쏘기와 투호놀이 등 가족 단위 전통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오후 7시 본 공연에서는 아카펠라, 성악,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실력파 음악가들이 멋진 연주를 선보입니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마술공연도 이어집니다. 체험 프로그램과 공연 관람은 사전 신청 없이 참여할 수 있으며 무료입니다.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행사네요. ■인천문화예술회관 가족오페라 '흥부와 놀부' 인천문화예술회관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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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화산책]도든아트하우스, 임재광 초대전 ‘개입하기’ 개최
인천 중구 개항장 거리에 있는 갤러리 도든아트하우스에서 임재광 전 공주대학교 교수 초대전 '개입하기'가 열리고 있습니다. 임재광 작가의 작업은 '발견' '수집' '개입'으로 진행됩니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물에서 조형적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수집하는 것이 1차적 미술 행위라고 합니다. 작가는 그 사물에 회화적으로 개입해 작품으로 전환하는 것이 2차적 미술 행위입니다. 결국 개입을 통한 작가의 창작 행위라고 할 수 있겠죠. 작품에 쓰인 사물들은 주로 민속품 경매장에서 구했다고 하네요. 오래전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졌고 실생활에서 쓰던 물건들이었는데, 시대가 바뀌어 쓰임새가 없어져 버린 것들입니다. 이 물건들에는 사용한 사람과 흘러간 시간의 흔적이 담겨 있습니다. 반면 여기에 입힌 색면 추상은 몰개성적이고 기계적이며 원색적인 현대의 문명적 채색입니다.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세월의 손때가 묻은 오브제와 몰개성적이고 기계적인 화려한 색채가 대비돼 예기치 않은 시각적 충돌이 발생합니다. 임재광 작가에게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의 대비는 시간과 역사의 층위에서 이뤄지는 작업의 결과물입니다. 작가는 발견자이며 수집가이고 참여자인 셈이죠. 작가는 “내가 소극적으로 개입한다 해도 실질적으론 모든 과정을 지배한다. 결국 나의 의지에 의해 발현되는 이미지의 생산자이기도 하다. 나는 이러한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미술 행위의 다양한 가능성을 탐구한다"고 설명합니다. 작가는 공주대 사범대학과 동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롱아일랜드 대학원을 졸업(MFA)했습니다. 월간 '미술세계' 미술평론상을 수상한 평론가이기도 합니다. 개인전 25회를 열었고, 공주대 교수에서 정년퇴직한 후 작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20일까지입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