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예술의 일상

  • 인천국제공항 작가의 방 프로젝트 [경기도, 예술의 일상·(4·끝)]

    인천국제공항 작가의 방 프로젝트 [경기도, 예술의 일상·(4·끝)] 지면기사

    승객을 관람객으로… 공항에 착륙한 공공예술 경기문화재단·인천공항공사 공공예술 협력김소산 '궁중잔치' 김용관 'Clouds…' 이어세번째 전시 김신아 '개체의 본능' 시선집중안전한 작품들, 사진 찍으며 자유롭게 감상여행을 가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찾았다. 제1여객터미널 4층에는 한국문화거리가 조성돼 있는데, 식당을 가기 위해 들른 곳에서 멋진 장소를 발견했다. '작가의 방'이었다.화이트 큐브 안의 전시가 아닌, 벽이 없는 한 공간을 작가만의 세계로 구현해낸 프로젝트는 잠깐의 시간에도 그 개성과 매력을 충분히 보여줬다. 어쩐지 특별해 보이는 이 프로젝트는 경기문화재단과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공공예술 협력사업으로 이뤄졌다.이름이 붙여진 공간 또는 장소는 인간의 개입으로 목적과 의미를 가진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의 방 프로젝트는 공항이라는 고유 기능을 변화하는 것이라기 보다 예술을 통해 심미적 기능을 확장하는 데 목적이 있다. 공항 안의 독립된 공간에서 작품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려는 시도는 '공간회화'라는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냈다. 즉, 작가의 방은 일반적인 회화나 설치 작업으로 단정지어 말할 수 없는 혼재와 연결의 결과물이다. 또 이름에서 알 수 있는 작가만이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작가의 방 프로젝트는 현재 세 번째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김소산 작가의 '궁중잔치', 12월 김용관 작가의 'Clouds Spectrum'에 이은 이번 김신아 작가의 '개체의 본능(The instinct of an individual)'은 공항이라는 장소가 가지는 유기적 관계의 확장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작가의 세계관은 십장생이 나타내는 유토피아와 그 틈에 자리잡은 진균류(버섯 등)가 있다. 천장과 한쪽 벽에 붙여진 거울들로 무한한 공간감을 주는 가운데 우리 눈의 홍채처럼 선들이 뻗어있는 방 안에 매달린 작품은 자신들의 신호와 언어를 바탕으로 유기적으로 이어지고 뻗어나가는 진균류의 세상을 담고 있다. 바깥쪽에 설치된 의자는 작가의 세계관을 듣고 쓰여진 최지인의 시

  • 화성 무봉산 산림체험교육관 'MoF' [경기도, 예술의 일상·(3)]

    화성 무봉산 산림체험교육관 'MoF' [경기도, 예술의 일상·(3)] 지면기사

    새싹에서 숲으로… '자연스러운' 시간의 압축 미디어아트 전용 문화예술복합공간 꾸며식물군집 천이과정 스토리텔링 형식으로움직임 반응하는 반딧불이, 환상적 연출바람 통로 특성 살린 외벽에 키네틱아트 소나무, 굴참나무, 상수리나무. 도심 가까운 곳에서 자연이 선사하는 쉼을 즐길 수 있는 화성 무봉산 자연휴양림에는 산림자원체험교육관이 있다. 피크닉장, 야영장, 숲속의 집 등 사이로 휴양림 입구 쪽에 위치한 교육관은 시민들을 위해 열어놓았다. 미디어아트 전용 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꾸며진 이곳은 무봉산 산림 자원과 관련한 여러 콘텐츠를 제공하며 특별함을 더한다.산림자원체험교육관 내부는 천이의 과정을 스토리텔링해서 만들어졌다. 천이(遷移)는 같은 장소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행되는 식물군집의 변화를 말한다. 작은 씨앗에서 출발해 새싹이 트고 든든한 나무가 되어 울창한 숲을 이루는 과정이 이곳에서 펼쳐진다.어두운 공간을 총총한 별처럼 빛내는 것은 생명을 품은 씨앗이다. 숲속에 날아든 씨앗은 새로운 시작을 기다린다. 천장에서부터 길게 드리워진 빛나는 불빛은 아름다운 공간을 연출해내는데,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이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기에 좋은 장소이다.땅에 떨어진 씨앗은 어딘가에서 생명을 피워낼 준비를 한다. 그리고 우리의 발아래 땅에서 어느덧 자라나 이곳저곳을 채운다. 이러한 모습을 표현하듯 초록 식물로 가득 찬 작은 터널을 지나가면 곧 인터렉티브 콘텐츠가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사람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이곳은 내가 밟는 곳마다 반딧불이의 빛이 모였다 흩어지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숲에 동물들이 앉아 있는 화면이 벽 한가득 채운다. 동물들을 손으로 직접 터치하면 이내 숲 속을 껑충 뛰어다닌다.변화를 다룬 마지막 구역은 건물 내 중앙에 자리한다. 실내용 풀 모니터의 배경은 사계절 동안 각양각색의 모습과 색을 입는 나무와 산의 영상들로 이어진다. 전시장의 QR 코드를 찍어 문제를 풀고 사진을 찍어서 올리면 화면 속 아름드리 나무에 열매처럼 나타난다. 모니터 앞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공

  • 시흥 오이도 문화복합공간 '오아시스' [경기도, 예술의 일상·(2)]

    시흥 오이도 문화복합공간 '오아시스' [경기도, 예술의 일상·(2)] 지면기사

    쉼 '선사'… 키 돌린 나이 든 배 한 척 해양경비정이던 퇴역함선 변신 프로젝트바다와 맞닿아 '노을·갯벌 감상' 최적화한혜진 'Drawing. H'展도 내달 3일까지길이 47.75m, 폭 7.1m, 높이 3.8m. 시흥 오이도에는 해양경비정으로 사용된 '퇴역함선'이 있었다. 흔히 오이도 하면 떠올리는 빨간 등대가 있는 방조제를 따라 쭉 가다보면 보이는 이 함선은 2012년 처음 설치됐다. 당초 시흥시는 이곳을 오이도 선사유적을 이용한 전시공간으로 구성해 운영하다, 2018년 오이도박물관과 선사유적공원이 만들어지면서 기능의 중복, 시설의 노후화로 그 기능을 중단하게 됐다. 함선은 방치됐다. 이곳 주변의 상인과 주민들의 요구들이 이어졌다. 퇴역함선을 문화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는 그렇게 시작됐다.함선의 모습을 획기적으로 바꾼 것은 프로젝트의 가장 큰 핵심이자 어려운 도전이었다. 밀폐된 외벽으로는 문화공간으로 사용되기가 힘들었기에 과감하게 배의 몸통 부분을 뚫은 것이다. 안전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 선실의 무게를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잘라내는 것이 관건이었다. 그렇게 구조적으로 새롭게 태어난 함선은 그 너머의 바다를 고스란히 담을 수 있게 됐다.바다와 맞닿은 오아시스의 바깥쪽은 노을을 보기에 특히 좋은 핫플레이스이다. 배에서 바라보는 넓은 갯벌은 오이도 특유의 풍경을 선사한다. 오아시스는 밤에도 빛나는데, 은은한 조명이 함선을 밝히고 입구에 이어진 계단 아래에도 불이 밝혀지며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어디든 편하게 앉을 수 있게 단차를 만들어 놓은 입구 계단에서는 야외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감상하기에도 좋다. 이곳에는 8월 3일까지 한혜진 작가의 개인전 'Drawing. H'가 열린다. 작가의 작품은 커다란 꽃의 형상을 중심으로 물감이 스미고 번져있다. 생명력과 같은 아름다운 존재와 우연성과 무의식의 자유로움도 엿보인다. 작가의 작품은 오아시스 안에 전시돼 관람객을 만나고 있다. 한 작가는 함선이라는 특이한 전시공간에 대해 "작가들에게도 좋고 시민들에게도 좋은 매력적인 곳\

  • 평택 복합문화공간 공간미학(米學) [경기도, 예술의 일상·(1)]

    평택 복합문화공간 공간미학(米學) [경기도, 예술의 일상·(1)] 지면기사

    경기문화재단의 '경기도 공공예술 프로젝트'는 예술로 대중과 소통하고, 이를 삶 속에 녹여내는 것에서 출발했다. 어렵거나 멀리 있다고 느껴졌던 예술이 생활공간에서도 지속될 수 있도록 한 경기도 공공예술 프로젝트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각 지역의 특성과 주제를 접목시켰다는 것에 있다.건물이 있는 장소, 주변 환경, 이용하는 지역 주민 등을 고려해 기획된 공간은 용도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하게 쓰일 수 있도록 했다.경인일보는 이러한 경기도 공공예술 프로젝트가 진행된 곳들을 찾아, 만들어진 과정과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등을 소개한다. 결국 예술이 결합된 지역의 문화 요소가 공간을 활용하는 사람들 속에 자리잡아 간다면 이 프로젝트는 성공한 것이 아닐까. → 편집자 주 초록빛 춤추는 벼들 재롱에 미소짓는 건물들버섯 키우다 운영 중단되자 창고 사용쌀 중심 발전한 마을 문화 담아 재탄생쌀 쌍시옷처럼 지붕 'ㅅ' 모양 4개 조합마을 사랑방·전시장·카페 등 공간 활용 초록빛을 가득 띤 벼들이 바람에 물결치듯 일렁이는 논과 밭길을 따라 도착한 평택 오성면의 '공간미학'은 원래 버섯을 키우던 공간이었다. 2001년 버섯작물에 대한 경쟁력이 상실되면서 운영이 중단된 이곳은 일부 농기계 창고 등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원래 목적을 상실한 이곳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주민들과 함께 논의한 결과 쌀을 중심으로 발전한 마을의 문화를 녹여낸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게 됐다.건물의 외관은 최대한 보존했다. 대신 원래 지붕의 'ㅅ'자 모양에 높이와 방향이 서로 다른 지붕을 조합해 새로움을 더했다. 4개의 동으로 이루어진 창고들은 '쌀'의 쌍시옷처럼 2동씩 분리해 결합시켰다. 그렇게 1동은 주민들이 모여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마을의 사랑방과 전시장으로, 1동은 휴게 카페와 다목적 공간을 두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건물 사이에 나무 한 그루는 없애지 않고 중정처럼 만들었다. 말라 있는 듯했던 나무에는 날씨가 따듯해지면서 자라난 초록잎들이 주변을 감싸며 한결 싱그러운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