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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경계서 인간 본성을 찾다 지면기사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은 오늘날 미래를 이끌어 갈 10대 혁신 기술 중 하나로 인정받을 만큼 우리 삶의 다양한 분야에 실질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최첨단 기술이다. 가상의 공간과 사물만을 대상으로 하는 가상현실과 달리 증강현실은 현실 세계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현실의 환경이나 상황 또는 오브제 위에 가상의 사물이나 이야기와 같은 부가적인 정보들을 더해 현실의 효과를 증대시키는 것이 증강현실이다. 물리적 공간을 정보화된 대상으로 가득 채우면 물리적 공간의 특성 역시 새롭게 형성된다. 신 아이잭 재호와 오상석으로 구성된 DNA(Digital New Art)는 3D 증강현실 기술과 내러티브 비디오 아트를 접목한 장소 기반형 증강현실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현해 왔다. 이들은 스마트폰과 영화를 통해 증강현실이 우리의 삶에 보다 가깝고 쉽게 다가오기 시작하기 전부터 이 최첨단의 기술과 예술의 접목 지점을 찾고자 고민해 왔다. 무엇보다도 현실세계와 가상세계 간의 기준 좌표계 역할을 하는 사각형의 마커의 검출과 정합 및 트래킹과 같은 증강현실에 있어 근본이 되는 기술과 마커 자체가 지니고 있는 요소적 가능성을 예술화하고자 한다. - 정상희 미술평론가의 '익명의 정체성 코드-마커의 시각화' 중에서(2010년)올해 인천시 동구 배다리 헌책방거리에 문을 연 한점갤러리에서 지난 9월 오상석 미디어아트전(展) '구름'이 개최됐다.당시 오상석씨는 배다리 헌책방거리를 지나가다가 한점갤러리에 들러 장소 기반의 인터랙티브 아트 전시회를 하고 싶다고 해서 전시회가 개최됐다.전시회 소식을 접한 시민들의 반응은 '오래된 마을에 미디어 아트라니…'였다.관람객들은 '장소 기반'이라는 말에 쉽게 다가갔지만, 막상 놓인 장치와 영상속의 사진(마을모습)에 의아해 했다.딱딱한 그림과 언어, 평소 접했던 예술과 다른 어법에 관람객과 작품의 접점이 맞춰지지 않은 것이다.당시 만난 한 관람객은 "오래된 동네, 작은 갤러리에 어디에서 들어보기는 했으나 낯설 수밖에 없는 예술이 긴장시킨다"고 했다.'인터랙티브'라는 의미 자체로,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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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작가가 만나다·27]강혁 현대미술가 지면기사
강혁의 작업은 매체나 소재면에서 매우 다양하다. 매체는 회화·오브제·영상·설치·사진에 걸쳐 있으며, 주제는 자연과 문명, 가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문명과 자연이 주주제로 등장하고 있어 이 두 개념이 작업의 축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상투적으로 보일 수 있을뿐만 아니라 잘못 접근하면 관념적으로 느껴질 위험마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작가들이 이 주제에 맞춰 작업을 진행하는 이유는 자연과 문명이 인간 존재의 근본적 토대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중략)… 강혁의 작업을 요약하자면 대략 두 가지의 접근 태도가 드러난다. 그것은 첫째 인간의 감정 문제를 다룬 내향적 방법, 둘째 자연과 문명을 다룬 외향적 방법으로 분류된다. 작가의 시선을 중심으로 안과 밖으로 향하는 이 지향(인간)과 투사(자연·문명)의 방법론은 다같이 시간의 축(x)과 공간의 축(y)의 교차점에서 이루어진다. 그 중심에 작가 강혁이 존재하고 있으며, 그의 시선은 늘 현재진행형으로 움직이고 있다. - 윤진섭 미술평론가/호남대 교수의 '부유, 현상, 그리고 시선의 깊이' 중에서(2010년)2005년 첫 개인전 '은유적 경계'를 통해 일련의 '문명' 시리즈를 발표했던 강혁씨는 2007년 두 번째 개인전 '경계속의 시간'에선 자연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다. 강씨는 영상을 통해 자연과 일상적 삶의 여러 단면들을 통해 시간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자연 대상으로는 담쟁이 덩굴의 생태적 변화와 비가 내리는 장면을, 일상적 삶의 단면으로는 정신장애가 있는 작은 아버지의 초상 '자화상'과 복도를 지나가는 학생들의 일상적 단편을 사진에 담아 제시했다.자연에 대한 주제가 이어지고 있는 세 번째 개인전 '은유적 자연성'(2009년)에서는 대상에 대한 작가의 예리한 관찰은 시간의 함축을 통해 드러난다. 당시 출품작 '바람나무와 애드벌룬'은 20분 가량의 장기 노출을 통한 변화를 하나의 정지 영상에 담은 사진작품이다. 강씨는 당시 이 작품에 대해 "시간을 다루는 방식에 있어 영상과 사진은 많은 차이가 있다"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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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작가가 만나다·26]김영욱 사진작가 지면기사
지난해 첫 번째 전시 '차가운 환상' 작업이 그저 의식의 흐름이 이끌어낸 충동적 결과물이었다면 이번 전시 '환상, 두 번째 기록'은 대상의 다양성과 기호학적 의미의 모호성이 결합된 형태로 나타난다. 일반 사진이 사각의 프레임 안에 대상을 선택하고 잘라내 버리는 작업인 반면 김영욱의 작품은 사각 프레임 안에 의미와 무의미가 중첩되어 채워지는 작업으로 나타난다. 김영욱의 꿈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의 또 다른 꿈은 남극이다. 작가는 남극으로 향할 예정이다. - 매일경제 정승환 기자의 기사 '꿈을 찾는 사진가, 이젠 남극이다' 중에서(2010년)김영욱씨는 지난해 3월 서울 공간 루에서 두 번째 개인전 'The Mirage 2nd:환상, 두 번째 기록'을 가졌다.앞서 인용문에서 언급되었듯이 작가는 첫 개인전이었던 'The mirage:차가운 환상'(2009년)보다 피사체에 대해 좀 더 확장된 감각으로 대상의 다양성, 기호학적 의미의 모호성이 결합된 작품들을 선보였다. 카메라의 파인더 안에서 대상은 해체되고, 다시 조직되었으며, 색은 탈색되고 다시 채색되었다.당시 작가는 "시(視) 감각이 만들어낸 기호학적 해석은 관념이 도달하는 모든 의미에 있어 유효하다"며 "앞으로도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를 이 길고 긴 여정에 있어 이번 전시는 작은 쉼표이자 방점"이라고 말했다.김씨는 현재 인천에서 창작의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 연계 프로그램 분야의 입주 작가로 선정돼 지난 9월 초 인천아트플랫폼에서 후속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11월의 첫 주말 아트플랫폼 커뮤니티홀에서 김씨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그는 "사물 그대로를 담은 사진 작품이 아닌 여러 사물의 이미지를 찾아 다니며 이 같은 것을 포착해야 하기 때문에 주로 외부에서 많은 작업을 하고 있다"며 "아트플랫폼의 스튜디오에서는 주로 밤에 컴퓨터 작업 등을 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근황을 설명했다.김씨와 인천과의 인연은 깊지 않았다.그는 "아버지 고향이 인천 장봉도여서 어릴 적 오고가던 곳이었으며, 현재 인천의 바로 옆인 부천에 거주하고 있는 정도"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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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작가가 만나다·25]퓨전국악 공연단 연희컴퍼니 유희 지면기사
'국악기 중심' 혹은 '한국 악기와 서양 악기의 만남' 형태의 퓨전 국악도 이제 좀더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할 필요가 있다. 퓨전 국악의 한계는 역시 대중들의 감성과 일치하면서 전통적인 정서를 포함하고 있는 노래가 무척 드물다는 점이다. 퓨전 국악은 이제 노래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울러 지금 국악계에는 젊은 연희그룹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이들이 더욱더 활약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들은 처음 초등학교 시절 사물놀이에 끌려 전통 예술을 알게 되었고, 이제는 이런 풍물의 리듬을 바탕으로 해서 '소리'와 '몸짓'이 함께하는 한국적인 연희, 곧 놀이문화를 만들어내려 하고 있다. 이미 'The 광대'와 '청배'라는 연희팀이 성장한 상태이고, 후발주자로 '연희컴퍼니 유희' 등이 주목받고 있다. 그들은 한국의 장단을 단지 악기로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구음(목소리)을 통해 표현하면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더불어 요즘 연희팀은 이야기를 바탕으로한 극적인 장치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과거에 마치 사물놀이 계통의 최종 목표처럼 여겼던 비언어극(넌버벌 아트)의 한계도 자연스럽게 극복되는 시점에 와 있다. - 국악평론가 윤중강의 '국악이여, 전통을 노래하고 미래를 이야기하라' 중에서(2011년)연희컴퍼니 유희는 지난 7월 국립극장 청소년하늘극장에서 열린 한국월드뮤직 여우락 페스티벌에 바람곶의 게스트로 참여해 '고인돌'을 공연했다.'고인돌'은 사물놀이의 장단을 구음만으로 연주하는 '구음 사물놀이'이다. 옛날 악기가 만들어지기 이전에는 어떻게 연주를 했을까 하는 생각에서 창안된 이 작품은 원시인들의 축제를 재연했다. 리드미컬한 장단에 한국 음악의 멋을 살려낸 구음, 재미있는 동작까지 가미된 작품은 과거의 신명과 현재의 신명이 융합된 공연으로 페스티벌에 참석한 관객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당시 공연에서 연희컴퍼니 유희는 "덩덕쿵더쿵…", 구음으로만 관중들의 호응을 이끌어냈으며, 관객도 이내 하나가 되어서 입으로 장단을 맞췄다.이처럼 우리 음악의 세계를 넓히고 있는 연희컴퍼니 유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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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작가가 만나다 · 12] 이승현 현대미술가 지면기사
올초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선정선 무한반복·유기적 변형 작풍 고수인천 근대문물 소재 작품 포부 밝혀이승현의 미확인 생명체가 갖는 특이한 존재적 층위는 그것이 생성되는 방식에서 비롯된다. 무엇을 어떻게 그리겠다는 계획이나 의식도 없이 온전히 '그리기'라는 행위에만 몰두해 주어진 공간 안에서 작가의 손끝을 따라 확장되는 자율적인 생성 과정이 바로 그것이다.물론 형상을 만들어내는 것은 작가이지만, 그것은 작가가 화면에 전혀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고 통제할 수 있다는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창조와는 분명 다르다. 흡사 어디엔가 원래 존재하고 있던 무언가가 작가의 손끝을 타고 내려와 화면에 안착하는 것처럼 작가는 그 일련의 흐름에 자신을 내어준다.이승현의 그림 속 형상은 재현도 아니지만 순수한 창조도 아닌 형식적 자율성에 의존하여 생성된 고유한 위치를 점한다. - 신혜영 미술평론가의 'Crypto MUSEUM-자율적 그리기에 점령당한 명화' 중에서(2010년)1년 전 이맘때 서울 서교동의 한 갤러리에 '명화 바이러스(Masterpiece Virus)'가 출몰했다. '미확인미술관(Crypto MUSEUM)'이라는 이름 아래 현존하는 명화 바이러스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 처음이어서 국내 미술계의 관심을 끌었다.서양미술사의 대표적 명화들에 침투한 이승현씨의 '미확인 생명체'는 그림마다 각기 다른 양상으로 확산되고 정착해 기이한 모습으로 명화의 기존 질서를 뒤흔들었다.고흐의 '자화상'과 베르미어의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의 얼굴은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해 여기저기 촉수가 자란 형상이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처럼 배경과 형상까지 생명체가 파고들어 그 형체를 알 수 없게 된 경우도 있다. 보티첼리와 미켈란젤로의 작품 등도 마찬가지다.올해 초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로 선정돼 후속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이씨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이씨는 현재까지 창작한 포트폴리오를 직접 보여주며 작품 세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려는 생각에서 '명화 바이러스' 연작들을 그렸다"고 말했다. '선의 무한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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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작가가 만나다 · 11] 이봄순 현대미술가 지면기사
이봄순의 영상작품 '뮤지엄 포트폴리오(Museum Portfolio)' 시리즈는 오랜 미술의 역사에서 보여지는, 화가들이 그토록 시도하고 노력했던 '현실의 충실한 재현'이라는 과제를 의도적으로 거스르는 작업이다. 일견 색면 추상화처럼 보이는 그의 작품은 실제 국립현대미술관의 벽과 칸막이를 찍은 것이지만 카메라의 프레이밍에 의해 공간감은 사라지고 단순한 평면의 분할로만 나타난다. 중세 이후 르네상스 화가들이 원근법을 통해 2차원 평면 안에 3차원의 입체감과 공간감을 구현하여 일루전을 일으켰다면, 이봄순은 카메라 렌즈를 통해 공간을 평면화 시키는 역(逆)원근법을 시도한다. -이영리 인천아트플랫폼 큐레이터의 'Show Room 전시장 : 보여주는 곳에서 보아야 할 곳으로' 중에서(2011년)영국 유학을 마치고 2010년 말 귀국한 이봄순씨는 지난 5월 '아무것도 없는 전시: 제1화'를 서울 케이크갤러리에서 개최했다.영국에서 활동하며 발전시킨 작업을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인 이 전시회에서 작가는 간과되고 무가치한 듯한 요소들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전통과 이데올로기적 전제 혹은 제도화된 관행을 분석하려는 시도를 보여줬다.올해 초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로 선정돼 후속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이씨를 최근 만났다. 이씨가 제안해서 개최된 'Show Room 전시장'展(1~17일)이 아트플랫폼 전시관에서 진행중이었다.이씨는 "'아무것도 없는 전시'는 '아무것도 없(었)다' 혹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라는 말을 하고 듣는 사람들의 사회적 통념이나 관습에 대한 질문을 시작으로 기획됐다"며 "그러한 말이 존재의 절대적인 무를 뜻하는 것이기 보다, 발언자나 듣는 이가 예상하거나 기대했던 것이 아니었을때 쓰거나 이해되는 지점을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존재감이 두드러지지 않은 작업을 주로 하다 보니 전시를 할 때마다 들었던 말이기도 했단다."'전시하는 것 맞아요?' '작업이 어디 있나요?' '아무것도 없던데' '아무것도 못봤는데' 등등…. 하지만 작업을 본(발견한) 사람들의 경우 이제까지 공간을 대하던 습관적 시선이 무너지는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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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작가가 만나다 · 9] 김태은 미디어아티스트 지면기사
김태은은 기술결정론자가 아니다. 지금껏 그가 자신의 작업에서 견지한 태도는 상황 연출가, 아니 감독에 가까웠다.그는 다채로운 미디어 장치를 마치 무대처럼 연출해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또한 시각적으로 볼 수 없는 요소들을 그가 고안한 일련의 장치들을 통해 시각적으로 번안하는 작업을 꾸준히 지속해 왔다. 일련의 장치들은 심리적 분위기를 연출하며 새로운 의미의 연쇄들을 생산하고 있다.-김우임 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의 '이상한 거울-스크린에 투사된 욕망' 중에서(2008년)미디어아티스트 김태은씨는 1999년 3인조 혼성 그룹 코요테의 뮤직비디오 '실연', 2000년 가수 김민종 6집 뮤직비디오, 2004년 삼성CF '로맨틱 청춘극장', 2005년 영화 '애인' 등을 연출했으며, 무용과 패션 등 무대 예술에도 참여하는 등 문화계 전반에서 활동하고 있다.'넘나듦'에 자유로운 그는 난해한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전시회도 다수 열었다. 회화에 기반을 두고 있으면서도 사진이나 비디오, 캠코더, 컴퓨터 등을 이용한 미디어 아트에 공을 들였다. 화가이자 영상예술가이자 작가인 셈이다.'장르간을 넘나드는 중간자'로 표현하는 김씨는 지난해 인천아트플랫폼의 제1기 입주작가에 선정됐으며, 올해 인천을 주제로 작업하는 작가를 공모하는 지역연계 프로젝트에 선정돼 2년째 인천에서 작업중이다.김씨의 프로젝트 보고전이며, 인천상륙작전을 소재로 한 '영웅들의 섬'이 열리고 있는 아트플랫폼 크리스탈 큐브(7월 1~17일)에서 작가를 만났다.그는 "인천이라는 도시와 익숙해질만한 시간이었다"며 "그 동안의 결과물들로 이번 전시회를 꾸몄다"고 아트플랫폼에서 지낸 1년여에 대해 돌아봤다.이어서 이번 전시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김씨는 "'영웅들의 섬'은 역사성과 장소성을 기반으로 하는 시리즈 프로젝트 중 첫 번째이다"며 "이어지는 프로젝트는 DMZ의 '공동감시구역'과 서울도심의 '서울메들리' 등"이라고 설명했다.인천상륙작전에 집중한 이유에 대해 그는 "역사적 상황과 현재 모습의 괴리감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며 "인천상륙작전을 소재로 제작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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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작가가 만나다 · 8] 김태준 현대미술가 지면기사
[경인일보=김영준기자]작가 김태준에게 모든 장소는 유적(遺蹟)이다 : 현재는 과거의 집적체이자 미래로 이어질 그 무엇이다. 때로는 공공장소를 이용한 대형 설치작업으로, 때로는 사진 이미지를 활용한 평면작업으로 나타나는 그의 작품들은 모두 역사를 지닌 채 미지의 미래로 흘러갈 한 장소의 삶을 현재에 드러내는 작업이다. 집단의 기억을 담은 유적지를 다루든 혹은 한 인물의 개인사를 더듬든 간에, 그의 작업의 공통점은 대상의 과거에 귀기울인다는 것이다. 시간은 순회한다는 이념에 근거한 그의 작업에서, 숨겨진 옛이야기들은 과거인 동시에 미래의 현재이기 때문이다. -전예완 박사의 '김태준의 타임캡슐-미래에서 온 고고학' 중에서(2007년) 김태준씨의 평면작업 '타임캡슐' 시리즈는 독특한 이미지를 드러낸다. 평면작업을 구성하는 요소들 중 컴퓨터 3차원 그래픽 작업을 제거하면 바탕에 사진 기술이 깔려있다.김씨의 사진은 오랜 시간에 걸쳐서 축적과 파괴가 거듭된 장소를 담고 있다. 이같은 작업 속 사진들은 예전의 영광과 수치심 등을 떠올린다. 작가는 우리 사회의 근현대사를 예술에 준거해 다시 복원하는 것이다.김씨의 역사 도큐먼트(Document) 작업은 독일 카셀에서 시작됐다. 당시 그는 카셀시청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제2차 세계대전때 폐허가 된 카셀시청 건물의 일부에 풍선을 띄워 상징적으로 복원함으로써 아픈 역사의 기억을 희망적인 이미지로 전환해 카타르시스적 치유를 가져온 작업으로 호평받았다. 이 작업은 베를린을 비롯한 서구의 여러 도시들을 거쳐 2007년 서울(일명 '북한산 프로젝트')로 이어졌고, 2010년엔 대구에서 근현대사 복원작업을 선보이기도 했다.올해 초 인천아트플랫폼의 제2기 입주작가에 선정돼 이 곳에서 후속작업에 한창인 김씨와 만났다. 김씨와 만난 때는 마침 그의 전시회 '타임캡슐-기억할 수 없는 기억'이 아트플랫폼 B동 전시장(6월 10~24일)에서 진행중이었다.2007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타임캡슐 시리즈를 중심으로 3D 사진 및 드로잉 작업, 대형 공간설치 등 40여점이 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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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작가가 만나다 · 7] 오시은 동화작가 지면기사
[경인일보=김영준기자]호주제라는 사회적 이슈를 다룬 문제작 '나는 김이박 현후'에선 사별한 엄마의 재혼으로 꾸려진 새 가정에서 가족이 아닌 동거인으로 살아야하는 주인공의 심리적 갈등이 사실적으로 묘사됐다. 작가는 아버지와 성이 달라 주위의 부당한 시선과 놀림, 차별 대우 등의 짐을 혼자서 견뎌야하는 많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동화속으로 끌어들였다. 핏줄에 대한 지나친 애착과 재결합 가정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라는 보다 근원적 문제의 개선이 사회제도의 개선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우고 있다. -'나는 김이박 현후' 서평중에서(2004)1930년대 현덕 작품속 주인공인 노마가 동무들과 펼치는 놀이 이야기는 현재 읽어도 흥미진진하다. '훈이 석이'의 주인공 훈이와 석이 또한 동네 곳곳을 누비며 배달 수레, 양동이, 광고 전단지 등 주변 물건뿐 아니라 말과 몸짓으로 놀잇감을 만들어낸다. 일상이 그대로 놀이가 되는 셈이다. 놀이공간 속에서 자연스레 사회성을 익히고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것, 이것이야말로 함께하는 삶,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몸으로 실천하는 첫걸음이다. -'훈이 석이' 서평중에서(2010)생동감있으면서 길지 않은 문장과 톡톡 튀는 문체로 어린이들의 시선을 책으로 모으고 있는 동화작가 오시은씨가 지난해 인천으로 이주해 창작 활동을 펴고 있다. 올 초에는 인천아트플랫폼의 제2기 입주작가에 선정돼 이곳에서 후속 작품을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초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 인천아트플랫폼 작업실에서 오씨와 아이스커피를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눴다.최근 집필중인 작품은 청소년들의 이야기라고 했다."입시라는 중압감에 눌려서 학교에서 하루의 절반 이상을 보내고 있는 우리 청소년들이지만 꿈을 꾸고 좌절하며, 사랑하는 것들을 담아낸 작품이에요."오씨는 지난해 가족과 함께 인천으로 이사왔다.그녀는 "첨단화된 송도국제도시와 중·동구의 구도심이 어우러진 인천이 창작하는데 보다 많은 모티브를 제공해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아트플랫폼 입주후 오씨는 오래된 일본식 건물과 교회, 학교 등 근대 건축물과 차이나타운 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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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작가가 만나다 · 6] 조습 사진작가 지면기사
[경인일보=김영준기자]습의 패러디는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과 사회 현상에 대해 매우 기민하게 대응한다. 날렵한 인식과 민첩한 반응 덕분에 그의 작업은 역동성을 확보한다. 요컨대 그는 현실을 부지런히 읽어 내고 작업을 통해 되새김질한다. 그 되새김질은 다시 현실에 대한 풍자와 조롱으로 이어진다. 사회에 대한 비판적 문제의식의 틀 속에서 진행되어 온 많은 다른 작업이 무겁고 진지한 엄숙주의의 자세를 갖고 있었던 것에 비해 조습의 작업은 한편으로는 유치하고 어설퍼 보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가볍고 코믹하다는 특징을 지닌다. 웃음을 유발하는 엄숙함이 있는 것이다. 쓴웃음 짓게 만드는 풍자, 그것이 조습의 작업이 지닌 정치적 의미이다.-사진평론가 박평종의 '조습 : 풍자와 조롱의 정치학' 중에서현재의 시간은 항상 과거의 시간에 영향을 받고, 과거의 시간 역시 그 보다 앞선 과거의 시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사진작가 조습씨는 우울하게 기억되는 과거 한국의 사건들을 현재의 시간 안에 재구성해 한국사회의 망각을 일깨운다.2002년 작 '조습이를 살려내라'는 1987년 이한열 열사의 사망을 오마주했다. 이한열 열사가 독재 권력에 희생됐다면 작품 속에서 피를 흘리는 조씨는 한일 월드컵 기간 온 국민이 한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외치는 광기어린 모습에 쓰러졌다.2005년 작 '물 고문'에는 박종철 열사가 있다. 목욕탕을 배경으로 제복을 입은 남자들은 머리채를 잡아끌며 한 남자(작가 자신)를 고문하고 있다. 반면 목욕탕 한 편에선 때를 밀고 있다. 작품은 '보이지 않음'과 '고의적으로 보지 않음'의 경계를 보여준다.2005년도에 발표된 '5·16' 또한 5·16 군사 반란을 재현했다. 작품 속 각진 군인들은 노래방에서 신나게 노래를 열창하고 작중 작가는 이 모습을 조롱하고 비웃는다.최근작으로 비정규직 사회에 대해 꼬집은 컨테이너 시리즈까지 그의 작품에선 이처럼 역사의 한 순간이 날카롭게 재현된다. 작가는 평범한 공간에서 옛날의 상처를 끄집어내는 재주가 있다. 역사 문제를 현재와 절묘하게 연결시키는 그의 상상력은 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