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로자인권사각-8完,인간기본권 침해 지면기사

    공항건설현장서 만난 일용근로자들은 대부분 『IMF만 아니면 이런 곳에서 일하지 않는다』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부족한 복지시설, 건설사와 용역업체의 횡포, 공기압박 등은 결국 무리한 공사로 이어져 「부실」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목숨마저 앗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인천건설일용노조 金정호정책실장(34)은 『공항건설현장은 한마디로 노예시장과 다를 게 없다』며 『국책사업이란 명분에 신성한 노동의 댓가와 인간으로서의 기본권을 침해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실제로 공항건설현장의 일용근로자들은 잦은 야간작업에도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평균 4만원선의 일당 중 20_30%는 건설회사나 불법용역업체에 식대, 숙소비, 소개비 등의 명목으로 떼인다. 근로기준법을 초과해 평균 11시간~12시간의 중노동에 시달리고도 합당한 처우는 꿈도 꾸지 못한다.특히 황량한 작업현장에 휴식을 취할 공간이 전무하고 마실 물도 부족해 고통을 겪는 등 근로조건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닭장」으로 불리는 컨테이너 숙소와 비위생적이고 영양을 감안하지 않는 식사도 원성의 대상.그러나 불평을 하면 업체에선 일자리마저 빼앗는 횡포를 일삼고 있다. 『일하기 싫으면 나가라. 사람은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는 비인간적인 건설회사의 행태가 만연하고 있지만 아무런 제재조치도 없다.전문가들은 이같은 공항건설현장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행정기관의 관리·감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천노동연구원 金종수상담실장(37)은 『지난해만 13명이 숨졌는 데도 안전사고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해당기관의 관리·감독이 부실하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金실장은 이어 『소개비도 5천_7천원, 심지어 1만원까지 들쭉날쭉한 등 아무런 기준없이 업체 멋대로 받고 있다』며 『소개비가 건설현장의 관행이라 하더라도 합리적인 액수와 기준을 세워야 하는 것은 물론 행정기관서 고용·임금부분 실태를 우선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체계적인 인력수급방안마련도 시급하다. 여기에 건설현장의 특수성과 인력공급의 합리성을 보장할 수 있는 「일용근로자 무료취업알선센터」는 보완책중 하나

  • 근로자인권사각-7,감독기구 전무 지면기사

    『부당해고나 임금 문제로 불이익을 당해도 하소연할 곳이 없어요』인천국제공항 일용근로자들은 열악한 근로조건속에 횡포를 당해도 자신의 처지를 알릴 곳이 없다. 산업안전분야를 제외하고는 임금, 근로복지여건 등의 부당성을 알릴 만한 기관이나 창구가 마땅치 않은 것이다. 관계기관의 무관심과 뒷짐속에 근로자들의 정당한 권리가 사장되고 있는 셈이다.현재 인천국제공항 건설현장에 관련된 노동행정기관은 경인지방노동청의 산업안전과와 산업안전공단이 고작이다. 이마저도 지난해 13명의 근로자들이 숨지면서 현장 지도점검이 강화됐을 뿐 고용 및 임금, 근로체계에 대한 지도·감독은 전무하다. 실제로 인천건설일용노조가 지난 5월말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공항건설 일용근로자가운데 의무고용보험 가입률은 불과 13%에 머물고 있다.일용노조 李준걸부위원장(39)은 『용역업체의 불법적인 소개비요구, 해고, 현장에서의 고충을 상담하고 대책을 얻을 곳은 찾기 힘들다』며 『행정관청이 무성의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일용근로자는 건축경기의 영향으로 정규직보다 상대적으로 극심한 고용불안을 겪고 있으나 이를 해소할 마땅한 취업알선창구도 미비하다. 인천지역에는 노동청 산하에 5개 고용안정센터와 1곳의 인력은행이 있지만 일용근로자가 이곳을 통해 일자리를 찾는 경우는 드물다. 지난 16일 삼목도 근로자 캠프에서 만난 羅모씨(41)는 『IMF로 실직한 후 고용센터를 찾았으나 일용직은 없다란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고 말했다.이런 사정때문에 그동안 일용노조측은 관계기관에 수차례 만나 공항근로실태에 대한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그러나 노동청측은 『노조차원서 일방적으로 제기하는 것을 조사할 수는 없다. 진정서를 제출하면 처리하겠다』는 답변을 제시했다.인천시 역시 『노동청관할인데다, 조합측의 사정을 행정에 수용하기는 힘든데다 민원이 접수되지 않으면 움직이기가 어렵다』는 획일적인 말만 되풀이했다. 일용노조측은 『요구를 수용해 줄 경우 일용노조의 활성화와 비대를 우려하는 것 같은데 어처구니가 없다』며 『근로자들을 위해 꼭 필요한 시스템을 갖추자는 순수한 의도가 전

  • 근로자인권사각-5,안전사고 위험 지면기사

    지난 8월말 현재 인천국제공항건설공사의 공정률이 78.8%에 이른 가운데 최근 대형구조물마무리작업을 진행하면서 안전사고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공사현장에서 사고로 숨진 근로자만 19명.요즘들어선 공기압박과 요식적인 안전교육, 부실한 안전장비지급 등으로 근로자안전이 더욱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게 한결같은 현장의 목소리였다.지난 15일 오후 4시 30분께 삼목도 근로자캠프서 만난 근로자 河모씨(42·안양시). 일한 지 1년됐다는 河씨는 『원청은 모르겠지만 하청업체의 경우 대부분 공기에 쫓겨 안전교육을 시키지 않는다』며 『특히 초보 일용근로자들을 제외하기 일쑤』라고 말했다.현재 근로자 안전교육은 한국산업안전공단이 올해 3월 삼목도 근로자캠프에 건립한 「건설안전체험교육장」에서 실시한다.교육장은 근로자의 건설재해예방업무를 전담하는 산업안전공단측이 중대재해가 빈발하자 올 3월 경인지방노동청 및 공항공사와 함께 15억여원을 들여 지은 것. 하지만 거액을 들인 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공단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수자는 6천4백27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절반가량에 그치고 있다. 교육생위탁도 전적으로 업체들의 자율에 맡기는 등 강제성과 제재수단이 없다.교육도 1시간 정도에 불과한 데다 1회에 그쳐 안전의식제고에 턱없이 못미친다는 지적. 인천건설일용노조 李태형위원장(38)은 『안전교육이 이수증을 받기 위한 절차에 그치고 있다』며 『현장에서 체계적, 주기적으로 이뤄져야만 효과를 살릴 수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하다』고 비판했다.체험교육장 운영과 현장 안전순찰 등을 전담하는 공단 건설안전지원사무소의 인력도 8명에 불과해 광활한 공사현장을 살피기엔 무리다.지원사무소 관계자는 『교육인원 5명, 현장 기술지도 3명이 전체 직원』이라며 『섬이란 기후적 특성 탓에 여름과 겨울엔 차량으로 30분 이상 돌기 힘들다』고 말했다.근로자들에게 지급되는 안전장비도 매우 허술하다. 일부 하청업체들은 일용근로자들에게 안전복과 안전화 등 기본장비도 주지 않고 있다. 처음 공항에 투입되는 일용근로자들은 침구와 작업복, 안전화

  • 근로자인권사각-4,불모지 생활 지면기사

    『물까지 사먹어야 하는 형편입니다. 아무리 막노동이라지만 문화생활은 꿈도 못꿔요.』 인천국제공항 건설현장 근로자들의 하소연이다.1단계 공항공사는 2000년 12월말까지 계속된다. 2단계 공사에 들어가면 앞으로 최소 10년간은 「건설 붐」이 지속된다는 게 관계자들의 예기. 그러나 1만3천여명이나 투입되는 등 단순한 건설공사현장이 아닌 데도, 이에 걸맞는 근로자들의 노동여건이나 편의시설은 찾아보기 힘들다. 근로자들은 『현장이 섬이라는 특수성과 건설공사임을 감안해도 너무하지 않느냐』며 불만을 터뜨린다.이중에서도 물부족과 교통문제는 「민원 1순위」. 지난 12일 밤 11시께 삼목도 근로자 캠프서 만난 金모씨(29)는 『시공업체에서 식수를 제공하고 있지만 양이 부족한 데다 여러 사람이 작업을 하다 보면 턱없이 모자란다』고 말했다. 그는 『모자란 물은 인근 슈퍼에서 구입할 수 밖에 없는 데, 1.8ℓ짜리 생수 1통에 시중보다 배나 비싼 2천원을 줘야 한다』고 불평했다. 지하수사정이 좋지 않아 물이 모자라기도 하지만 일부 하청업체서 현장에 공급하는 생수비용을 아껴 「잇속」을 챙기기 때문이란 비난도 크다. 이처럼 먹을 물이 없다 보니 땀을 씻을 물을 얻는 건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인천건설일용노조측은 『샤워를 하지 못하고 그냥 자는 이들이 태반』이라고 밝혔다.급한 사정이 생길 경우 이용할 교통시설도 마땅치 않다. 영종뱃터서 삼목도캠프를 오가는 「갤로퍼택시」는 15대. 편도에 2만원을 줘야 한다. 金모씨(48)는 『오전 6시에 영종으로 들어가는 첫 배를 놓치면 택시를 타는 수 밖에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아 근로자들이 개별적으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예요. 용역업체서 운영하는 봉고차를 타면 1개월에 또 2만원을 줘야 합니다. 남는 게 뭐 있겠어요? 근로자들한테 다 뒤집어 씌우는 꼴이지요.』 인천건설일용노조관계자는 『무료셔틀버스 운행 등을 인천시에 건의하기도 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상가들도 운반비와 비싼 임대료를 내세워 근로자들에게 폭리를 취하고 있다. 담배를 제외한 모든 물품의

  • 근로자인권사각-3,형편없는 숙식 지면기사

    노동인권사각지대_3:먹고 자는 일도 괴롭다공항 건설현장내 일부 근로자들은 형편없는 음식을 먹으며 강도높은 노동에 시달린다. 건설현장 가운데 삼목도와 신불도 근로자 캠프단지내 상당수 식당음식이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이나 영양은 뒷전인 채 부실하게 제공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일 밤 11시께 삼목도 근로자 캠프단지서 만난 李모씨(32). 경북 상주서 올라 와 지난 7월부터 일하는 李씨는 근로자식당의 밥을 먹지 않고 세끼를 모두 사먹는다고 했다.『밥에서 벌레가 나오거나 이상한 냄새까지 풍길 때도 종종 있어요. 반찬도 식물성이 태반이구요. 「개밥」이라며 눈도 돌리지 않는 동료들이 수두룩합니다.』지난해 겨울 이 곳 식당서 일한 영양사 鄭모씨(여·31)는 『식당업주가 유효기간이 지난 음식재료를 사용해 여러 차례 건의했으나 개선되지 않아 일을 그만두고 말았다』며 혀를 찼다.올들어 5월과 8월 두차례에 걸쳐 현장을 둘러 본 인천건설일용노조측은 『어떤 식당은 김치, 깎두기, 나물 등으로 식단을 짠다』며 『이런 식사로 어떻게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비난했다. 노조관계자는 『보통 건설현장에서 식사가 무료로 제공되는 데 비해 2천5백원~3천원의 밥값을 별도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식사질도 떨어지는 데다 건설현장에서 필수적이라고 할 새참도 빵과 우유로 대체되자 근로자들 사이에선 『배고파서 일을 못하겠다』는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근로자 張모씨(39·인천시 서구 석남동)는 『새참으로 3백원짜리 빵을 주는 데 허기져서 힘을 쓸 수 없다』며 『일부 동료들은 아침을 빼고는 점심, 저녁, 새참까지 사서 먹는다』고 말했다.이런 밥마저 현장과 식당과의 먼 거리와 1시간의 식사시간 때문에 허겁지겁 먹다 보니, 일부 근로자들은 소화불량을 호소하기도 한다.근로자식당은 대부분 위탁운영되는 것으로 기본수요가 풍부해 높은 수익을 올리면서 「떼돈」을 번다는 소문까지 나 있을 정도.방값까지 받는 컨테이너 숙소도 문제다.주로 하청업체에 고용된 일용근로자들은 숙소사용비를 1개월에 7만원~10만원까지 부담하고 있다. 영종도내 S인력측은 일용근로 일자리를 구

  • 근로자 인권사각-2,무허용역사 지면기사

    인천국제공항 일용근로자들은 장시간노동과 저임금이란 이중고 외에도 구직알선자격이 없는 용역업체와 무허가직업소개소의 「임금착취」에 시달리고 있다.원청 및 하청업체와 결탁한 업체들은 일용급의 5~10%를 통상 소개비명목으로 매일 떼고 있으며, 심한 경우 20%까지 받으면서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으나 단속의 손길은 찾아 볼 수 없다.지난 7일 오후 2시께 인천국제공항 활주로 공사현장서 만난 金모씨(48). 金씨는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첫 배를 타고 와 일을 구하지만 공치는 날이 많다』며 『일당 4만원중 용역업체서 이달들어 매일 2천원씩 뗀다』고 말했다. 그나마 이 정도는 나은 편이다. 소개비명목으로 제하는 돈은 업체별로 천차만별이다. 「IMF」이전 일당 10만원을 받았던 일용근로자들의 공항현장 1일 임금은 현재 5만원~5만5천원선.인천건설일용노조측은 『일부 업체들은 이 임금에서 소개비 1만원과 현장이동차비 명목으로 4천원을 받는 등 20~30%를 챙기고 있다』며 『일자리가 없어 별 수 없이 일을 하지만 횡포를 부리는 업체 때문에 억울해서 못살겠다는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일용건설업계와 근로자들에 따르면 현재 공항건설공사 현장에 인력을 공급해 주는 용역과 직업소개소는 30여곳. 업체들은 주로 정보지 및 스티커광고, 인천지역 새벽인력시장 등을 통해 근로자를 모은 후 업체당 1일 30~50명의 인력을 현장에 내보내고 있다.이들 업체중 일부는 아예 현장에 컨테이너사무실을 지원받아 인력관리를 하고 있는 실정. 원청업체와 이들 업체간 유착고리와 또 다른 「뒷돈 거래 의혹」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업체들이 과다한 소개비를 챙기는 데는 건설업체들의 부당한 요구도 한 몫하고 있다. 용역업체를 운영했던 姜모씨(33·인천시 중구 신흥동)는 『시공업체들이 차량운영비, 숙식비 등을 모두 떠넘기는 바람에 대부분 용역업체들이 이를 다시 근로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또 『건설업체한테 안정적인 용역업무를 확보하기 위해 근로자들의 노임단가를 1만원가량 경쟁적으로 낮췄다』고 폭로했다.직업소개업무는 관할구청에 정식

  • 근로자 인권사각-인천공항현장 1 지면기사

    공사면적 1천7백만평, 공사비 7조원, 착공이후 투입인원 6백여만명, 최근 1일 작업인원 평균 1만3천여명…. 「단군이래 최대의 役事」라는 인천국제공항 건설공사가 2001년 1월 개항을 목표로 진행중이다. 그러나 섬지역이란 특성과 「IMF」이후 악화된 건설현장 여건, 공사기간압박 탓에 근로자들의 고통은 관심밖으로 밀려나 있다. 열악한 근로여건의 실태와 문제점, 대책 등을 집중 취재했다.(편집자 註)지난 10일 오전 10시께 인천시 중구 운서동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공사현장 「신불도 근로자숙소」. H건설 근로자식당서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20_30대 근로자 5명이 라면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전날 오후 3시께 콘크리트타설현장에 투입, 장장 17시간동안 꼬박 일을 했다고 밝혔다.『IMF만 아니면 누가 여기서 일을 하겠습니까? 그나마 오늘은 빨리 끝난 셈이예요. 타설현장 기술자도 월 1백80만원씩 주고 막 부려먹어요. 최소한 3백만원은 줘야 하는데…. 정말 죽을 맛입니다.』이들 일용근로자가 「살인적」인 노동시간에 쫓기면서 받는 일당은 15만원. 朴모씨(27·서울시 신곡동)는 『쉬는 시간도 없이 계속 일하는 것에 비하면 결코 많은 돈이 아니다. 현장을 많이 돌아다녀 봤지만 이렇게 힘든 「노가다」는 처음이다.』라며 한숨을 쉬었다.일용직과 공공근로사업자가 주로 투입되는 곳은 여객터미널현장. 하청업체에 고용된 일용근로자들은 지난 5월이후 『이대로 가면 개항이 어렵다』며 원청업체들이 공기를 재촉하기 시작하면서 근로조건이 벼랑끝으로 몰렸다고 털어놨다.학비를 벌려고 지난 8월 방학을 이용해 공사현장을 찾았던 禹모씨(24·대학 2년·서울시 신대방동)는 15일만에 일을 그만두었다. 禹씨는 『하루에 4만원을 주는데 용역업체서 소개비를 15% 떼가고, 밥값과 컨테이너숙소 사용비를 또 제하니까 실제 손에 쥔 건 2만8천원 정도였다』며 『죽도록 고생만 했지 남는 게 없었다』고 하소연했다.공항개항에 맞춘 작업강행으로 인해 「8시간노동제」는 말뿐이다. 현장근로자들의 일과는 대개 오전 5시 30분 기상, 6시 아침식사, 7시 작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