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약을 사러 밤거리를 나섰던 10대 소녀가 황망하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경기도·인천과 수백km 떨어진 지역에서 벌어진 사건이지만 그 어린 소녀가 느꼈을 공포를 생각하면 자꾸만 마음이 먹먹해지는 뉴스입니다. 일면식도 없는 소녀를 무참히 살해하고도 웃으며 걸어가는 가해자의 표정이 cctv에 잡혔고, 사람을 해치고도 술집에 들어가 행패를 부렸다는, 지금껏 본적없는 가해자의 행태에 과연 하루이틀 소비하고 마는 ‘일반적인’ 살인사건쯤으로 넘겨도 되는 것인지, 우리 지역 일이 아니라고 다루지 않아도 되는 일인지 생각이 많아집니다.
이런 사건을 접할 때마다 우리가 발딛고 사는 세상이 지금껏 알던 세상과는 전혀 다르게 변해간다고 느낍니다. 얼마전에 성남 야탑역을 대상으로 살인예고글이 온라인에 올라오면서 경찰병력이 대대적으로 출동하기도 했죠. TV뉴스, 신문기사들은 단순히 사이코패스가 벌인 사건으로만 치부할게 아니라 왜 이런 범죄가 일어나는지 ‘사회적’ 고민을 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황망하게 떠난 10대 소녀가 ‘김건희’ 여사의 녹취록에 묻혀야 하는 게 우리가 직면하는 현실이죠. 의정갈등, 윤한갈등, 뭐 다 좋습니다. 그래도 국민이 ‘살아야’ 하는 일을 우선할 순 없습니다. 뜻밖의 연휴지만, 무거운 마음으로 이번주 일목요연 출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