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를 위해 뙤약볕이 뜨겁던 지난 여름 팔당호을 찾았습니다. 가끔씩 부는 바람에 물결이 살랑이고 윤슬이 반짝반짝 빛났습니다. 정신없이 취재를 하는 와중에도, 아주 잠깐이지만 팔당호의 평화에 눈길을 빼앗겼죠.
50년사를 취재하며 평온한 수면 아래 잠재워진 희생들을 알게 됐습니다. 먹고 살아야 한다는 명분으로 영문도 모른 채 살던 곳을 빼앗긴 자연과 사람들이 있었고 그런 희생이 지금도 어떤 댓가 없이 강요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내가 믿고 마시는 깨끗한 수돗물 속에, 마음껏 쓰는 전기 아래에 팔당 생태계의 눈물이 있었던 셈이죠. 그럼에도 오랫동안 팔당호 생태계를 연구해온 전문가는 비록 필요해서 개발한 인공호수조차 자연은 적응해냈다고, 현재의 생태계를 지켜야 하는 게 앞으로의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그 생태계를 지키는 건 지금까지처럼 줄곧 희생해왔던 주민들만의 몫이 아닌 것도 분명합니다. 창간79주년을 맞아 기획한 ‘수도권 운명을 닮은 팔당호 이야기’는 이런 맥락에서 시작됐습니다. 구독자님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번주 일목요연 출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