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치열해 날마다 죽음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고 즐거울까요.
참 한강작가 다운 소감입니다. ‘[속보] 소설가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여느날과 다를 바 없던 보통의 저녁에 한줄 속보를 보고 괜히 가슴이 뛰었던 건 단순히 우리나라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사실때문만은 아닙니다. 노벨문학상을 받고도 현재의 비극을 떠올리는 한강작가의 수상이라 더 설렜던 것 같습니다.
그의 소감을 곱씹어 봅니다. 그러고보니, 정말 세계는 전쟁 중입니다. 아이와 식탁에 앉아 도란도란 저녁을 먹는 나의 현재와 병원이 폭격 당하고 골목길에서 놀다 총에 맞는 팔레스타인 아이들의 현재가 공존합니다. 정말 사람이 죽고, 아이들이 죽어 나갑니다. 아마도 작가는 스웨덴 한림원이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를 점치는 베팅에도 오르지 못한 한국의 작가를 선택한 어떤 이유에 ‘시대의 비극’이 있다는 걸 알고 있을테지요. 그렇게 생각을 해보니 문득 그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읽으며 몇번을 숨이 막혀 덮었다 폈다를 반복했던 내가 떠오릅니다. 그의 수상을 무척 축하하면서도 또 그때의 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번주 일목요연 출발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