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쯤 한창 일을 하고 있을 때 가끔 아이에게 전화가 옵니다. 보통 학원 하나가 끝나고 다음 학원을 가기 전에 잠깐 틈이 생겨 ‘허락’을 받기 위해 오는 전화이지요. “엄마, 나 유튜브 한개만 봐도 돼요?” 라고 살짝 애교를 넣은, 아기같은 목소리로 조르면 어쩔 수 없이 “키즈 유튜브로 조금만 봐야해” 라고 신신당부를 하게 됩니다. 걱정이 됩니다. 키즈 유튜브라도 혹시 유해한 영상이 뜨지 않을까, 부적절한 내용을 담은 광고영상을 보게 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죠. 그런 걱정이 꼬리를 물다보면 스스럼없이 일반 유튜브로도 영상을 시청한다는 아이 친구들의 이야기도 떠오르고, 또 실제로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유튜브 영상을 따라하는 현실 속 아이들 사건도 생각납니다. 참, 엄마들의 걱정은 끝이 없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경기도교육청이 학교 공문을 통해 한강작가 작품 ‘채식주의자’를 청소년 유해도서로 선정했다는 게 노벨문학상 발표 이후 논란이 되더니 학부모 단체들까지 청소년들이 보지 말아야 할 유해도서라고 주장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예술작품은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평가가 다르고, 호불호도 갈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진짜 유해한 콘텐츠를 손쉽게 만날 수 있는 우리 아이들의 현실에서 247쪽에 걸쳐 한 인간의 서사와 감정을 따라 읽고 이해해야만 만날 수 있는 그 ‘몽고반점’이 덜 유해하고 인성과 문해력을 훈련하는데 교육적이지 않을까요. 이번주 일목요연 출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