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밤과 4일 새벽, 이 밤들의 충격은 한동안 벗어나기 쉽지 않을 듯 싶습니다. 대통령의 충동적인 ‘비상계엄’과 곧바로 이어진 ‘포고령’ 속 험악하고 무자비한 단어들이 2024년의 우리와 도무지 이어지질 않아서 더 그렇습니다. 국회를 범죄자 집단의 소굴,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세력이라 지칭했지요. 포고령은 더 이질적입니다. 일체의 정치활동 ‘금지’, 모든 언론 계엄사의 ‘통제’, 계엄법에 의해 ‘처단’.
그럼에도 경인일보 기자협회, 경인일보 노동조합은 포고령 발표 이후 즉각 ‘언론 통제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맞섰습니다. TV로 상황을 지켜보던 시민들도 탱크와 군인이 집결 중인 국회로 달려가 휴대폰을 들고 촬영하며 봇물같이 제보가 쏟아졌습니다.
“총이 있다면 쏴 죽이고 싶다”
인상적인 관람평이 입소문을 모으며 지난해 영화 ‘서울의 봄’이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레트로 K] ‘서울의 봄’ 영화가 끝나도 단죄 없는 현실은 계속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 영화를 통해 비극의 역사를 겪어보지 못한 젊은 세대들까지 예습(?)을 해둔 덕에 끔찍했던 어제의 악몽을 비교적 국민들은 차분하게 잘 이겨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피 흘려 얻은 우리의 민주주의가 40년 가까운 시간동안 사회 내부 곳곳을 아주 견고하게 다져왔기 때문일 겁니다. 79년 경기도·인천 지역의 정론지, 경인일보는 무도한 위협이 목을 겨눠도 펜과 카메라를 놓지 않겠습니다. 이번주 일목요연 출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