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실시한 경기도 국정감사가 오후 4시를 조금 넘어 종료했습니다. 상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오밤중까지 이어지던 예년의 국감을 생각하면 빨리 끝나도 너무 빨리 끝난 셈이죠. 경기도에 그렇게 할 얘기가 없었을까 싶지만, 전국에서 가장 많은 국민이 살고 있는 경기도에는 현안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경기북도 설치 문제, 교통 문제, 주택 문제 등 굵직한 사안들이 줄 서 있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끄는 민선8기도 공과를 살피는 중간평가를 해봐야 할 때입니다. 하지만 고작 5시간여 동안 진행된 국감에서 질문한 내용이라곤, 대부분 서울양평고속도로 논란이거나 전임 도지사 부인의 법인카드 사용내역 뿐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기후동행카드를 비교하려 꺼내든 경기도 교통 관련 질타에 김 지사가 'THE 경기패스' 정책을 깜짝 발표를 한 것이 그나마 수확이라면 수확입니다. 한마디로 정치공방만 주고 받은 겁니다. 이쯤 되면 경기도민이 주는 녹을 받는 국회의원들이 경기도와 도정에 대해 공부를 안 했다고 눈을 흘겨도 할 말이 없을테지요. 공부를 안 해올 만도 합니다. 내년에 있을 '총선'과 그놈의 '공천'에만 목매느라 여당이건 야당이건 정치셈법 굴리는 데만 혈안이 돼 있으니 칼 들고 불특정 다수를 공격하는 사건이 경인지역 곳곳에서 발생해도, 교통문제로 수도권 주민들이 반목하는 갈등이 계속돼도 국회에 있는 누구 하나 현장을 찾거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지 않으니까요. 정치는 실종됐고 정쟁만 남아버린,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게 요즘 국감을 보며 여실히 체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