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자들의 기억법’을 시작하며, 처음 보도한 사건이 특수교사와 특수아동 간 아동학대 공방을 다룬 ‘특수교실에 빌런은 없다’였습니다. 이른바 주호민 자녀 사건으로 알려진 바로 그 일입니다. 당시 언론을 통해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며 진실게임 양상이 커졌고, 법적 공방까지 이어진 상황이었죠. 우리가 주목했던 건 특수교사와 특수아동, 그리고 특수아동의 부모 간의 ‘긴밀한’ 관계성 이었습니다. 보통의 아동도 그러하겠지만, 특수교육은 아동을 보호하고 교육하기 위해 특히 교사와 부모 간의 신뢰가 매우 중요합니다. 쉽게 말해 내 아이를 맡은 교사를 믿어야, 교사 역시 부모가 나를 지지한다고 믿어야, 아동의 올바른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그 신뢰가 무참히 깨질때, 교육현장이 어떻게 부서지는지, 이 사건을 통해 지독하게 경험한 바 있습니다.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정말 있을수도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가장 안전하다고 믿은 공간에서 가장 안전한 사람이라고 믿은 이에게 고작 8살밖에 되지 않은 작은 아이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기자이기 앞서, 사건을 지켜보는 부모의 한사람으로 말할 수 없는 슬픔이 밀려왔습니다. 또 한편으론 걱정도 되었습니다. 이 일로 인해 가뜩이나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우리들의 학교에 안전이라는 믿음마저 불신하게 될까봐. 교육부, 교육청이 정신 바짝 차리고 이 사건을 제대로 수습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정말 우리의 미래인 교육현장은 무너지고 말겁니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번주 일목요연 출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