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페이스북 게시물 보는 게 두려워요”
오랫동안 공직에 몸담아 온 어르신과 식사를 하며 요즘 사회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말씀인 즉, 꽤 친분이 있고 잘 안다고 생각한 지인들도 요즘은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지 알기가 어려워, 좋아요를 선뜻 누르기가 어렵다는 말이었죠. 하나의 사태를 두고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한 후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며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데, 세상이 너무 양극단으로 나뉘어 내편이 아니면 철저하게 남의 편이 되다보니, 탄탄한 사회적 공력을 지닌 어르신이 보기에도 작금의 현실이 두려운 모양입니다. 나이 차를 떠나 그날의 식사자리에 있던 모두가 공감하는 말이었죠.
저 역시 곧 있을 헌재의 판결을 앞두고 요즘은 두려운 마음이 큽니다. 서울 서부지법 난동사태를 보며 떠올렸던 공포들이 잔상처럼 남아있기 때문이죠. 그날 이후 그저 좋아하는 작가의 소설책에서 읽고 상상했던 머릿 속 잔상들이 어쩌면 실재할 수 있다는 공포로 돌변한 겁니다. 광복 80주년을 맞는 현재, 80년의 첫 자락에 있었던 서북청년단, 남로당 무장대, 민간인 학살, 이제야 제주 4·3 이라 소리내 부를 수 있는 역사의 비극이 비단 과거의 역사로만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어쩌면 우리의 뼛 속 깊이 새겨진 서늘한 공포가 충동되고 있다는 생각이 자꾸만 드는 현재입니다. 무겁게 이번주 일목요연을 출발하게 돼 죄송한 마음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우리의 할일을 묵묵히 해낼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