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열흘은 기다림에 기다림을 반복하는, 정말이지 영겁의 시간이었습니다. 독감에 걸려 고열을 앓는 아이를 안고 소아과 쇼파에 앉아 진료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이 고된 기다림이 싫어 다음 병원 방문에는 소아과 문이 열리는 9시 정각에 앱을 통해 진료예약을 했는데, 눈 앞에 나타난 대기 환자 수는 78명. 4시간을 넘게 기다린 끝에야 겨우 의사를 만났고 5분도 되지 않는 진료 후에 약 처방전 하나 받아들 수 있었습니다. 사실 그러려니 합니다. 아이가 9살이니 최소 8년 가까이 소아과를 다닌 셈인데 대한민국 부모에게 이제 ‘소아과 대기’는 일상이고, ‘소아과 오픈런’도 특별할 것이 없는 풍경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더 나빠지는 ‘하향평준화’를, 부모들은 울며 겨자먹기지만 받아들인 거죠. 그저 의료수가 개선, 의대정원 확대 등을 두고 대립각만 세운 채 이렇다 할 대책이 나오지 않고 한해가 또 지나가는 현실이 내년엔 반복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
눈에 보이진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차별. 거주지로 묘하게 선을 긋는 이 시대의 차별은 꽤 오랜 시간 사회의 골칫거리였습니다. 그래서 그 차별이 아이들에게까지 대물림되는 것은 막아보고자 시작한 정책이 바로 ‘소셜믹스’입니다. 올바른 의도로 좋은 정책을 만든다고 정책의 성공이 보장되는 건 아닙니다. 정책을 만든 이가 끊임없이 정책이 나아가는 방향을 바로잡고 이끌어 갈 때 비로소 효과는 눈에 보일 수 있습니다. 작은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특히 클릭 하나로 순식간에 뭐든지 할 수 있는, 요즘 같은 세상에는 작은 실수가 엄청난 결과를 발생시키기도 하죠. 학교 구성원의 개인정보가 담긴 파일이 교직원의 실수로 외부에 전달됐습니다. 문제는 아이들 신상까지도 유출되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사태를 수습하기엔 시일이 걸릴 것 같습니다. |
간혹 시골의 어떤 마을에 심보 고약한 이웃이 하나뿐인 길을 ‘사유지’라는 이유로 가로막아 주민들의 통행에 불편을 준 일들이 있습니다. 사유지, 그러니까 내땅이니까 마음대로 들어오지 말라는, 합법적인 억지(?)를 부리는 셈이죠. 이번엔 부천의 한 대학입니다. 부천 주민이 사랑하는 원미산 등산로 중 일부가 대학의 땅이라며 대규모 펜스를 설치해 이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원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경기북부지역이 오랜시간 차별을 받아온 데는 경기북부의 잘못이 하나도 없습니다. 북한과 접경지역이 된 것도, 그로 인해 군사지역으로 지정돼 군대 외에는 함부로 무엇하나 들어올 수 없는 땅이 된 것도 모두 경기북부가 선택한 일이 아닙니다. 비극적인 우리의 현대사가 그렇게 만든 것이지요. 그럼에도 그 땅을 떠나지 않고 묵묵히 지키면서 인접한 서울이, 경기남부가 발전하는 것을 바라만 봐야 하는 마음을 감히 헤아릴 수 있을까요. 그런데도 여전히 ‘서울’만 외치는 정치권이 야속합니다. |
이런 뉴스가 나오면 속상함을 넘어 분한 마음마저 듭니다.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설립된 사회복지법인의 횡령은 비단 수익금을 횡령한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아이들을 볼모 삼아 이득을 취한 것이 가장 큰 죄겠지만, 이로 인해 아이들을 도우려는 마음들까지 상처입기 때문입니다. 상처입은 마음들로 추운 연말, 아이들을 돕는 손길이 줄어들까 염려됩니다. |
한주간 당신이 놓친 지역 뉴스다음주에 또 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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