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신문을 만드는 기자들의 하루 루틴이 이렇습니다. 아침 일찍 오늘 취재할 기사를 발제하고, 하루종일 땀나게 취재를 하고 오후에 기사를 작성합니다. 기사를 송고하고 나서 한숨 돌리면 또 다시 내일 쓸 기사 아이템을 찾기 위해 고민을 거듭하죠. 매일 다른 주제의 기사를 준비하기 때문에 내용은 다르지만, 대부분의 루틴은 비슷합니다.
그러다보면, 어떤 날엔 번아웃 아닌 번아웃이 옵니다. 세상을 조금 더 이롭게 하기 위해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는 것인데, 기사를 쓰기 위해 세상이 존재하는 건 아닌지 하는 엉뚱한(?) 사색입니다. 사실 발제하는 일이 너무 괴로운 일이다보니 혼자서 괜한 투정을 부려보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정말로 가끔은 내가 하는 ‘업’이 중요한 게 아니라 업으로써 이루고자 하는 가치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씁쓸함입니다. 그래서 선배가 보면 괜한 고집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가끔 한가지 취재와 기사에 꽂혀(?) 한달이고 두달이고 뒤를 쫓고 후속을 체크하며 질기게 굴 때가 있습니다. 저도 한때 ‘어린이’에 꽂혀 유치원 급식으로 식중독에 걸려 위중한 합병증까지 발생했던 사건이나 입양아동을 학대·사망케한 부모의 사건을 꽤 오랜시간 추적하고 보도하며 끝을 보고자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땐 괜한 고집이라는 핀잔도 들었지만 뒤돌아보면 작더라도 가치를 지킨 것 같은 마음은 남아 힘들 때마다 꺼내보곤 합니다.
매일 신문을 제작하는 (주말 빼고) 경인일보에는 의외로 그런 기자들이 꽤 있습니다. 오늘 파주 용주골 성매매 집결지 철거를 끈질기게 보도해 온 기자가 UN여성기구에 이를 질의했고 의미있는 답변을 받아냈습니다. 이번주 일목요연의 첫 기사로 소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