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이 국민을 대표해 맡은 일 중 가장 큰 일을 꼽으라면 1년에 한번 진행하는 ‘국정감사’ 일 겁니다. 나랏돈을 어떻게 썼는지, 국민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운영하는지, 어디서 새는 구멍은 없는지 5천만 국민이 일일이 감독하고 따져 물을 수 없으니, 국민의 대표로 선출된 국회의원에게 감사의 권한을 일일이 명명백백히 따져보라는 것이죠. 이런 제도가 국가 단위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경기도, 인천시에도 도민을 대표하는 경기도의회와 시민을 대표하는 인천시의회가 있고 이들 의회들이 ‘행정사무감사’ 이른바 행감을 실시합니다. 통상 국감 시즌이 지나면 행감이 시작되니, 지금 이들 의회는 한창 ‘행감 시즌’입니다. 이 중 올해 경기도 행감은 역대 최악의 행감이라는 비판을 받습니다. 의원들 간의 힘 겨루기에 행감계획서 조차 제출되지 않아 행감이 열리지 못한 위원회가 있는가 하면, 피감 기관인 경기도 및 산하기관 일부 직원들의 태도 논란으로 급기야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이 “집행부의 철저한 각성을 요구한다”는 경고성 성명서를 내기에 이르렀습니다. 도정과 시정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따져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을 허투루 보내고 있어도, 문제는 ‘문제가 안된다’데 있습니다. 왜냐하면 경기도민과 인천시민은 행감에 별 관심이 없기 때문이죠. 국감에선 잘못된 국가 운영을 호되게 혼내는 ‘짤’이 퍼져 스타 국회의원들이 배출되곤 하는데, 행감은 지켜보는 눈도, 귀담아 듣는 이도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잘해도 얻을게 없고 파행을 계속해도 무서울 게 없는 것이죠. 경기도의원과 인천시의원 역시 도민과 시민의 민의를 대표하기 위해 선출된 이들입니다. 이들 공공에게 강한 책임을 부과하기 위해선 우리가 먼저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