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회사 앞 호프집이 사라졌습니다. 선후배들과 회식을 할 때면 항상 2차는 “OO으로” 외치던 곳이었습니다. 제가 입사하기 전부터도 그 곳은 경인일보 기자들이 기사의 품질을 논하고 언론의 사명을 고민하며 때로는 팍팍한 삶의 애환을 토로하던, 그러면서도 서로의 찌질한 흑역사를 간직한 보물창고였습니다. 추억이 사라진 자리엔 요즘 감성이 듬뿍 녹아든 새로운 맥주집이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발길이 닿지 않는 건, 지날 때마다 마음이 헛헛해지는 것은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이번주 일목요연을 준비하며 유독 눈에 들어온 기사들은 ‘사라져가는 것들’이었습니다. 아기 울음소리가 사라져가는 사이에 사회의 성장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사람이 사라져가는 곳에선 생활에 필요한 필수항목들까지 증발하고 있습니다. 자극적인 뉴스보다는 재미가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주 일목요연이 소개하는 사라져가는 것들의 기록을 눈여겨 봐주세요. |
벌써 3번째. 경기도민의 발이 되어주던 시외버스터미널이 사라지는 일이 올해에만 3번째입니다. 고양화정버스터미널에 이어 성남시외버스터미널이 사라졌고, 이번엔 경기남부지역 도민들이 애용하던 송탄시외버스터미널이 영업을 종료했습니다. 교통수단이 원활치 않은 경기도에서 자가용 이용이 많지만, 서민들, 교통약자들에게 시외버스터미널은 세상을 연결하는 다리였습니다. 버스터미널이 사라진 자리에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지난 여름 교권침해 이슈와 함께 떠오른 웹툰작가 주호민씨 자녀 사건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동의를 받지 않고 녹음을 했다는 행위 자체에 대한 비판이 이 사건의 1차 쟁점이었다면, 재판에 돌입한 후에는 녹음 속 교사의 발언이 아동학대에 해당하느냐가 2차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판이 진행되며 사건의 민낯이 드러날 수록 어쩐지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피해자인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
요즘 병원들마다 독감에 코로나에 일반 감기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룬다고 합니다. 특히 독감은 작년 가을부터 유행주의보 해제도 못한 채 줄곧 유행 중이라, 정말 올 겨울 우리들의 면역력이 잘 버텨줄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이렇게 여기저기서 호흡기 감염병에 몸살을 앓다보니 치료제도 품귀현상을 보이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 현장 목소리 들어보시죠. |
장난에도 상식과 정도가 있습니다. 화가 나서 국보1호 남대문을 태워버린, 수십년 전 그 사건이 아직도 공포로 남아있는데, 경복궁 담장에 스프레이 낙서라니. 사회적 메시지를 담는 뱅크시의 작품이 그려져도 화가 날 판인데, ‘영화 꽁짜’ 라는 어이없는 문구는 정말이지 요즘이 상식이라는 게 통하는 세상인지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 철저한 관리감독도 중요하지만 사실 정말로 필요한 건 상식적인 사회의 성숙한 시민의식입니다. 저출산, 인구소멸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할 때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경기도는 최후의 보루였습니다. 가장 많은 인구가 모여살고, 여전히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며 가장 젊은 지역으로 손꼽히던 곳이 경기도입니다. 그런 경기도도 이제 무너지고 있습니다. 경기도 생산가능 인구가 약 30년 뒤엔 마이너스로 돌아선다고 하는데요. 사라져가는 인구, 이대로 손놓고 있어도 괜찮나요. |
한주간 당신이 놓친 지역 뉴스다음주에 또 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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