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와서 고백하건대, 이제 막 4년차쯤 된, 경험이 많지 않은 막내기자가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용기로 그 참사 현장을 뛰어다녔는지, 아득합니다. 무엇을 생각하고 고민할 여유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취재기간이 길어지면서 참사도 익숙해졌고 일이 됐습니다. 무심결에 동료기자들과 이야기하다 터진 웃음을 억지로 손으로 막고 주변을 살피면서 그 엄숙함이 불편하고 짜증났던 것도 같습니다. 기자들을 향해 화를 내는 유족들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몇년 후 아이를 낳고 세월호참사를 다시 만났을 때 처음으로 목놓아 울었습니다. 내 아이를 품에 안아보니, 불편하고 짜증났던 마음이, 그 부모들을 이해하지 못한 미숙함이, 진실은 고민않고 사실의 일부분만 건드렸던 허술함이 회한처럼 밀려왔습니다. 그래서 세월호는 기자생활을 하는 내내 언젠가 풀어내야 할 마음의 짐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세월호참사 10주기 입니다. 경인일보가 연재하는 ‘우리가 세월호를 기억하는 방법’은 그때의 반성에서 출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