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획물 ‘기자들의 기억법’을 진행하면서 긴장되는(?) 순간 중 하나는 팀원들이 아이템을 들고 올 때 입니다. 경인일보에서 가장 젊다는 기자들과 한팀을 이뤄 진행하다보니, 자기 색깔이 담뿍 담긴 다양한 아이템을 들고 옵니다. ‘아 제발 이것만은’ 싶은 아이템들도 더러 가져오는데요. 그럴 때마다 선배된 도리로 ‘그래, 어디 한번 해보자’며 일단 받아드느라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닙니다.
특히 지난주 주말부터 선보인 기획물 ‘20대 무당(無黨)을 찾아서’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답도 없는 ‘정치’ 이야기는 정말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게다가 20대와 정치라니, 일베와 페미부터 대뜸 떠올라 머리가 지끈거렸습니다. 하지만 초롱초롱한 후배의 눈빛을 보니 도저히 안할 재간이 없어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취재를 끝내고 마지막 기사를 쓰며 아이템을 받아들 때의 내가 떠올랐습니다. 비록 기사에선 ‘대화하기를 포기한 채 어느 것도 선택하지 않는 무당’을 청년으로 빗댔지만 저 역시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머리를 맞대고 무엇이 옳은지 대화해야 하는 일에 ‘겁’부터 났으니까요. 그리고 어쩌면 이건 세대를 넘어 남녀를 불문하고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겪는 현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목요연을 읽는 당신의 생각도 궁금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