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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참성단] 한양성과 북한산성 지면기사
16세기 말, 왜구의 기습 침략을 받은 조선은 혼비백산했다. 임진란 발발 수일 만에 동래성이 함락됐고, 선조는 비를 맞으며 통곡의 피난길을 재촉했다. 태조 이성계의 명으로 정도전이 주도해 쌓은 한양성도 조총의 위력에 처참하게 무너졌다. 도성을 짓밟은 왜군은 잔해만 남은 성에 왜루(倭壘)를 쌓아 사직(社稷)을 조롱했다.왜란에 이어 병자호란으로 반도 땅을 유린당한 후대 왕조는 국방력 강화에 몰두했다. 18세기 초 숙종은 수도방위를 위한 방책으로 한양성을 보강하고, 외성인 북한산성을 축조했다. 이어 인왕산 동북쪽 능선과 북한산 서남쪽 비봉을 연결하는 탕춘대성을 축성했다. 주 성벽과 여장(女墻)을 둘렀고, 동쪽에서 서쪽을 향해 공격할 수 있는 성구(城口)를 일정 간격으로 뚫어 놓았다. 세검정 인근 탕춘대(蕩春臺)에서 연유한 이름으로, 한성의 서쪽에 있다고 해 서성(西城)으로도 불렸다. 이로써 한양을 수성하고 백성을 보호하는 3중 방어막이 완성된 셈이다.한양도성, 북한산성, 탕춘대성을 묶은 '조선의 수도성곽과 방어산성'이 지난해 12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 등재목록에 선정됐다. 잠정목록 가운데 등재 준비가 잘 된 유산을 선정하는 단계다. 등재신청 추진 체계와 연구진 구성, 기준을 충족하는 연구결과, 보존관리계획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600년 넘는 성상(星霜)을 지킨 한양성은 조선 초·중·후기 석축 양식을 품은 문화재다. 수차례 증·개축이 이뤄지면서 축조 방법과 돌 모양이 달라 시대별 특징이 뚜렷하다. 초기엔 다듬지 않은 네모꼴 돌을 불규칙하게 쌓았고, 벽면은 수직이다. 대대적인 개축에 나선 세종 때는 잘 다듬어진 두 세 척의 긴 네모꼴 돌을 하단엔 큰 돌로, 상부엔 작은 돌로 쌓았다. 성벽 중앙부가 밖으로 튀어나온 점이 돋보인다. 숙종 때는 2척(60㎝) 크기 정방형 돌을 일정한 간격에 수직으로 올렸다. 축성기술이 완숙해지면서 한층 견고해졌다.탕춘대성의 정위치가 궁금해 위성지도를 검색해 봤다. 각종 개발행위로 파먹은 땅이 성곽 근처까지 침투한 흔적이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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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참성단] 출판기념회 지면기사
국민의힘 당 대표에 도전하는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의원이 1일 출판기념회를 했다. 저서 '더 플레이어'는 뒷전이고, '세(勢) 과시'가 관심사였다.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김병찬 아나운서 사회로 열린 기념회 자리는 지지자들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고 언론은 전했다.행사장 출입구엔 검은색 아크릴 상자 두 개와 방명록 세 권이 놓였다고 한다. 참석자들은 줄을 서 기다리다 흰 봉투를 상자에 넣고 저서를 받아갔다. 정우택 국회 부의장은 "(이왕)오셨으니까 한 권만 사지 말고 지갑 털어서 많이 사서 주변에 책을 나눠드리시라"고 했다. 정치적 동지들의 정겨운(?) 품앗이 현장이다.행사는 오후 2시부터 4시간으로 예정됐는데, 2시45분께 준비한 책이 동났다고 한다. 늦게 온 참석자는 나중에 책을 받을 주소를 방명록에 적거나 명함을 남기고 후원금 봉투를 상자에 넣었다고 취재기자가 전했다. 1천명 넘는 인파에, 조기 완판으로 윤 의원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사전적으로 '출판'은 지식이나 글을 작성한 도서, 사진, 이미지와 같은 미술작품을 발행하는 것을 말한다. 서적이나 회화와 같은 저작물을 독자들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개최하는 행사가 출판기념회다. 그런데 정치영역에선 의미가 달라진다. 선거 출마를 위한 출정식이자 정치후원금을 걷는 수단으로 변질하는 것이다.중앙선관위는 2014년 출판기념회 제도 전반을 손보기로 했다. 정치자금 통로란 오명을 씻고 부정여론을 돌려놓자는 의도에서다. 도서 정가 판매만 허용하고 일체의 금품 모금행위를 금하는 안이 논의됐다. 개최횟수를 제한하고 모금액 상한선을 정해 총액과 고액기부자 명단을 신고하는 안을 심의했다. 결과는 용두사미다. 횟수를 제한하지 않았고, 모금액을 신고하지 않아도 되는 관행을 어물쩍 넘겼다.정치인 출판기념회는 모금 한도가 없고, 수익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뇌물을 합법적으로 인정하는 폐습이란 비판과 함께 폐지돼야 마땅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지난해 말 검찰이 자택에서 수억 원 현금 뭉치를 발견하자 출판기념회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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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경인칼럼] 난방비 폭탄, 민생(民生)이 만만한가 지면기사
아파트에 사는 주부가 1월 관리비 고지서를 커뮤니티에 올렸다. 총액 57만원으로, 전월 42만원보다 15만원(36%) 늘었다. 공동관리비는 15만6천원으로 2%(3천100원) 올랐는데, 개별관리비가 26만7천원에서 41만4천원으로 54%(14만6천원) 급등했다. 전기와 난방이 주범이다. 전기료는 12만9천원에서 15만8천원으로 2만8천원(21%) 늘었다. 난방비는 4만4천원에서 15만원으로, 2.5배(10만5천원) 폭등했다. 계절 요인을 고려해도 놀랄만하다.난방비 폭탄에 겨울나기 풍속도(風俗圖)가 흑백 TV 시절로 돌려졌다. 온풍기, 전기 매트, 전기요가 다시 꺼내지고 매출이 급증했다. 핫팩에 냉기를 막아주는 문풍지, 단열 시트로 중무장한다. 명절 전후 한파에 방한용품이 이상 품귀다. 난방용 가전매출은 전년 동기 170% 넘게 폭증했다. 농촌에선 목재용 보일러가 뜨거워졌다. '난방비 절약 비법'이란 온라인 글에 '좋아요'가 쌓이는 서글픈 세태다.9개월 사이 도시가스 요금은 4차례, 38% 인상됐다. 지역난방비 34%, 전기요금은 18.6% 올랐다. 문재인 정부가 5년간 전기·가스 요금을 억지로 묶는 바람에 인상 폭이 커졌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원자력발전을 중단 또는 축소한 문 정부 정책이 재소환됐다. 겨울철엔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뻔한 사실을 간과한 정책 오류는 가리고 또 전(前) 정부 탓을 한다. 한전과 가스공사 적자 폭을 몰아서 줄이려다 민생고를 키웠다. 비난 여론이 거세자 에너지 바우처(이용권) 확대 등 대책을 내놨으나 민심을 달래기엔 태부족이다. 이재명, 추경 제안 정부곳간 외면 생색내기경기지사땐 재난지원금 살포로 빚 2조 늘어 아이디어 고갈에, 정책 빈곤은 야권도 다를 게 없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30조원 추경예산을 제안했다. 우선 3조원이라도 긴급 수혈하자 보챈다. 난방비 폭탄으로 고통받는 서민과 취약층 보호를 위해 지원금을 줘야 한다는 게다. 화수분이 아닌 정부 곳간 사정을 외면한 생색내기다. 돈 보따리로 폭탄이 제거되고 문제가 해결된다면 걱정할 게 뭔가.이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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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참성단] 저출산 진풍경 지면기사
설 명절에 가족이 모였다. 사촌까지 서른 명이 넘는데, 미취학 아동은 60개월짜리 남아 한 명뿐이다. 가족 구성원을 따져보니 20대 이상이 10대를 압도했다. 부모 세대와 조카 세대 숫자가 비슷했고, 손주 세대는 줄어드는 역 항아리 구조다. 30대 조카 세대 중 기혼은 셋에 불과했고, 여섯은 미혼이었다. 40줄 미혼자도 있다. 결혼을 안 하니 손주는 언감생심 아닌가.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는 자영업을 하는 50대의 '나 홀로' 식당 순례기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먹고 싶은 음식을 즐기며 잠시나마 자유인의 호사를 누리는 모습에 공감대가 확산하면서 시즌 10까지 방영됐다. 첫 시리즈가 제작된 2010년대 초반엔 일본만의 현상이었으나 우리도 현실이 됐다. 삼겹살을 혼자 굽고, 전골을 따로 먹는 식당이 흔해졌다.페북에 혼술 모임이 있다. 회원들은 홀로 술을 마시는 사진을 공유한다. 둘 이상 여럿이 모인 장면엔 양해를 구한다. 성별 구분 없이 20대 이상 연령층이 게시물을 올리는데, 낮술도 제법 많다. 가끔은 혼술 족이 자주 찾는 업소도 노출된다. 수원 나혜석거리 주점은 두 명 이상 손님은 받지 않는다. 둘만의 자리는 테이블 두 개뿐이고, 나머지 10여 석은 마주 볼 수 없다. 일본식 선술집인데, 주말엔 30분 이상 대기해야 닭꼬치를 맛볼 수 있다.저출산은 대학가 하숙집 풍경도 바꿔놨다. 저렴한 비용이 장점인 2인실이 독방으로 대체된다. 대학들도 기숙사 1인실을 늘리고 있다. 충청권 대학은 아파트를 모델로 해 거실은 공유하되 방은 따로 쓰도록 배려했다. 학생들 상당수가 성장기를 혼자 보냈기에 타인과의 동침이 낯설고 불편한 게다.얼마 전 김건희 여사가 여당 여성의원들을 관저로 초청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연애담 등이 주목받았으나 육아와 비혼 등 의미 있는 대화도 오갔다고 한다. 일부 의원은 "대통령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주재하면 문제 해결을 위한 여론 조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둘이 하나도 낳지 않는 초저출산으로 국가가 사라질 위기라는데, 정부도 국회도 한가하다. 저출산·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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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참성단] 성폭행범과 인권 지면기사
박병화(39)는 2000년대 초 수원에서 여성 10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15년을 복역했다. 빌라에 침입해 혼자 사는 20대 여성을 노렸으나 좀체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잽싼 몸놀림으로 '수원 발발이'라 불리면서 수년간 젊은 여성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지난해 10월 만기출소한 그가 화성의 한 원룸에 거주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이 발칵 뒤집혔다. 주민들이 퇴거를 요구하며 연일 집회에 나섰고, 시장과 지역 정치인들이 가세했다. 퇴출 움직임이 거세자 집주인은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연쇄 성폭행범은 문을 잠근 채 두문불출하고 있다.박병화가 며칠 전 극단적 선택을 했다가 병원으로 옮겨졌다. 주거지를 방문한 보호관찰관이 "생체반응이 없어 문을 열어야 할 것 같다"고 112에 신고해 화를 면했다. 발견 당시 항우울제를 다량 복용해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생명에 지장이 없고, 대화가 가능하다고 한다. 생활고에 시달리다 얼마 전 기초생활수급비를 신청한 사실도 전해졌다.성폭력 전과자는 재범 가능성이 높아 출소 뒤에도 관리를 받는다. 미성년자를 노린 흉악범이거나 누범일 경우 경찰이 거주지에 전담 인력을 배치해 관찰한다. 그런데도 초등생을 잔혹하게 성폭행한 조두순의 거주지 인근 주민들은 그의 퇴거를 요구하며 2년째 투쟁 중이다. 지난해 출소한 김근식은 의정부시 소재 갱생시설에 입소하려다 극렬한 저항에 부딪혔다. 시장이 도로를 막고 농성하는 모습이 생중계될 정도로 지대한 관심을 받았는데, 추가 성추행 혐의로 재수감돼 충돌을 면했다.정부가 성폭력범의 재발을 막기 위한 보완책 마련에 나섰다. 소아성애 아동 성범죄자의 치료감호를 확대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이 의결됐다. 한동훈 법무장관은 성범죄자 다큐멘터리 두 편을 간부들에게 소개하며 정책 방향에 참고하라고 권했다. 출소한 성범죄자들이 모여 사는 마을과 형기를 마친 성범죄자들이 별도로 격리된 시설을 다룬 작품이다.출소자의 거주지를 강제할 법적 근거는 없다. 흉악범이라도 만기 출소했다면 거주지를 택할 자유가 있다. '자유인'이 된 성폭행범의 인권과 자녀를 걱정하는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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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참성단] '복조리'의 추억 지면기사
정월 초하루, 동도 트기 전인데 누군가 '복조리요'하고 어둠을 가른다. 뜀박질이 점차 멀어지고, 집 마당엔 그가 떨군 복조리 묶음이 엎어져 있다. 1970년대, 시골 마을의 설날 아침은 복조리를 돌리는 청년의 외침과 함께 기지개를 켰다.복조리를 던지고 떠난 청년은 같은 마을 이웃이다. 그냥 갔다고 공짜는 아니다. 다음날 혹은 수일이 지나 수금하러 오는데, 정가(定價)는 따로 없다. 물리거나 흥정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다. 집마다 형편에 따라 일정 금액을 손에 쥐어준다. 청년도, 주민도 서로가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아는 사이 아닌가. 이렇게 모인 돈은 마을 청년회나 부녀회 공동기금으로 쓰인다. 복을 받고, 답례하는 미풍양속이다.조리(조籬)는 쌀을 이는 기구다. 뜨물을 이리저리 휘저어 돌과 이물질을 걸러낸다. 대나무를 가늘게 쪼갠 죽사(竹絲)로 엮어 만드는데, 아무나 만들 수 없는 수공품이다. 정초에 새로 장만하는 것을 특별히 복조리라 하였다.'그 해의 행복을 쌀알과 같이 조리로 일어 취한다는 믿음에서 생겨난 풍습으로 보인다. 설날에 조리를 1년 동안 사용할 수량만큼 사서 방 한쪽 구석이나 대청 귀퉁이에 걸어놓고 사용하면 그 해에 복이 많이 들어온다는 민간신앙도 있다. 조리 속에 돈과 엿을 넣어두면 더 좋다고 한다'.(두산백과 참조)설 명절을 앞두고 안성 구메농사마을 주민들이 복조리를 만드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 연세 지긋한 아낙 셋이 조리를 엮고 있는데, 작업에 몰두한 표정이 덤덤하다. 수북하게 쌓인 조리 더미를 만드느라 지친 듯한 얼굴이다. 몸은 고되나 며칠 지나면 동네 집마다 정성 가득한 복이 전해질 터이다.민족 최대 명절인 설날엔 차례를 지낸다. 설빔으로 단장하고 웃어른을 찾아 세배를 드린다. 만두를 빚고 떡국을 함께 먹으며 이웃과 정을 나눈다. 설에는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다양한 풍습들이 있는데, 맥이 끊기면서 점차 잊히고 있다. 윷놀이, 널뛰기는 봤으나 문안비, 설그림, 야광귀 쫓기, 청참은 다 뭔가.온라인 쇼핑몰에 복조리 판매대가 즐비하다. 복주머니, 소코뚜레 등을 묶은 패키지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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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참성단] '신의 직장'이 어쩌다 지면기사
대학 교직원은 고연봉에 정년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일자리다. 퇴직해서도 두둑한 교원연금이 보장돼 노후 걱정이 덜하다. 2000년대 초 IMF 여파로 극심한 취업난에, 정년 보장 관행이 깨지면서 교직원 자리가 인기 직종으로 급부상했다. 공기업과 함께 '신의 직장'으로 불리며 취업 경쟁률이 치솟았다.서울대 교직원 공채에 응시하려면 토익점수가 900점은 돼야 했고, 때론 영어회화 면접을 봤다. 전문직종 자격증을 가진 응시자들이 탈락할 정도였다. 대학 조교수가 지방대 교직원 채용에 응시하기도 했다. 지방대를 노크한 명문대 출신들이 많았으나 성적표는 초라했다. 모집 인원이 열 명도 안 되는 데다 모교 출신을 우대한 때문이다.교직원들 위상이 말이 아니게 됐다. 10년 넘게 등록금이 동결돼 대학들 재정사정이 나빠지면서다. 학령 인구의 감소로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늘면서 급여와 복지 등 근무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임금 수준은 수년째 제자리인 데다 장래마저 불투명해지자 자발적인 이직이 늘고 있다고 한다.수도권 대학에서 100명 넘는 교직원을 감축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신안산대'는 지난주 정리해고 사실을 전하며 대상자들에 공문으로 통보했다. 전임교원과 교직원 140여 명이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신입생 충원율이 떨어져 재정 상황이 악화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입학전형 등록률은 2020년 96.4%에서 2021년 56.6%, 2022년 60.4%로 집계됐다. 2023학년도 현재 60%에 불과하다.신안산대는 '대학 기본역량진단'에서 낙제점을 받은 재정지원 제한 대학이다. 같은 처지인 화성의과학대(구 신경대), 웅지세무대, 김포대, 장안대 등도 구조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방대뿐 아니라 수도권 소재 대학들도 위기감이 커지는 상황이나 타개책이 마땅치 않아 보인다.'순서대로 망한다'는 벚꽃 피는 시기가 수도권 대학들 차례까지 왔다. 학령 인구 감소로 신입생 충원율이 낮아지고 있다. 경영난이 심각한 대학들의 몸집 줄이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교직원은 더 이상 '신의 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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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참성단] 점심시간 문 닫는 은행 지면기사
2020년 상반기,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영업시간을 조정했다. 오전 9시~오후 4시에서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으로 1시간 단축됐다. 코로나 19 여파로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되자 대면 접촉 기회를 줄이는 사회 분위기에 동참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가 해제된 지 수개월이 지났어도 영업시간은 복원되지 않는다. 불편함을 참다못한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친다. 은행 노사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이후 단축 여부를 논의하기로 합의했다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태도다.원성이 높아지자 금융위원장이 나섰다. 지난 5일 "방역 상황이 정상화되고 있는 마당에 영업시간도 정상 복원하는 게 은행권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와 기대에 부합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은행연합회장은 "은행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들 불편에 공감한다"면서도 "코로나 극복과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영업시간 정상화에 대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했다. 불편·불만은 알겠으나 당장은 어렵다는 게다. 금융 노사는 TF를 구성해 정상화 여부와 시기를 논의할 예정이나 진통이 예상된다.고객들 불만지수를 높일 악재가 또 터졌다. KB국민은행이 점심시간에 1시간 동안 영업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군부대와 행정기관 출장소 등 일부 점포에 한정된 고육책이라고 하나 역풍이 만만치 않다. 직원이 달랑 두 명인 점포의 교대근무가 어렵다는 해명엔 고객 불편은 안중에도 없느냐고 한다.지난해 국내 금융권은 사상 최대 이익을 실현했다. 고금리 행진과 예·대마진 확대에 따른 반사다. 직원들에게 평균 300% 넘는 성과급이 주어졌고, 희망 퇴직자에 수억 원씩 위로금이 지급되면서 자발적인 퇴직이 줄을 잇는다고 한다. 유례없는 물가 상승에 고금리로 경제가 가라앉고 서민들 고통이 커지는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진풍경이다.점심에 짬을 내 은행을 찾았던 직장인들은 연차를 내야 할 처지가 됐다고 푸념을 한다. 점포를 줄여 대기 줄이 길어진 마당에 단축된 영업시간은 그대로 두고, 점심에도 문을 잠그려 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고연봉을 받는 '신의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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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참성단] 인천의 건축자산 지면기사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경성 중심가에 백화점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포목과 잡화를 팔던 오복점(吳服店)이 대형 쇼핑점으로 변신한 것이다. 미쓰코시(三越), 조지야(丁子屋), 미나카이(三中井), 히라타(平田) 백화점이 각축을 벌였는데, 죄다 일본 자본이었다. 그중 미쓰이(三井) 재벌의 미쓰코시는 일본 동경 긴자거리에 본점을 둔 출장소로, 일본인과 조선인 상류층만 드나드는 명품점이었다. 신세계 백화점의 전신이다.미쓰코시는 1930년대 후반 인천에도 진출했다. 2층 건물인 야마모토 포목점을 확장한 것으로, 국내 출장소는 인천이 유일했다. 위치는 인천항 개항 이후 일본인이 밀집해 살던 지역의 중심상가 사거리였다. 경성 상류층이 백화점을 드나들며 부(富)를 과시했던 것처럼, 인천에서도 일본인과 내국인 상류층의 소비 해방구가 됐을 터이다. 해방 후 서울 미쓰코시가 동화백화점으로 바뀌면서 인천출장소도 동화백화점이 됐다. 현주소는 중구 중앙동 3가 2-2로, 마트와 통닭집이 입점해 있다.인천시가 미쓰코시 백화점 등 중·동구에 산재한 근대 건축물 4개소를 기록화한다. 오랜 역사를 품은 건축자산의 가치와 의미를 기록화하고 소멸을 막아 후세에 보전하자는 취지에서다. 건축자산이란 문화재는 아니나 사회·경제적 가치를 지닌 건축물을 말한다. '가와바타 창고', '이십세기 약방', 해안성당 교육관이 함께 선정됐다.시는 건축물의 재료와 구조, 설계를 꼼꼼히 살펴보기로 했다. 지난해 말 시작된 상세조사는 오는 6월께 마무리된다. 3D 스캔 기법을 활용한 아카이브 작업을 통해 건축자산에 담긴 이야기와 가치를 기록으로 남기게 된다. 원형을 살리되, 카페나 개인미술관 등으로 활용하도록 도와 건물주들의 자발적인 보전 노력을 유인한다는 구상이다.인천은 대한민국 근대화의 상징 도시다. 열강에 처음 문을 연 인천항은 수탈과 교역이 맞물리는 영욕의 산증인이다. 붉은 벽돌로 무장한 가와바타 창고는 철물점 용도로, 중구청 앞 적산가옥 거리의 대표 건축물이다. 규모는 크지 않으나 마름모 창문 등 독특한 양식으로 눈길을 끈다. 차이나타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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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참성단]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지면기사
LA 다저스 간판 투수 클래이턴 커쇼(34)는 경이로운 궤적의 커브볼을 구사한다. 칼날 제구력으로 상하좌우 구석을 찌른다. 폭포수 같은 낙차와 빼어난 컨트롤에, 타자들은 알면서도 당한다. 다저스 프랜차이즈 스타로, 2011~2014년 4년 연속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세 차례 사이영상과 월드시리즈 우승, 리그 최우수선수상(MVP) 등 이미 전설이 됐다.LA 에인절스 투수이자 타자인 오타니 쇼헤이(28)는 투·타 겸업이란 불가능을 넘어선 초인(超人)이다. 선발 투수 겸 지명타자, 외야수로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 정상을 모두 밟았다. 2021년 아메리칸리그 MVP에 만장일치로 선정됐다. 지난해 베이브루스 이후 104년 만의 10승-10홈런,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15승-30홈런 및 규정 이닝+규정 타석 동시 달성 등 진기록을 달성했다.오는 3월 개막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경기에 미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커쇼와 일본 대표팀 오타니가 나란히 출전할 전망이다. 벌써 야구팬 가슴을 뛰게 하는 충분하고 당연한 이유다. 미·일이 예선을 거쳐 4강에 오르면 인간계를 넘어선 두 거인(巨人)의 투타 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WBC에 참가하는 우리 대표팀 선수 명단이 발표됐다. 최지만(피츠버그), 김하성(샌디에이고) 등 현역 메이저리거 3명이 포함됐다. 2루 부문 골든글로브 수상자인 한국계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도 합류해 내야의 안정감을 더했다. 재활 중인 류현진(토론토)이 빠져 아쉽지만, 메이저리거 김광현(SSG)과 마무리 고우석(LG) 등 최강 전력을 선발했다는 평이다.2007년 출범한 WBC는 최강 미국과 일본이 최정예가 아닌 유망주 위주로 대표단을 꾸리면서 김빠진 축제가 됐다. 하지만 올해는 각국이 최상 전력으로 출전하게 돼 야구 월드컵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다. 20개국이 예선리그에 참가하는데, 미·일 외에도 쿠바, 베네수엘라, 캐나다 등 전통의 강호들이 총출동한다.한국은 첫 대회 4강에 올랐으나 지난 대회 예선 탈락했다. 전력도 예전만 못하다고 하나, 이강철 감독은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