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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이기도 하고 위험한 발상이기도 하겠지만, 사람이 호박을 생각하는 것은 신이 우리(사람)를 생각하는 것과 같을 것이라고 시인은 추론하고 있다. 설명과 부연, 추론 등 비문학적인 방식으로 시를 만들어내는 시인의 솜씨는 독특하다. 이 독특함이 훌륭한 것인지 그렇지 않은 지는 모를 일이겠다. 무릇 시인이란 누구나, 저마다의 발성법이 있는 법이니까. /박병두 시인
경인일보
2009-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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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을 담고 있는 것. 그 색깔, 검정일지도 모른다. 과연 그렇다. 시인이 선택한 색깔은 검정이다. 일렬로 늘어서 크레용의 맨마지막에 서 있던 것. 검정 가까이에 침묵이 놓여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랴? 영영 볼 수 없는 연인이 될 때까지라니! 이 어두운 전망을 시인은 그러나 '포옹'이라는 제목으로 감싸 안고 있다. 이 반어의 지향이 희망 아닐지. /박병두 시인
경인일보
2009-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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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이 있는가. 눈 내리는 날 대숲에 가 보시라. 원시적인 사랑이 그곳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으리니. 저 빙빙 언저리를 맴돌던 소리들, 그 소리도 언젠가는 대숲 어딘가에 처소를 갖게 될지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무어 있겠는가. 그저 마음 한 줄기를 던져줄 수 있을 뿐. 맴돌고 맴돌고 맴도는 소리의 임자에게 응원의 마음 한 줄기 던져줄 수 있을 뿐./박병두 시인
경인일보
2009-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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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아버지를 보며 활짝, 웃던 아들이, 세월이 훨훨 지나가버리면 활짝, 웃는 어떤 아이의 웃음을 받아주어야 하는 것. 저 아버지도 언젠가는 아들이었을 것이다. 저 아들도 언젠가는 아버지가 될 것이다. 한때는 아들이었던 이들이 아버지가 되고, 지금 아버지인 이들 한때는 아들이었을 것이니, 우리는 그저 활짝, 활짝, 웃으며 살아가는 것 아니겠는가. /박병두 시인
경인일보
2009-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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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뿐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빈집'을 통해서 부음소식을 듣고 위로하고, 통절한 아픔의 술잔을 기울여야 했다. 너무 이른 나이에 영영 떠나버린 시인의 가슴에 사랑은 회자되어 다시 올 것이라는 희망도 담겨져 있다. 어딘가에는 분명히 담겨 있을 것이다. 부디 아픔의 사랑보다는 희망적이고 용기 있는 사랑을 해보고 떠나 볼 일이다. 특히 젊은이들은. /박병두 시인
경인일보
2009-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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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가는 사람들의 긴 밤을 생각하게 된다. 맑고 아름다운 시인의 서정을 통해 지친 영혼들이 정화되는 기쁨을 누릴지도 모른다. 마음이 시린 사람들에게 군고구마 같은 따스한 위로가 될지도 모른다. 한 편의 이 시는 추운 겨울밤을 더 깊게 하고 있다. 하지만 그 겨울밤은 얼마나 따스한가? 시인이 꿈꾸는 세상은 아마도 그 '따스한 겨울'일지도 모를 일이다. /박병두 시인
경인일보
2009-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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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가면서 아름다운 일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까.짧다고 시가 싱거운 것은 아니리라. 그 점을 이 유명한 시는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매일매일 물어야 할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과연 '뜨거운 사람'이었던 적이 있느냐고. 누구에게라도 좋으니 단 한 번만이라도 뜨거웠던 적이 있느냐고, 그 뜨거움이란 과연 어떤 것인지 생각해본 적 있느냐고. /박병두 시인
경인일보
2009-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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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소로 마치 막내 동생을 토닥이듯이 살살 내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다. 그러면서 나는 내 발언이 현실상황과 좀 거리가 있다는 것을 곧 깨닫곤 하였다. 나에 대한 애정은 면전에서 끝나지 않았다. "박병두시인은 마음이 목화솜처럼 부드럽고 포근합니다. 고향이 땅끝 마을이라서 그런지 부모님이 좋아서 그러한지 잘은 몰라도, 심성이 곱고 인정이 많아요." 수원의 기관장 모임인 '수요회'에서 내 ...
박병두
2009-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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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휘파람보다 훨씬 능동적인 나무가 되고 있다. 강을 건너고, 언덕에 이르고, 등불을 밝힐 수 있겠다고 말하고 있지 않은가.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야 하는 생명체가 빈 몸, 빈 생각이 되면 그 뿌리를 털고 일어나 자연의 섭리조차 무색케 할 수 있는가보다. 그러니 위대하지 않은 게 아니고 뭔가? 빈 몸, 빈 생각이란 이토록 거룩한 능력을 지니게 한다. -박병두 시인
경인일보
2009-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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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방 여자의 삶이, '문고리도 문도' 없이 건너온다.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소통되는 소리는 소음 이상이 아니지만, 시인은 그 소음에서 한 생의 건너옴을 읽고 있다. 그렇게 '틈'은 소유의 관념을 가로질러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이 된다. 생이란 결국 '벽'을 '문'으로 알고 걷어차는 일이거나, '벽'을 '문'으로 만드는 일이 아니던가./박병두 시인
김영박
2009-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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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대학을 제외한 경기도내 경찰공무원 중 최초로 수원의 한 현직 경찰관이 경찰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게 돼 화제다.8일 원광대 대학원에 따르면 박병두(46·경위·사진) 수원서부경찰서 고등파출소장이 오는 2월 2009학년도 전반기 학위수여식에서 '경찰공무원의 피로가 직무태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주제 논문으로 경찰학 박사학위를 받는다.박 소장은 이번 논문에서 ...
갈태웅
200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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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억압이라는 이름으로 내면에 수장되는 것들은 전깃줄처럼 엉킨 무의식이거나 표준 속도를 훨씬 넘기며 달리는 자동차, 온기가 없는 집, 모두 내면으로 가라앉은 타자화된 것들이다. 내 속에 숨어 사는 또 다른 '나'인 것이다. 뒤엉키고 뒤엉켜 도무지 안과 밖이 구분되지 않는 세계. 그 속에서 우리는 행복한가? 아름다운가? 과연 우리는 인간이기나 한 것인가? -박병두 시인
경인일보
2008-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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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않았던가? 하지만 이 시에서 우리는 존엄적 가치를 획득한 풀잎과 초록을 만나게 된다. 인간인 우리는, 풀잎도 초록도 개미도 메뚜기도 인정해주지 않았는데, 스스로 존엄하다고 뻐겨왔지만, 과연 우리는 누구에게 감히 존엄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가? 물어보라, 풀잎에게 물어보라, 초록에게 물어보라. 그들에게 우리 과연 존엄하냐고, 겸손하게 물어보라. -박병두 시인
경인일보
2008-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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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릇의 국밥이 되고 한 됫박의 소금이 되었던 일은 기나긴 시간 동안 잊지못할 추억이 된다. 이상하게도, 가난한 사람들의 시는 항상 이렇게 부자 같다. 강화도의 서해 갯바람과 갈매기와 뻘 냄새 속에서 시인은, '섬시(詩)' 명편들을 낳고 있다. 강화도의 사물들을 깊게 만난 후 들려주는 시인의 음성은 떨리는 듯도 하다. 때론 시 쓰는 아픔이 들려온다. /박병두 시인
경인일보
2008-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