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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어느 시간, 어느 공간 속의 주인공이에요."왜였을까. 김정옥 얼굴박물관장의 말을 듣는 순간 마음 한구석이 '찡'해지며 진한 감동이 전해졌다. 그에게 얼굴박물관은 현재와 과거가 만나는 곳이었다. "문화라는 것은 시간과 공간을 배경으로 한 무대이고, 누구나 그 안에서 주인공 역할을 하는 거예요. 애당초 얼굴박물관은 현대인이 과거의 문화예술...
구민주
2022-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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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박물관 할아버지지." 용인 한국등잔박물관 김형구 관장이 자신을 소개하며 호쾌한 웃음을 지었다.그런 김 관장에게 반신반의하며 물었다. "관장님 호가 '등잔'이시라면서요?" 정말일까 싶지만 진짜다. 등잔을 얼마나 사랑했으면 호를 그렇게 지었을까 싶었다."등잔이 돈이 되는 물건은 아니지만, 중요성으로 따지면 최고죠. 등잔이 없으면 일을 못 하...
구민주
202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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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하는 사립박물관은 더더욱 그렇다.'사명감'은 손 관장이 박물관을 만들고 20여 년간 운영하게 한 원동력이다. 한 분야를 이토록 깊고 오래 연구하고, 가르치고, 알리는 일은 진정한 덕후가 아니고서야 할 수 없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박물관에는 3천점 이상의 차와 관련된 소장품들이 있다. 찻잔과 다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과 그 시대의 배경이 되는 장롱 등 가구, 판자에 쓴 ...
구민주
202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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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만들면 더 많은 돈 들어가는 옹기속을일 없어 매력적… "청자나 백자처럼 반짝거리거나 정교하진 않지만 옹기는 우리 옆에 늘 있어 왔어요. 있는 듯 없는 듯 공기처럼요. 푸근하면서 편하고, 담담한 여백의 미를 가진 것이 옹기의 매력이죠."파주 한향림옹기박물관 한향림 관장의 눈이 박물관 안팎에 가득한 크고 작은 옹기가 햇빛을 감싼 것처럼 반짝였다. "...
구민주
2022-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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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고 구해온 것들도 있어요. 경비행기를 타고 가다 아찔했던 순간도 있었고, 말을 타고 가파른 절벽을 아슬아슬하게 건너간 적도 있었죠. 무사하게 다녀와 달라 기도도 많이 했어요." 이러한 덕후 남편 옆에서 20년간 한결같은 마음으로 박물관을 이끌어 온 한 관장이지만, 처음부터 남편의 수집을 좋게 봤던 것은 아니었다. 경제적인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아내의 입장에서 환상적이지만은 ...
구민주
2022-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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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모란미술관의 이연수(사진) 관장은 그냥 예쁜 것을 보면 좋았고, 누구보다 감성이 풍부했던 소녀였다. "나이를 먹었는데도 그때와 비슷해요." 오랜 시간이 흘러서도 변하지 않은 미술에 대한 애착은 지난 30년간 미술관을 가꾸고 지켜온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2만8천여㎡. 넓고 파랗게 펼쳐진 잔디밭과 나무·꽃이 심어진 정원 사이에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
구민주
2022-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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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달 만에 같은 망태기를 완성했다. "나 따라올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뿌듯함과 긍지로 가득 찬 전 관장의 목소리는 저절로 높아졌다고 한다. 마음 먹으면 해내고 마는 집요한 덕후의 공통점을 발견했다.힘들게 수집한 자료로 책을 내고, 박물관을 만들어 풀짚 공예를 알리고, 수강생들에게 기술을 전달해주고 있는 전 관장. 그렇게 40여 년의 세월을 바치고서야 비로소 그는 ...
구민주
2022-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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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이 삐죽 튀어나오는 작은 의자에 앉았다. 나무 장작을 넣은 난로가 따뜻한 공기를 내뿜고 있었다. 잠깐 기다리는 동안 풍금 소리를 청해 들었다. 한눈에 봐도 오래돼 보이는데 아직도 소리가 짱짱하다.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한 3학년 2반 교실에는 잊고 있었던 추억과 기억이 머물고 있었다.김포 덕포진교육박물관은 교사였던 김동선, 이인숙 부부가 집도 팔고 퇴직...
구민주
2022-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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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힘들다던 아마존 강의 핑크돌고래를 만난듯한 느낌이었다. (빙산의 일각이지만) 카메라 수집가로 유명했던 그의 전적을 익히 들어왔기 때문일 것이다. 과천 한국카메라박물관에는 김종세 관장의 30여 년간 전 세계를 돌며 모아온 카메라와 렌즈 등 2만 5천여 점이 모여있다. 과연 이 수집의 처음은 어디였는지, 대체 이 많은 카메라는 어떻게 모은 것인지 궁금하지...
구민주
2022-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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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궁금했다. 덕후의 DNA는 타고나는 것일까. 경주마처럼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리며, 월세를 왜 내는지 모를 정도로 길바닥 생활을 마다하지 않고 덕질을 했던 지난날의 나는 과연 덕후라고 할 수 있을까. 아, 물론 지금도 취미라는 이름의 덕질은 이어나가는 중이다. 하지만 진정한 덕후들의 세계는 여전히 미지의 대상이다.덕후들에게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크고 ...
구민주
2022-03-07